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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우니 좋아”…‘더운 11월’에 울상짓던 패션업계, 한파 오니 ‘방긋’

11월 평균기온 9.6도, 50년 내 4번째로 더운 달로 기록
12월 들어 한파 시작되며 패딩 매출 반등
올해는 숏패딩이 인기, 방한화·발열내의 매출도 ↑

 
 
28일 업계에 따르면 뒤늦게 시작된 한파에 패션업체들의 패딩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돌며 강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패딩 수요가 늘어나며 패션업계가 웃음을 되찾고 있다. 11월 평균기온이 10도 안팎을 나타내 50년 내 4번째로 더운 달로 기록되며 패션업계의 패딩 매출이 주춤했던 바 있다. 12월 중순부터 한파가 시작되면서 업계는 분주히 수요 대응에 나서며 본격적인 ‘겨울 전쟁’에 돌입했다.
 

매출 70% 차지하는 패딩…뒤늦게 찾아온 추위에 ‘분위기 반전’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이달 1~15일까지 패딩 다운자켓류 매출이 11월과 비교했을 때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진 네파]
 
업계에 따르면 뒤늦게 시작된 한파에 패션업체들의 패딩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이달 1~15일까지 패딩 다운자켓류 매출이 11월과 비교했을 때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네파 관계자에 따르면 네파의 대표 숏패딩 제품인 ‘에어그램 써모 후디 다운’이 인기를 끌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이달 다운 패딩 매출이 11월보다 30% 증가했고, 지난해보다 누적 매출이 30% 증가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초반에는 쿠치다운이 판매가 좋았고, 현재는 대표 다운 패딩 상품인 안타티카가 판매 상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비아로렌도 12월 들어 기온이 본격적으로 영하로 떨어지면서 1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패딩 카테고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급증했고 다운은 42% 증가했다. 올리비아로렌 측에 따르면 패딩 제품 중 ‘폭스 후드 구스 롱 점퍼’가 매출을 견인했다. 배우 이지아가 착용해 일명 ‘이지아 점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단 설명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보통 11월에서 12월 초 사이에 소비자들이 패딩 제품을 많이 구매하는데 올해는 11월이 워낙 따뜻해서 매출이 주춤한 경향이 있었다”며 “12월 들어 한파가 시작되면서 매출이 회복세를 띠고 있고, 추운 날씨에도 올해 트렌드인 숏패딩을 중심으로 판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한파 특보가 발효된 기간(12월 13~22일)에 프리미엄 패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사진 롯데백화점]
 
뒤늦게 찾아온 추위에 겨울 패션 상품 수요가 늘면서 백화점 업계 매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한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보였지만 12월부터 매출 성장률이 두 자릿수로 반등했단 설명이다. 한파 특보가 발효된 기간(12월 13~22일)에 롯데백화점 프리미엄 패딩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겨울 정기 세일 기간이었던 12월 2~3일에도 매출이 15% 신장하며 전체 매출이 10%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겨울 정기 세일 매출이 16.7% 늘며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롱패딩 등 겨울 아우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며 아웃도어 매출은 44.7% 이상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추위가 찾아온 지난달 30일부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로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한 자릿수에 그쳤던 여성패션(8.1%)과 남성패션(9.4%), 아웃도어(10.1%) 매출은 한파와 함께 두 배 이상 올랐다.
 

방한화·발열내의·경량패딩도 매출 껑충…“겨울 전쟁 이제 시작”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브랜드 자주(JAJU)는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자주 히트(JAJU HEAT)’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방한화와 발열내의, 경량패딩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브랜드 자주(JAJU)는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자주 히트(JAJU HEAT)’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주 히트’는 피부의 땀과 수분을 흡수해 열로 바꿔주는 흡습 발열 기능을 지닌 제품으로 매년 겨울 시즌에 완판을 기록하는 대표 상품이다.
 
주로 초겨울에 많이 팔리는 경량패딩도 12월 들어 매출이 55% 신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자주 측 관계자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코트나 패딩점퍼에 경량패딩을 껴입거나 집안에서 보온용으로 입으려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자주의 머플러·장갑·비니 등 겨울철 추위를 막아주는 방한용품도 같은 기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올랐다. 난로·가습기 등 겨울시즌 가전 매출도 35% 증가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패딩부츠의 판매량이 전주 대비 297% 늘었다. ABC마트서는 털이 달린 ‘퍼 슈즈’ 인기로 F/W 시즌 신발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90% 이상 상승했다. 이에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들도 잇따라 방한화를 선보이고 있다. 아이더는 보온성과 친환경을 강조한 미드컷과 뮬 스타일의 ‘패딩 방한화 2종’을 선보였고, 노스페이스, K2, 레드페이스 등도 패딩 방한화를 출시하며 겨울시즌 공략에 나섰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딩 제품은 아웃도어 브랜드 연간 매출의 70% 가까이 차지해 업체들도 매년 4분기 호실적을 위해 겨울시즌 라인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는 11월 기온이 20도 가까이 올라가는 날도 있는 등 이상기온 현상을 보여 업계 전반적으로 우려가 나오고 있었지만, 12월 들어 매출이 다시 올라가고 있어 내년 1월까지도 패딩 수요를 잡기 위한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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