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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크립토?”…해외선 크립토펀드 조성 ‘온고잉’

회복 못하는 가상자산 시장에도 크립토펀드 조성은 활발
전통~전문 투자사까지 “컴퓨팅 기술 혁신 이을 트렌드”
올초부터 현재까지도 수천억~수조 규모 펀드 조성 속속

 
 
 
“크립토펀드를 새롭게 조성한다며 참여하겠느냐고 묻는 해외 투자사가 늘고 있다.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생태계에 투자하겠다는 이들의 의지가 (시장에) 시사하는 바를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해외발 크립토펀드 조성 및 결성 바람은 한창이다. 크립토펀드란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크립토 전문 벤처캐피털(VC)을 비롯한 투자 업계에서는 이에 가상자산 강세장 혹은 블록체인 트렌드가 다시 한 번 꽃을 피울 것으로 전망하는 모양새다.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뿐 아니라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와 같은 전통 투자사가 관련 시장에 최소 수천억원에서 최대 수조원 수준의 투자를 위해 펀드를 결성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산업의 부흥으로 이뤄지며 선순환 구조를 그릴지 관심이 고조된다.
 

크립토펀드 조성 박차 가하는 전통 투자사

 
크립토펀드 조성 움직임은 올해 상반기 유독 두드러졌다. 신호탄을 쏘아올린 곳은 수년 전부터 가상자산 스타트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실리콘밸리 VC 앤드리센호로위츠다. 이 회사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에어비앤비 등을 초기에 발굴해낸 투자사로, 가상자산 분야에는 지난 2013년부터 투자해왔다.  
 
약세장이 이어지던 지난 5월 회사는 45억 달러(약 5조7015억원) 규모의 크립토펀드를 결성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조성된 회사 크립토펀드의 두 배 규모로, 현재까지 나온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전용 펀드 중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  
 
이들은 단기적 가격 등락에 영향을 받기 보다는 이를 뒷받침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유용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회사 측은 과거 “가상자산 가격이 시시각각 변할 수 있지만, 기술에 기반한 혁신은 지속되고 있다”며 “컴퓨팅 기술 혁신의 다음 트렌드는 가상자산과 그 기반 기술”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시드부터 성장 단계에 놓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세쿼이아 캐피탈도 크립토펀드 조성에 한창이다. 세쿼이아 캐피탈은 1972년 미국에 설립된 VC로 애플과 구글, 인스타그램, 링크드인, 페이팔, 텀블러, 줌 등 내로라하는 IT 기업에 투자한 바 있다.  
 
회사는 올해 2월 6억 달러(약 8188억원) 규모의 크립토펀드 ‘세쿼이아 크립토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10년 만기의 전통적 펀드 외에도 가상자산 전문 펀드 등 관련 포트폴리오를 더 다양화하겠다는 취지다.
 
해외 지사도 크립토펀드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올해 6월 세쿼이아 캐피탈 인디아는 웹 3.0(World Wide Web 3.0, 탈중앙화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만들고 이에 따른 수익을 가질 수 있는 미래 산업 생태계) 전용 신규 펀드 2개를 결성했다. 또 세쿼이아 캐피탈 차이나는 핀테크 및 가상자산 스타트업을 위한 펀드 4개(90억 달러 규모)를 조성 중이다.  
 

크립토 전용 투자사도 분주…투자 ‘온고잉’

 
크립토 전용 투자사들의 움직임은 보다 분주하다. 규모는 전통 투자사 대비 작지만, 극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활발하게 발굴하고 투자하며 크립토 산업 자체를 키우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7200만 달러(약 982억원) 규모의 크립토펀드를 선보인 바 있는 뉴욕 기반의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 노스아일랜드벤처스는 1억2500만 달러(약 1704억원) 규모의 크립토 펀드를 준비 중이다. 투자 대상은 초기 단계의 가상자산 및 웹 3.0 기업 30~40여개다.  
 
이 밖에 크립토 전문 투자사 코인펀드도 2억5000만 달러(약 3412억원) 규모의 크립토 펀드를 조성 중이다. 약 3억 달러(약 4095억원) 규모의 크립토펀드를 조성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투자 대상은 초기 단계의 가상자산 및 탈중앙화금융(Defi, 은행과 브로커 등 중개자 없이 개인이 직접 수행하는 금융 거래 방식) 스타트업 등으로 전해진다.
 
블록체인 기술 기업에 주로 투자해온 핵VC는 올해 초 2억 달러(약 2730억원) 규모의 크립토펀드를 결성했다. 해당 펀드를 통해 투자된 스타트업은 15곳 이상으로, 주로 초기 단계의 대체불가능토큰(NFT, 교환 및 복제가 불가능하며 저마다 고유성과 희소성을 지니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과 탈중앙화금융, 메타버스(Metaverse,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해외 투자사들이 크립토펀드 조성에 꾸준히 힘을 쏟아붓는 이유로 기술 혁신성과 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든다. 외국계 IB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사들 사이에서는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해도 투자는 지속돼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말이 오갈 정도로 (산업 투자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며 “(시장 여파에) 투자 속도는 늦추고 있지만, 투자할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펀드에 참여할 투자사를 찾는 등 시동은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상황에도 신규 펀드가 속속 나온다는 것은 곧 가상자산 기반 기술과 시장 자체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 산다는 뜻”이라며 “가상자산 붐 또는 블록체인 트렌드가 한 번 더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지 이데일리 기자 ginsbur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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