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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 경제 전망 어두워도 반등여력 충분 [이종우 증시 맥짚기]

코로나 재확산에 중국경제 둔화 가능성↑
악재 선반영된 증시…정책변화 여부에 주목

 
 
중국 상하이 풍경을 배경으로 한 주식 캔들 그래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일일 기준 3만명을 넘었다. 일부 지역에 국한되던 과거 유행과 달리 이번 재유행은 전국 단위의 확산이어서 양상이 조금 다르다. 중국에서 코로나가 재유행 하면서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커졌다. 2년 반 이상 계속되는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재유행은 여러 면에서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우선 재정을 압박한다. 올해 중국정부는 경기 방어와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을 위해 많은 돈을 썼다. 1~10월까지 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4.09조 위안으로 늘었는데, 작년 같은 기간은 1.85조 위안이었다. 통상 11월과 12월에 정부의 지출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재정적자는 작년의 3.6조 위안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올해 중국의 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작년의 두 배가 될 가능성도 있다.  
 
두 번째는 성장 둔화다. 4월에 상하이가 봉쇄됐을 때 하루 확진자수가 2만7000명 정도였다. 그 영향으로 2분기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0.4%로 떨어졌다. 지금은 확진자가 3만명이 넘고,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1%에 해당하는 지역이 코로나로 인해 봉쇄됐다. 한달 전에 해당 비율이 9.5% 정도였으니까 짧은 시간에 봉쇄의 영향이 두 배 넘게 늘어난 셈이 된다. 그만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수 밖에 없는데, 수출과 소비에 모두에 영향을 준다.
 
10월 중국의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3% 줄었다. 2020년 6월 이후 처음으로, 4월 상하이 봉쇄 당시 물류 차질에도 불구하고 두 자리 수 수출증가율이 유지됐던 것과 다른 형태다. 소비도 비슷하다. 3분기에 소비 증가율이 2%대로 떨어졌는데, 봉쇄가 강화될 경우 소비가 더 위축될 수 있다. 수출과 소비 둔화는 성장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4분기 중국의 성장률이 2%대 중반으로 떨어질 경우 연간 성장률이 3%를 밑돌게 된다. 수십 년 내에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로 인한 중국 경기 둔화는 우리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연간 대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들어 우리의 대중국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데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이너스 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10월 누적 대중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7%이지만 10월 이후 두 자리 수출 감소가 계속되고 있어 자칫 연간으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무역수지도 마찬가지다. 1~10월까지 대중국 무역수지가 26.2억 달러 흑자를 보이고 있지만, 11~12월에 중국관련 수출이 부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부동산 부실도 문제

중국 경제 관련해 또 하나의 위험 요인으로 꼽고 있는 게 부동산이다. 부동산 관련 부실이 많은 상태에서 부동산 경기까지 좋지 않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중국통계청에서 올해 상반기 중국 상품방의 판매면적이 6억 8923만m2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중국 상품방의 판매단가(총 판매액/총 판매면적)도 전년 동기 대비 8.6% 하락해 1만 위안 아래로 떨어졌다. 2006년 이래 최대 하락이다. 이 숫자에서 보는 것처럼 중국의 부동산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세 번이나 기준금리(LPR) 인하를 단행했지만 70개 주요 도시의 신규 주택가격은 11개월째 하락했다.  
 
중국 부동산은 약 50개 업종의 발전을 견인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산업이다. 작년에 중국 부동산 산업의 규모가 약 20조 위안으로 중국 GDP의 18% 정도 됐다. 부동산과 부동산 전후방 산업을 합치면 규모가 약 28조 위안으로 GDP의 25%에 달한다.
 
부동산 산업은 중국 정부 특히 지방 정부의 주요 재정 수입원이다. 중국 정부의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중국 재정 수입 중 약 36%가 부동산 산업에 의해 조성됐다. 그 중 토지 사용권 양도소득의 비중이 29%로 가장 높다. 지방정부는 더 심해서 2020년 지방 정부 재정수입에서 부동산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9.5%에 달했다.
 
이렇게 경제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진을 해소하려 나설 수밖에 없다. 11월 11일 중국정부가 디벨로퍼들이 직면한 유동성 위기 해결과 구매자들의 계약금 요건 완화를 아우르는 16개 패키지 정책을 발표했다. 6개월 내 만기 도래하는 디벨로퍼의 대출 상환 기한을 1년으로 연장됐고, 중도금 문제 해결을 위해 미 준공 단지 수분양자들의 주택담보대출 기한도 3년까지 늘렸다. 다수의 개발 사업자가 무너지는 사태를 막아 부동산 경기를 살리려 나선 것이다.
 
부동산 부진의 영향으로 중국의 신용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내용이 떨어지는 하이일드채권의 가격이 작년 8월 260에서 110까지 후퇴했다. 1년 반 만에 최고점에서 60% 가까이 하락한 건데 달러 강세로 위안화가 약세가 된 영향도 있지만, 신용 경색의 영향이 더 크다. 이래 저래 부동산 경기 둔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주식시장은 악재를 충분히 반영

중국 경제가 어려우니까 주식을 팔아야 할까? 특히 중국주식은 어떻게 해야 할까? 중국 주식시장은 32년간 주가가 34배 올랐다. 2007년에 주가가 최고로 올라갔을 때에는 상승 배수가 60배를 넘었다. 중국 시장이 생기고 17년 만에 60배 상승이니 ‘상상을 초월한다’는 말이 맞을 정도다. 시장의 역사가 짧아 초기의 활력을 간직하고 있고, 경제가 오랜 시간 10% 넘는 고성장을 지속한 게 중국 주식시장의 높은 상승을 이끈 힘이었다.  
 
중국 주식시장은 변동성이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요 시점을 전후해 주가가 급등한 후 빠른 하락과 오랜 시간 정체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직전 주가가 오른 시기는 2015년이다. 홍콩과 상하이 주식시장의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제도인 후강통이 실시될 즈음 주가가 5100까지 상승했고, 이후 하락해 지난 7년간 3000선에서 횡보 조정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 시장이 3000에 머무는 동안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주가는 3~4배 넘게 올랐다. 중국은 주가가 오른 것이 없기 때문에 어지간한 경기 둔화는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걸로 보인다.  
 
중국시장은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곳이다.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정부 보유지분을 매각할거란 소식만으로도 주가가 꺾이고, 반대로 후강통이라는 정책 변경 하나로도 주가를 2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곳이다. 코로나 발생으로 경제는 어렵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금리를 인하하는 것도 정책 중 하나인데, 이런 노력이 쌓이면 중국 주식시장이 갑자기 방향을 바꿀 수 있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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