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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샘 뱅크먼 “난 망했다”…우리들의 일그러진 ‘코인계 워런 버핏’ [위클리 코인리뷰]

코인 시장, 20% 이상 폭락…SOL은 60% ↓
FTX, 챕터 11 신청…부채만 66조원 이상
머스크 “SBF는 트위터 투자금 없어 보였다”
업비트, 직원 가족도 자사 거래소 이용 금지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전 CEO. [로이터=연합뉴스]
위클리 코인리뷰는 한 주간의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흩어져있는 시장의 정보를 ‘코인러’ 여러분께 정리해 전달해 드립니다. 지난 일주일에 대한 리뷰이므로 현재 시세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샘 뱅크먼 프리드 사과 트윗. [트위터 @SBF_FTX 캡처]
“전 망했습니다. 그리고 더 잘했었어야 했습니다.”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결국 두 손 들고 파산을 신청했다. 한때 ‘코인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렸던 샘 뱅크먼 프리드 전 CEO가 일주일 만에 몰락하자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2019년 FTX를 설립하고 불과 2년여 만에 수십조원의 투자금을 조달한 그였지만 신뢰를 잃자 바로 무너진 것이다.
 
암호화폐 업계의 가장 큰 위기 6개 중 4개가 올해에 터졌다. 2014년 마운트곡스 해킹과 2016년 더다오 해킹에 이은 테라·루나 붕괴 사태, 쓰리애로즈캐피털(3AC) 파산, 셀시어스 파산, FTX 파산이 그것이다. 크립토 윈터(암호화폐 침체장)의 끝이 어딜지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주간 코인 시세: BTC, 일주일 새 20% ↓…2022 3차 대폭락

코인마켓캡 따르면 11월 7~13일 비트코인 가격은 최저 2153만7707원(10일·목요일), 최고 2987만6105원(7일·월요일)을 기록했다.  
 
이번 주 비트코인은 일주일 동안 20.66% 감소했다. 주초만 해도 3000만원선을 넘길 것으로 기대됐지만, FTX 사태의 충격으로 결국 22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달러 기준으로도 1만6000달러대로 내려앉아 최근 2년래 가장 낮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주요 알트코인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일주일 새 이더리움은 21.79%, 리플은 25.24%, 도지코인은 27.8%, 에이다는 18.68% 급락했다. 줄곧 시가총액 10위 안에 자리했던 솔라나는 무려 59.41% 대폭락해 현재는 시총 14위가 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FTX의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에 솔라나 관련 자산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2022년(YTD) 그래프. 테라·루나 사태, 쓰리애로즈캐피털(3AC) 파산, FTX 사태 때마다 큰 폭락을 보였음을 알 수 있다. [사진 코인마켓캡]
암호화폐 시장은 올해 세 차례나 큰 폭락을 맞이했다.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와 6월 쓰리애로즈캐피털(3AC) 파산, 그리고 이번 FTX 사태다.
 

주간 이슈: 수상한 장부부터 파산까지…FTX 몰락 일지

FTX 로고. [게티이미지=연합뉴스]
대규모 인출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는 회사 부채만 최대 66조원에 이르는 규모로 암호화폐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다. 또 샘 뱅크먼 프리드는 CEO 직을 내려놨다.
 
11일(현지시간) FTX는 트위터 성명에서 “전 세계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위해 자산을 현금화하고 질서정연한 검토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자발적인 파산보호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글로벌 코인거래소 가운데 한때 3위를 기록했던 코인 제국이 유동성 위기로 순식간에 무너졌다며 이번 사태는 암호화폐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 신청 사례라고 보도했다.
 
미국 파산법의 챕터 11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의 청산을 규정한 ‘챕터 7’이나 개인파산 절차를 담고 있는 ‘챕터 13’과 달리 파산법원 감독하에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로,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
 
파산보호 신청 대상에는 이번 FTX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인 알라메다 리서치 등 134개 계열사도 포함됐다. 알라메다로 인해 발생한 FTX의 채무는 100억 달러(약 13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FTX는 법원에 부채가 최대 66조원을 넘는다고 신고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파산 신청 기업이다. 파산신청서에 따르면 FTX 부채는 100억∼500억달러(약 13조2000억∼66조2000억원)이고, 자산도 부채와 같은 규모다. FTX에 대한 채권자는 10만명 이상이다.
 
이 같은 FTX의 유동성 위기는 앞서 2일 코인데스크의 보도로 시작됐다. 코인데스크는 알라메다의 올해 2분기 재무제표를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알라메다의 총자산 140억 달러 중 약 58억 달러가 FTX의 거래소 토큰인 FTT였으며, 54억 달러는 기타 가상자산 및 미상장 회사 주식 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에선 알라메다가 유동성이 부족한 FTT 토큰을 담보로 현금을 대출받아 사업을 확장해 온 점을 지적했다.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 [AP=연합뉴스]
상황은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가 보유 중인 FTT를 전량 매각할 것이라 밝히면서 심각해졌다. 그는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루나 사태에서 배운 건 리스크 관리”라며 “이 교훈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FTT를 사전적으로 매도한다”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초기 FTX 투자자로 이에 따라 상당량의 FTT를 보유하고 있었다.
 
