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찌라시로 얼룩진 증권가…직원들 불안감 고조
인원감축·본부축소 루머…해당 증권사 “사실무근”
증시 악화·레고랜드 사태로 도미노 부실 공포 확산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부터 특정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본부축소 계획 등이 담긴 메시지가 증권가 메신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법인 영업과 리서치본부 정리 절차를 예고한 케이프투자증권을 비롯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루머에 법적 대응을 예고한 한양증권 등의 이름이 나열됐다.
해당 메시지에는 사별로 10~50%의 인원을 감축하고, 본부 단위 정리 계획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구체적인 맥락이나 설명은 빠져 있었다. 일부 증권사는 전체의 50%를 정리한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대부분이 중소형 증권사였지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 대형 증권사 명도 함께 거론됐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올해 3분기 21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깜짝 호실적을 달성한 만큼, 갑작스러운 악성 루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거론된 증권사들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닌 루머”라고 일축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 역시 “신빙성이 너무 떨어지는 근거 없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한양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나머지 증권사들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증시도 어려운데 부동산 PF 대출 부실 우려
증권사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설이 돌게 된 것은 거래대금 감소, 투자심리 악화,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 이후 그간 실적을 끌어오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유동성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늘어나면서 내년까지 부진한 업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이 최근 법인본부와 리서치본부 축소를 결정하면서 위기감은 더 확산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1일 해당 본부 소속 임직원 약 30여명을 대상으로 전원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회사 관계자는 “IB(기업금융)와 PI(직접투자) 위주의 투자 전문회사로 선택과 집중하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매각설’에 주가가 크게 휘청이기도 했다. 지난달 레고랜드 사태 발발 이후 한양증권이 매각설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52주 신저가로 추락했다. 해당 증권사는 “사실과 전혀 다른 악성 루머가 회사의 영업환경과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해당 루머를 직접 신고하기도 했다.
아직 대규모 구조조정이 가시화되진 않았지만, 직원들의 불안감은 커지는 모양새다. 한 중소형 증권사 투자은행(IB) 본부 직원은 “이미 상반기부터 올해 시장은 끝났다는 암울한 분위기였다. 외부적으로 회사 매각이나 정리해고 루머까지 돌면서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한 상태”라고 전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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