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KB증권 일부 무죄…“솜방망이 처벌vs시장 축소 우려”
재판부 “KB증권 자산 부실 알고도 판매…공소사실 인정 안 해”
피해자 측 “이번 판결은 증권사에 면죄부 주는 것”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KB증권 전·현직 임직원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부분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다음 달 예정된 신한투자증권과 대신증권 형사소송과 개별 민사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 업계는 시장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전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류모 씨 등 전 임직원 4명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 또는 선고유예로 판결했다. 라임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직무상 얻은 정보로 이득을 취하는 등의 개인 비리 혐의가 있는 김모 전 팀장에게만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라임 펀드 자산에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고 판매를 계속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1심에서 재판부는 ▶라임펀드(AI스타3호)의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펀드를 판매한 점 ▶라임자산운용의 기존 라임펀드들간 돌려막기에 공모한 점 ▶라임자산운용 일부 펀드의 사기적 판매에 가담한 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이들이 수수료와 관련한 허위정보를 내걸고 판매한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임직원 주의·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KB증권에는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모펀드는 위험자산에 투자해서 소정의 수익을 내는 것을 기본적인 전략으로 삼는다”며 “‘안정적’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해서 원금손실이 없다거나 일정 수익을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모펀드가 A등급 이상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과거에 그런 적이 있었음을 보여줄 뿐 A등급 이상에만 투자한다고 해석하는 건 오독”이라고 덧붙였다.
KB증권 임직원 5명은 라임의 모(母)펀드가 ‘A등급 우량사채 등에 투자’한다는 제안서 내용과 달리 무등급 사모사채 등에 투자된 정황을 알면서도 감추고, 이 펀드에 100% 편입되는 167억원 상당의 자(子)펀드를 판매한 혐의 등으로 2021년 5월 재판에 넘겨졌다. 펀드 판매사인 KB증권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같은 해 6월 기소됐다.
라임 피해자 "솜방망이 처벌 아쉽다"
라임 사태 피해자 측은 법원 판결을 두고 ‘솜방망이’ 처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신한은행·대신증권을 상대로 ‘라임 사태’ 피해자들의 민사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앞으로의 민사소송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의 경우 라임 사태의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증권사(KB증권)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처럼 판단될 수 있다”며 “이는 증권사의 방어 논리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앞으로 진행될 민사소송 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가 자본시장법상의 내용을 무시한 채 펀드를 계속 팔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인데 이러한 사실이 분명함에도 법원이 KB증권에 벌금형을 내린 이번 판결에 대해 피해자 측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항소를 통해 제대로 대응하길 바라고, 법원은 판결 시 증권사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 정확히 명시해야 한다”며 “펀드 판매 당시 불법적 부분에 대한 엄단이 있어야만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고 시장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증권가에선 이날 판결로 인해 시장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라임사태만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줄었다고 보긴 어려우나 시장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라며 “상품을 출시하는 증권사 입장에선 최근 판결로 인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사로서 도의적 역할은 필요하지만, 과중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새로운 구조를 만들거나 혁신적 상품을 나오게 하는 것에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사모펀드 상품의 경우 판매사와 운영사의 책임을 명확히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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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전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류모 씨 등 전 임직원 4명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 또는 선고유예로 판결했다. 라임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직무상 얻은 정보로 이득을 취하는 등의 개인 비리 혐의가 있는 김모 전 팀장에게만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라임 펀드 자산에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고 판매를 계속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1심에서 재판부는 ▶라임펀드(AI스타3호)의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펀드를 판매한 점 ▶라임자산운용의 기존 라임펀드들간 돌려막기에 공모한 점 ▶라임자산운용 일부 펀드의 사기적 판매에 가담한 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이들이 수수료와 관련한 허위정보를 내걸고 판매한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임직원 주의·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KB증권에는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모펀드는 위험자산에 투자해서 소정의 수익을 내는 것을 기본적인 전략으로 삼는다”며 “‘안정적’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해서 원금손실이 없다거나 일정 수익을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모펀드가 A등급 이상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과거에 그런 적이 있었음을 보여줄 뿐 A등급 이상에만 투자한다고 해석하는 건 오독”이라고 덧붙였다.
KB증권 임직원 5명은 라임의 모(母)펀드가 ‘A등급 우량사채 등에 투자’한다는 제안서 내용과 달리 무등급 사모사채 등에 투자된 정황을 알면서도 감추고, 이 펀드에 100% 편입되는 167억원 상당의 자(子)펀드를 판매한 혐의 등으로 2021년 5월 재판에 넘겨졌다. 펀드 판매사인 KB증권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같은 해 6월 기소됐다.
라임 피해자 "솜방망이 처벌 아쉽다"
라임 사태 피해자 측은 법원 판결을 두고 ‘솜방망이’ 처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신한은행·대신증권을 상대로 ‘라임 사태’ 피해자들의 민사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앞으로의 민사소송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의 경우 라임 사태의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증권사(KB증권)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처럼 판단될 수 있다”며 “이는 증권사의 방어 논리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앞으로 진행될 민사소송 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가 자본시장법상의 내용을 무시한 채 펀드를 계속 팔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인데 이러한 사실이 분명함에도 법원이 KB증권에 벌금형을 내린 이번 판결에 대해 피해자 측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항소를 통해 제대로 대응하길 바라고, 법원은 판결 시 증권사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 정확히 명시해야 한다”며 “펀드 판매 당시 불법적 부분에 대한 엄단이 있어야만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고 시장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증권가에선 이날 판결로 인해 시장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라임사태만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줄었다고 보긴 어려우나 시장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라며 “상품을 출시하는 증권사 입장에선 최근 판결로 인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사로서 도의적 역할은 필요하지만, 과중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새로운 구조를 만들거나 혁신적 상품을 나오게 하는 것에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사모펀드 상품의 경우 판매사와 운영사의 책임을 명확히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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