같은 날 뱅크먼 프리드는 “FTX는 모든 사용자의 자산을 커버할 수 있다”며 위기설을 일축하는 트윗을 남겼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는 사실로 드러났고, 현재 해당 트윗은 삭제된 상태다.
 
8일 FTT를 비롯한 대부분 암호화폐가 폭락했으며, 9일 바이낸스는 FTX US(미국 사업 부문)를 제외한 FTX.com을 인수한다는 인수의향서(LOI)를 FTX와 체결했다. 하지만 하루만인 10일 바이낸스는 인수 계약 진행 중단을 발표했다. 이날은 미국 규제 당국이 FTX의 고객 자금 관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사실과 FTX 재무제표에 60억 달러 이상의 부채와 자산 간의 차액이 있다는 보도가 동시에 드러났다.
 
FTX 해킹 안내 공지. [트위터 @OxTre 캡처]
한편, FTX는 현재 해킹 공격을 당한 상태다. 12일 FTX 공식 텔레그램방에서 관리자는 “FTX가 해킹을 당했다”며 “FTX 앱을 삭제하고 FTX 사이트 접속을 자제해야 한다”라고 공지했다. 온체인 데이터 제공업체 난센에 따르면 FTX와 FTX US에서 총 6억6200만 달러(약 8700억원) 규모의 코인이 유출됐다.
 

주간 인물: 머스크, SBF의 첫인상은 “헛소리하는 녀석”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파산 신청을 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샘 뱅크먼 프리드 전 CEO에 대해 “헛소리를 하던 녀석”이었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채팅 서비스 ‘트위터 스페이스’를 통해 뱅크먼 프리드와 과거 나눴던 대화 내용과 첫인상을 공개했다.
 
그는 “솔직히 난 그(뱅크먼 프리드)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었는데 많은 사람이 나에게 ‘그가 엄청난 돈을 갖고 있고 트위터 거래에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며 트위터 인수 자금 마련 건으로 30분간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화하면서) 나의 ‘헛소리 탐지기’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며 “마치 그 녀석은 헛소리 같았다. 그것이 나의 인상이었다”고 말했다.
 
뱅크먼 프리드가 머스크에게 접근한 사실은 지난 9월 알려진 바 있다. 머스크와 트위터 전 경영진이 가짜계정 현황을 두고 법적 다툼을 벌일 당시, 트위터 인수와 관련한 머스크의 각종 문자 메시지 내용을 담은 법원 문서가 공개됐다.
 
이 문서에는 뱅크먼 프리드와 관련한 내용도 포함됐다. 뱅크먼 프리드는 트위터 인수에 최소 30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하고 소셜미디어(SNS)와 블록체인의 통합을 논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머스크 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블록체인 트위터는 불가능하다며 뱅크먼 프리드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뱅크먼 프리드가 당시 그런 제안을 했던 것이 맞다”면서 “그가 30억 달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때 주요 투자은행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뱅크먼 프리드가 물 위를 걷고 막대한 돈을 갖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지만, 내 인상은 그렇지 않았다”며 “그 녀석은 뭔가 잘못돼 있었다”고 말했다.
 
도지코인 이미지. [AP=연합뉴스]
아울러 이날 머스크는 “암호화폐를 갖고 있다면 코인거래소 계좌가 아니라 ‘콜드 월렛’에 보관하는 게 현명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콜드 월렛은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은 오프라인 상태로 디지털 자산을 보관하는 개인지갑으로 ‘핫 월렛’과 반대된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여러분이 세 코인 중 하나를 ‘콜드 월렛’에 보관해둔다면 잘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간 거래소: 업비트 “임직원 가족은 ‘업비트’ 못 씁니다”

= [연합뉴스]
국내 1위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가 내부통제 기준을 강화한다. 기존 임직원의 자사가 거래소 이용 제한은 물론 직계 가족까지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 임직원은 자사 거래소를 통한 거래가 제한된다. 특금법은 ‘가상자산사업자의 임직원이 해당 가상자산사업자를 통해 가상자산을 매매하거나 교환하는 행위’를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업비트는 임직원 가족의 업비트 거래소 이용도 제한하는 규정을 추가로 도입했다. 이는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거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임직원의 직계 가족은 업비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사고 팔 수 없게 됐다.
 
또 업비트는 5대 원화마켓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중 유일하게 다른 거래소를 통한 거래에도 일정 제한을 가하고 있다. 예컨대 업비트 임직원이 빗썸을 통해 가상자산을 사고팔 수는 있다. 하지만 분기별로 거래내역을 회사에 보고해야 한다.
 
아울러 거래 가능한 코인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시가총액 상위권 주요 12종목으로 제한한다. 이들 종목은 국내가 아닌 해외 거래소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하며, 종목 이름은 공개되지 않는다. 연간 매수금액은 1억원 이내에서만 가능하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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