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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작 ‘롯데온’ 있는데…롯데쇼핑 ‘신선식품 앱’에 붙는 물음표

온라인 시장 부진, 롯데쇼핑 '마지막 승부수'
‘명품·뷰티’ 롯데온·‘식료품’ 오카도 솔루션 접목
식료품 플랫폼 띄우나...차별화 경쟁력이 관건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 롯데쇼핑]
온라인 사업에서 고전 중인 롯데쇼핑이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시장’에 약 1조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하면서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롯데쇼핑의 야심작인 ‘롯데온’이 출범 이후 3년 가까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또 다른 식료품 플랫폼 론칭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기존 플레이어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오카도 자동화 물류센터(CFC). [사진 롯데쇼핑]

온라인에 ‘마지막 승부수’…식료품 판매 특화 플랫폼 만든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2일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의 스마트 플랫폼과 자동화 물류센터 시설에 2030년까지 95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쇼핑은 롯데온과 별도로 식료품 판매에 특화된 어플리케이션(앱)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두 가지 앱의 방향성은 다르다. 기존 롯데온은 ’명품·뷰티‘ 특화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장보기‘ 기능은 오카도 솔루션을 접목한 신규 플랫폼에 맡겨 온라인 판매 채널 이원화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아직 투자 초기 단계라 자세한 이원화 전략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며 ”다만 신선식품 분야에서 다른 매출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온 3분기 누적 실적 추이.
 
롯데쇼핑이 온라인 사업에 다시 한 번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업계는 놀라는 분위기다. 롯데 유통 계열사 통합몰인 ‘롯데온’이 2020년 4월 출범 이후 부진한 성적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온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셈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오카도와의 협업을 롯데쇼핑이 온라인 시장에서 띄운 ‘마지막 승부수’로 보고 있다. 
 
실제 롯데온의 존재감은 기존 이커머스 시장에서 미미한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19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롯데온 거래액 성장률은 같은해 18%로 전체 시장 성장률보다 낮았다. 같은 기간 쿠팡은 72%, 네이버는 40%, SSG닷컴은 22% 늘었다.
 
실적 역시 부진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온의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액 250억원, 영업손실 380억원으로 기록됐다. 누적기준으로 봤을때 3분기까지 영업손실 -13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78억원)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다. 롯데온의 7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이는 롯데쇼핑의 1~2% 수준으로 3분기 온라인 유통시장의 성장률 7.9%보다 낮은 수준으로 사실상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의미다. 롯데쇼핑의 1~2%에 불과한 낮은 온라인 점유율을 봤을 때 공격적인 투자는 단기적으로 온라인 적자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이커머스 부문을 잘하던 회사도 플랫폼 하나 띄우는게 쉬운게 아니다”라면서 “롯데가 이커머스라는 플랫폼을 하나도 성공한적이 없는데 오카도를 가져온다해서 이미 성공 가능성에 의구심이 드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이어 “쿠팡, 컬리, 쓱닷컴 등은 이미 각자 물류센터를 운영해왔다”라며 “롯데의 경우 오카도가 물류센터 내 IT 솔루션 전반을 외부를 처음부터 데려오는만큼 과도한 수수료 지급으로 매출 견인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롯데온 화면. [사진 롯데온]
 

온라인 식품 시장 참전…경쟁력 확보가 ‘관건’

 
무엇보다 온라인 식료품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진 가운데 후발주자인 롯데쇼핑이 네이버, 컬리, 쿠팡, 쓱 이커머스 등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그로서리 시장은 약 135조원 규모이지만 온라인 침투율은 약 25%로 다른 상품군에 비해 아직까지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유통업체들의 공급망 강화와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은 높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온라인 침투율은 약 25%로 다른 상품군에 비해 낮은 편이다. 까다로운 식료품 재고관리 로 기존 플레이어들 역시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지고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롯데가 오카도와의 협업 플랫폼을 론칭하면 롯데온에서 신선식품 제품군이 제외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매출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식료품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향후 2~3년동안 기존 플레이어들이 경쟁이 더 심화될텐데 새로운 플랫폼이 진입하는 것 자체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면서 “롯데온에서 이미 부진했던 만큼 새로운 차별점을 찾지못하면 시장 안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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