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카오맵, 지하철 대란 상황 실시간 반영했는데…네이버는 왜?
실시간 반영 여부, 기술력 아닌 데이터 제휴 범위 차이 때문
네이버 지하철 상황 앱 서비스에 반영 못해…“서비스 확대 노력”
#아침 출근길, 네이버지도 애플리케이션(앱) 대중교통 길찾기 기능으로 확인한 지하철 1호선 도착시각에 맞춰 역으로 향했다. 평소 예정 시간보다 늦어도 1~3분 후엔 도착하던 지하철이 이날은 유독 오질 않았다.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뒤에야 지하철 안내 방송으로 지연 소식을 들었다. 출근을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부랴부랴 역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을 찾았다.
지하철 1호선을 통해 매일 출퇴근을 하는 김씨(31)가 7일 오전 겪은 경험이다. 그는 “네이버지도는 실시간 교통을 반영해 ‘최적의 경로’를 안내해 줬던 앱인데, 대중교통 돌발 상황에선 무용지물이 됐다”며 “네이버지도만 믿다가 출근길에 고생했던 터라 오후에는 카카오맵을 깔아 이용했다”고 했다.
김씨가 카카오맵을 깐 이유는 카카오맵에선 지하철 지연·중단 운행에 따른 실시간 정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도착 예정 시각의 정확도는 다소 떨어졌지만 네이버지도와 달리 카카오맵에선 실시간으로 지연 여부 확인이 가능했다.
8일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지도 앱엔 지하철 실시간 정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하루 내내 지속됐던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의 지연·중단 운행 정보가 고려되지 않은 채 길찾기 서비스가 제공됐다. 반면 카카오맵에선 서울 지하철 1호선의 지연·중단 운행 정보가 일부 반영돼 서비스가 이뤄졌다.
네이버지도 앱에 이 같은 대중교통 실시간 상황이 반영되지 않아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엔 ‘네이버지도엔 벌써 도착했는데 보이지 않는 1호선’이란 식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지도 앱은 이미 ‘국민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10월 24일부터 30일까지 집계한 네이버지도의 주간활성이용자(WAU)는 약 1332만6400명에 달한다. 대표적 경쟁 플랫폼으로 꼽히는 카카오맵은 이 기간 약 556만1600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일 일간활성이용자(DAU) 기준으론 네이버지도 약 516만명, 카카오맵이 약 219만명을 기록했다.
혼란 키운 네이버지도…실시간 서비스 조건은?
지하철의 위치 정보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나 서울교통공사 등의 운영사에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으면 활용할 수 없는 구조다.
네이버는 현재 각 지하철 역사에서 정해져 있는 운행 시간표 수준에서만 데이터를 제공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전일 서울 1호선 지하철 지연 등과 같은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카카오는 지하철 운영사로부터 실시간 정보를 받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데이터 제휴의 범위에 따라 실시간성·정확도 등의 서비스가 다르다. 일부 대중교통의 경우 지하철과 달리 실시간 정보를 제공 중”이라며 “향후 서비스 영역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일 서울 지하철 1호선의 지연·중단 운행은 지난 6일 밤 영등포역 인근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탈선사고의 여파다. 이 때문에 당시 서울의 많은 시민이 출퇴근 대란 등 불편을 겪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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