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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불’ 밝히는 백화점 ‘빅3’…조용한 마케팅 나섰다

현대·롯데·신세계百, 이태원 참사로 취소·연기된 행사 재개
롯데는 행사 2주 늦게 진행, 안전 고려해 운영시간 축소
현대는 점등 잠정중단, 신세계는 안전대책 논의중

 
 
롯데백화점 본점은 크리스마스 장식에 사용된 조명은 일반 조명 대비 전기사용량을 최대 80% 줄일 수 있는 LED 전구를 사용했고, 점등 시간도 기존 7시간보다 줄여 5시간 내외로 제한해 운영한다. [사진 롯데백화점]
 
이태원 참사로 선포된 국가 애도 기간이 지난 5일 끝난 가운데,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빅3’가 조심스럽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백화점업계는 10월 말~11월 초부터 다양한 크리스마스 행사를 시작했지만, 지난 10월 29일 서울 용산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 여파로 계획됐던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던 바 있다. 올해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행사 관련 홍보 마케팅도 최소화하고 ‘안전’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점등 시간 줄이고, 웨이팅 시스템 도입”…홍보는 최소화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15일부터 본점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고 점등을 시작했다. 이번 크리스마스 점등은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예년보다 약 2주가량 늦춰 조용히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진행해 화제를 모은 ‘미디어 파사드’ 형식의 크리스마스 행사를 롯데백화점에서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미디어 파사드는 본점 영플라자 건물 외벽에서 진행하고 있고 상영 시간은 매일 오후 5시~10시반까지”라며 “영상을 언제까지 상영할지 구체적인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에너지 절약과 고객들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본점의 경우 크리스마스 장식에 사용된 조명은 일반 조명 대비 전기사용량을 최대 80% 줄일 수 있는 LED 전구를 사용했고, 점등 시간도 기존 7시간보다 줄여 5시간 내외로 제한해 운영한다. 또 안전 관리를 위해 30명 이상의 인력을 보행자 동선과 건너편 등에 탄력적으로 배치해 안전 관리와 교통 통제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되는 라이트닝 쇼는 H빌리지 전시 기간동안 크리스마스 캐롤과 함께 매일 3회(17시 30분, 18시 30분, 19시 30분) 약 5분간 진행됐지만 이태원 참사 이후 잠정 중단된 상태다.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은 지난 10월 27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계에서 가장 먼저 크리스마스 연출을 진행했다. 더현대 서울 5층에 사운즈포레스트를 조성하고, 무역센터점 정문 광장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통나무집, 조명 등 다양한 조형물로 구성된 ‘H빌리지’를 전시했단 설명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H빌리지에 설치된 조명을 활용한 라이트닝 쇼를 선보인다. 라이트닝 쇼는 H빌리지 전시 기간동안 크리스마스 캐롤과 함께 매일 3회(17시 30분, 18시 30분, 19시 30분) 약 5분간 진행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이후 라이트닝쇼는 잠정 중단됐고, 재개 시기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도 안전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안전 관리 인원을 평소보다 2배 이상 확대 운영하고 있고, 주말을 비롯해 고객이 몰리는 시각에는 웨이팅 시스템을 운영해 입장 인원을 통제하는 등 안전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도 ‘미디어파사드’ 이벤트…안전대책 세우기 ‘총력’

 
지난해 백화점 외관 전체를 스크린으로 활용해 크리스마스 영상을 상영해 수많은 인파를 몰리게 했던 신세계백화점은 올해도 미디어 파사드 형식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지난해 백화점 외관 전체를 스크린으로 활용해 크리스마스 영상을 상영해 수많은 인파를 몰리게 했던 신세계백화점은 올해도 미디어 파사드 형식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다만 올해는 이태원 참사 영향으로 상영 시기가 늦춰져 이르면 11월 중으로 시작될 것이란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엔 본점 미디어 파사드가 처음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중간에 이슈화가 되면서 많은 관광객이 운집했기 때문에 급하게 안전 장치를 마련했었다”며 “올해는 이태원 참사를 보면서 안전 대책을 더 철저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내부 논의가 길어지면서 예년보다 상영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디어 파사드 상영 기간동안 소공동 본점에서 한국은행과 서울중앙우체국, 그리고 반대편까지 펜스를 준비하고 있고, 지난해엔 안전 요원 배치가 없었는데 올해는 안전 요원 및 모범운전사 등을 도로에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백화점업계는 올해 크리스마스 행사와 관련한 홍보 마케팅도 별도로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백화점 업계에서도 최고 특수로 보는 기간이라 관련 홍보와 마케팅에 총력을 다하지만, 올해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고려해 최대한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연말 분위기를 연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 백화점의 특성상 안전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어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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