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예능’ 피로도 높은데…합병 앞둔 티빙, 차별화 자신감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러브캐처 인 발리’ 공개
내달 KT ‘시즌’ 합병…콘텐츠 ‘락인 효과’ 극대화
토종 OTT 1위, 콘텐츠 제작사 운영 서비스 ‘강점’
또다시 연애 예능이다. 비슷한 형식에 대한 시청자 피로도가 쌓여가고 있다. CJ ENM은 그런데도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로 ‘러브캐처 인 발리’를 선보였다. 콘텐츠 제작 명가로 불리는 CJ ENM의 자신감이 읽힌다. 이번 프로그램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한 락인(Lock-in) 효과 강화를 노리는 티빙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CJ ENM이 운영하는 티빙은 18일 온라인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러브캐처 인 발리’의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정민석 PD, 김은미 PD가 참석해 이번 시즌의 매력을 설명했다. 전현무·장도연·주우재·가비·김요한도 이 자리에서 출연 소회를 전했다.
티빙은 내달 KT의 OTT 시즌(seezn)과 합병한다. 대내외적 변화를 앞둔 이 시점에 티빙이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러브캐처 인 발리’란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합병 직전 사업의 향방이 향후 신규 전략 수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티빙이 이 같은 상황에서 연애 예능을 들고나온 배경으론 앞선 프로그램들의 성공이 꼽힌다. 티빙은 연애 예능 춘추전국 시대였던 2021년 ‘환승연애’를 선보이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난 7월 공개한 ‘환승연애2’는 전편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티빙의 유료가입자수 증가를 이끌었다. 이 같은 성공 경험이 ‘러브캐처 인 발리’ 공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제작진과 출연자의 소통에 달려있다고 본다.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보유한 CJ ENM이라 이 같은 프로그램 특성을 잘 살릴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볼거리 경쟁이 치열해지는 최근 시장 상황에서도 환승연애가 흥행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CJ ENM의 기업 문화가 꼽히기도 한다.
‘러브캐처 인 발리’ 역시 마찬가지다. 회사 측은 5년째 ‘러브캐처’ 제작을 맡아온 정 PD의 의견을 존중하는 게 제작사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정 PD가 연애와 추리가 공존하는 러브캐처만의 재미 요소를 보다 잘 그릴 수 있도록 보조했다는 설명이다.
정 PD도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긴 제작 기간, 가장 큰 제작비를 투입했다”며 “구성도 많이 바뀌었고,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는 만큼 발리를 많이 돌아다니며 여행을 통해서 연애 감정을 끌어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프로그램 차별점으로는 “사랑을 목적으로 온 러브캐처가 있고 상금을 목적으로 한 머니 캐처가 있다”며 “이들이 공존하면서 사랑과 의심을 같이 하는, 연애와 추리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러브캐처 인 발리’는 ‘러브캐처’의 네 번째 시리즈이자 도시 테마로는 두 번째 시리즈다.
티빙은 러브캐처와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월평균 2개씩 선보이며 뚜렷한 성과를 쓰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10월 기준 431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9월 418만명으로 국내 OTT 중에선 처음으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전체 OTT 사업자 중에선 넷플릭스에 이은 2위다.
티빙 관계자는 “상반기 가장 많이 본 콘텐츠와 스테디셀러 콘텐츠에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가 대거 포함됐다”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한 성장 효과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