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시행 코앞인데…정부·야당 힘겨루기 격화 [금투세 강행 논란①]
정부, 野 절충안 거부…유예 협상 난항 예상
與 “세수 감소‧대주주 증시 이탈 가속할 것”
野 “협상 결렬 시 예정대로 내년 시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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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민주당이 제시한 ‘2년 유예’ 절충안 수용을 거부하는 입장을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에 전달했다. 앞서 민주당은 금투세 도입을 2년 유예하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0.15%로 추가 인하하고, 주식양도소득세 납부 대상인 대주주 요건을 기존 ‘1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은 절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권거래세를 0.15%로 낮추자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동의할 수 없다”며 “지금처럼 시장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투세처럼 큰 변화는 2년 정도 유예하고 시장 상황을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투세는 주식과 채권·펀드·파생상품 등 투자소득에 부과되는 새로운 과세제도다. 지난 2020년 12월 여야 합의로 마련돼 오는 2023년 1월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대주주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5000만원 이상 수익이 발생하면 20%, 3억원을 초과하면 25%의 세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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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2년간 주식 시장이 크게 하락하면서 금투세 시행을 2025년까지 2년간 유예하는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기획재정부가 추산한 금투세 과세 대상자는 15만명으로, 기존 과세 대상인 대주주(1만5000명)의 10배에 달하는 만큼 세금 회피를 노린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여당 “절충안 수용 시 세수 감소‧대주주 이탈”
정부는 민주당이 절충안에서 제시한 증권거래세 인하에 대해 세수 감소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거래세를 0.23%에서 0.2%로 인하하면 세수가 약 8000억원 감소한다. 민주당 주장대로 거래세를 0.15%까지 낮추면 세수 감소 폭이 1조9000억원으로 기존 대비 1조1000억원 늘어나면서 재정 운용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식양도세 납부 대상인 대주주 기준의 상향 철회 역시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대주주 요건을 기존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연말이 되면 양도세 납부를 회피하기 위해 대주주들의 대량 매도 현상이 발생하는데, 대주주 요건을 높여 시장 변동성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초부자 감세’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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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은 정부의 절충안 거부에 대해 “거래세 인하 시 1조1000억원 정도의 세수가 덜 걷힌다는 이유인데, 그러면서 주식 양도세 과세기준을 높이면서 줄어드는 초부자 감세 얘기는 안 하느냐”며 “부자 감세는 되고, 증권거래세를 인하하면 개미투자자들, 서민들 세 부담이 줄어들어 안된다고 하는 게 너무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도 이날 성명을 내고 “최근 내년 시행을 앞둔 금투세를 다시 유예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여야 합의에 따라 입법화된 금투세는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며 “OECD 국가들이 대부분 거래세는 폐지하고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것은 그것이 조세정의에 맞고,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에 맞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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