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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희망 퇴직자 받는다…“제약 영업 환경 급변”

바이엘·사노피 그룹 계열사, 국내 법인 희망퇴직 신청
거시경제 악화·비대면 영업 뜬다…“환경 변화에 대응”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의 본사 [REUTERS=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사가 영업사원을 중심으로 추진해온 대규모 감원에 속도를 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며 2년 이상 비대면 영업 방식을 확대해온 만큼 대면 영업의 중요성이 크게 줄어들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바이엘과 사노피 그룹의 계열사들이 국내 법인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ERP)을 실시하고 있다. 바이엘의 국내 법인인 바이엘코리아는 오는 11일까지 영업사원과 내근직원 약 140여 명을 대상으로 퇴직 신청을 받는다. 회사가 희망퇴직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일부 직원들은 10명 내외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이엘코리아는 지난해 이어 올해 4월에도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에는 2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회사를 떠났다.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800여 명에 달했던 직원은 현재 34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며 “비대면 영업이 늘어나면서 영업 인력을 대규모로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사노피 그룹에서는 사노피 아벤티스, 사노피 파스퇴르 등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사노피 아벤티스는 오는 11일부터 18일까지 국내 법인의 제너럴 메디슨(GenMed) 사업 담당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제너럴 메디슨 사업부는 순환기계 및 당뇨 등 만성질환 중심의 전문의약품 영업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직원은 200여 명으로, 회사는 이중 10%에 해당하는 25명의 직원을 줄일 예정이다.
 
사노피 아벤티스는 지난 2020년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하며 희망퇴직을 받은 지 2년 만에 두 자릿수 규모의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 팀장 직책을 축소하는 조직 개편을 해 수직적인 조직에서 수평적인 조직으로 변화도 꾀한다는 계획이다. 사노피 파스퇴르도 직원의 10%가량을 줄이는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 법인의 직원 수를 줄이려는 것은 본사의 인력 감축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의 감원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화이자는 미국과 인도 법인의 판매 조직에서 일하던 직원 수백명을 해고했다. 노바티스는 전 세계 법인에서 일하는 직원 8000여 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애브비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수백명의 직원을 줄였다.
 
대규모 감원의 주된 이유는 코로나19를 거치며 글로벌 제약사의 영업 방식이 비대면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실적 악화 등의 이유도 있겠으나 비대면 방식의 영업으로도 매출을 보전한 기업들이 새로운 영업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코로나19 백신으로 높은 매출을 올린 화이자는 올해 대규모 감원 계획을 내놨다. 코로나19 기간 의료진과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대면 영업을 꺼리자, 디지털 영업을 포함한 비대면 영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법인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제약사의 영업 환경이 크게 변했고, 지난 2년 동안 비대면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여러 채널을 마련해둔 상황”이라며 “특히 글로벌 제약사는 오리지널 제품을 보유한 데다 구체적인 자료와 근거 중심의 영업을 하기 때문에 대면 영업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비대면 영업을 둘러싼 인식도 지난 2년 동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가 영국과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 5개 국가의 디지털 영업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디지털 방식의 영업을 추천하는 고객 비중은 2019년 29%에서 2021년 39%로 늘었다. 디지털 방식의 영업을 추천하지 않는 고객은 같은 기간 35%에서 22%로 비중이 줄어들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제약사의 대면 영업은 줄어들었지만, 디지털 영업은 늘어나기도 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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