RBC비율 ‘뚝뚝’ 떨어져도…내년엔 걱정 없다는 보험사, 왜?[보험톡톡]
내년 1월 새 회계제도 시행, 보험부채 인식 방식 달라져
현 RBC비율 큰 의미 없어져…새로운 지표로 평가
올 3분기 일부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하락세를 보이며 재무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새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때문에 현재의 RBC비율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킥스 도입 시 지급여력 산정 기준이 바뀌어 현재의 RBC비율이 크게 상승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확’ 달라지는 회계제도…현 RBC비율 “의미없다”
한화생명의 3분기 RBC비율은 157%로 전 분기 대비 10.6% 하락했다. NH농협생명의 RBC비율은 전 분기 대비 무려 115.4% 하락한 107.3%를 기록했다. DGB생명도 전 분기보다 52.7%포인트 하락한 113.1%을 기록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하회하게 됐다.
RBC비율이란 보험사의 가용자본(자산)을 요구자본(보험부채)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감원 권고치는 150%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RBC비율 자체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IFRS17과 킥스로 지급여력 비율 산출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IFRS17은 보험사가 지켜야할 새로운 회계제도로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한다. 저축보험 가입자가 10년 동안 낸 보험료는 어차피 만기 때 돌려줘야 함으로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부채로 인식된다. 회계상 부채가 된다는 얘기다.
이 보험부채에 대비해 보험사는 열심히 책임준비금을 쌓는다. 나갈 돈 대비 보험사에 적립된 준비금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RBC비율이다. 당연히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들이 보험부채에 착실히 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IFRS17은 이 보험부채를 회계상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예컨대 시장금리가 7%인 시절에 저축보험에 가입한 A가 있다. 이 사람은 10년, 20년 만기때 가입 시절 7%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받는다. 보험사가 가입시점의 금리에 따라 보험부채를 계산한다는 얘기다. 이러면 보험부채 예측이 어느정도 가능했고 이에 맞춰 얼만큼의 준비금을 쌓아야 하는지도 가늠이 됐다.
하지만 IFRS17 하에서는 7%때 가입한 가입자라도 지급시점의 금리를 감안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시가’ 기준이므로 보험부채가 달라진다. IFRS17과 킥스 제도 하에서는 매 회계연도 결산시점에 시장금리를 계산해 보험부채를 평가한다. 현재 원가로 평가하는 방식이 아닌 시가로 평가할 경우 보험부채는 장부상 감소하게 된다. RBC비율을 산정하는 방식 자체가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매년 회계연도 때 예측 가능한 보험부채를 반영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시가 기준으로 이를 매번 계산해 재반영하게 된다”며 “보험부채가 회계상 줄면 요구자본이 감소한 효과가 있으므로 대부분의 보험사 RBC비율이 지금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들의 ‘표면적 실적’도 크게 상승할 수 있다.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실적에 포함시켰던 보험부채가 회계상 줄어들 고 이는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지난 몇년간 법인세 부담을 우려해왔다. 당국은 제도 변경을 통해 보험사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려 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익이 늘어나면 그만큼 법인세를 더 내야하니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일단 내년에 IFRS17이 적용되고 여러분기 회계장부를 작성해봐야 내부에서도 새 회계제도에 적응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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