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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딥·조·바’로”…‘니치향수’ 시장 폭발에 때아닌 ‘향기 대첩’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해소, 향기 제품 수요 급증
국내 향수시장 3년새 30% 성장, 2025년 1조원 전망
대형 유통사 향수 매출 ↑…딥티크·조말론·바이레도 인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코로나 블루’ 영향으로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좋아하는 향으로 이를 해소하고 기분전환을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코로나 블루’ 영향으로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좋아하는 향으로 이를 해소하고 기분전환을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신세계·현대·롯데 등 대형 유통사들은 급증한 향수 수요를 잡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를 들여오고 기획전 등을 열며 ‘향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1조원 시장 잡아라”…코로나 이후 향수 매출 ‘껑충’

 
지난 7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발표한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코스메틱부문 매출이 딥티크·바이레도·산타마리아노벨라 등 니치 향수 브랜드의 약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신장했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향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며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수 시장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035억원에서 올해 약 7930억원으로 3년 만에 30% 넘게 확대됐다. 2025년에는 9000억~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세를 증명하듯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현대·롯데백화점의 향기 치유 제품 매출이 코로나19 이후로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니치 향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7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발표한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875억원, 영업이익은 242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코스메틱부문은 딥티크·바이레도·산타마리아노벨라 등 니치 향수 브랜드의 활약으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신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니치 향수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0년부터로, 그전까지 향수는 가격대가 높아 주로 해외에 나갈 때 면세점에서 사는 품목이었지만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에서 매출이 많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니치 향수는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니치(nicchia)에서 파생된 말로, 극소수의 성향을 위한 프리미엄 향수를 뜻한다. 업계에서는 향수 종류를 니치 향수와 패션 향수로 분류하고 있다. 전문 조향사들이 고급 원료들을 조합해 만든 향수가 ‘니치 향수’, 샤넬·디올·폴로·겐조 등 패션 브랜드들이 전개하는 향수 라인을 ‘일반 향수’로 부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올해 초 프랑스 니치향수 편집숍 브랜드인 ‘리퀴드 퍼퓸바’를 론칭했다.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도 지난 10월 기준으로 향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5%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향수는 기분 전환을 위한 구매뿐 아니라 계절이 바뀌면서 새로운 향수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 영향이 있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며 “또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서 대표적인 선물 아이템 수요가 증가해 향수 상품군이 고성장 추세”라고 설명했다.
 
향수 고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당사는 관련 신규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입점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탬버린즈’와 ‘논픽션’ 단독 매장을 10월과 11월에 연달아 오픈했다. 특히 논픽션은 기존에 단독 로드숍 판매 전략을 펼쳐왔지만 더 많은 고객 접점을 위해 현대백화점에 단독 입점했단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니치 향수(고가의 프리미엄 향수)’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올해 초 프랑스 니치향수 편집숍 브랜드인 ‘리퀴드 퍼퓸바’를 론칭했다. 리퀴드 퍼퓸바에서는 10여개 니치 향수 브랜드의 200여종 상품을 판매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리퀴드 퍼퓸바는 전체 고객 가운데서 2030 고객의 비중이 60% 이상일 정도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향수 매출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를 기준으로 롯데백화점의 향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신장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 상관없이 향수 매출은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코로나 이후 향수 매출이 지난해보다 2년 연속 40%대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성장률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지난해에는 향수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향수’로 개성 뽐낸다…‘딥·조·바’로 대중화되는 니치향수

 
롯데백화점의 향수 매출은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신장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크리드 매장. [사진 롯데백화점]
 
코로나19 이후로 향수뿐 아니라 홈 프래그런스, 바디케어 등 향기 관련 제품 수요가 모두 급증했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여성들의 경우 메이크업을 하지 않게 되며 개성을 드러낼 만한 대안으로 향수를 찾기 시작했단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들이 메이크업을 잘 안 하게 되면서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향기 쪽으로 집중됐고, 마스크를 쓰면서 독한 향수 냄새를 덜 맡게 되면서 부담 없이 향수를 뿌리게 된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로 호캉스를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호텔에 구비돼 있는 향수나 어메니티 등을 경험해보면서 향기 제품에 익숙해지며 니치 향수 수요가 급증한 이유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향수 시장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니치 향수는 ‘딥·조·바(딥티크·조말론·바이레도)’를 중심으로 대중화되고 있는데 이 브랜드 후발주자로 다양한 니치 향수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니치 향수는 재구매율이 굉장히 높은 제품군으로 니치 향수 시장은 점점 더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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