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MMORPG가 점령하고 있는 국내 모바일 시장에 최근 미소녀 캐릭터로 대표되는 ‘서브컬처’ 게임들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서브컬처 게임은 과거 소수의 마니아들이 즐기는 게임이란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당당히 주류 장르로 떠오른 모습입니다.

서브컬처는 사회의 일반적인 주류문화가 아닌 ‘하위문화’를 뜻합니다. 게임 업계에서는 미소녀 수집형 RPG 등을 보통 서브컬처 게임이라고 불러 왔습니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소녀전선’, ‘명일방주’, ‘카운터사이드’ 등을 비롯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우마무스메’, ‘승리의여신: 니케’ 등이 대표적입니다. 

사실 서브컬처 게임들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지난 2012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당시 출시된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확산성 밀리언아서’는 국내 유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서브컬처 게임은 소수의 마니아에게만 인기가 많은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실제로 당시 대중적인 인기를 끈 게임은 ‘애니팡’ 등 캐주얼 장르 게임이었습니다. 이후 대형 게임사들이 모바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모바일 MMORPG가 새로운 주류로 급부상했죠.

서브컬처 게임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 관련 게임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부터 입니다. 넷마블은 일본 인기 IP인 ‘페이트 시리즈’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국내에 들여왔으며 중국 게임사 X.D.글로벌은 ‘소녀전선’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특히 당시 소녀전선은 ‘착한과금’으로 입소문을 타며 장기간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출시된 중국 게임사 요스타의 ‘명일방주’와 넥슨의 ‘카운터사이드’ 등도 서브컬처 게임의 인기를 확고히 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에도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시프트업의 ‘승리의여신: 니케’ 등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에버소울’도 서브컬처 게임입니다. 

전문가들은 서브컬처 장르가 소위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관련 장르 개발에도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서브컬처 게임들은 캐릭터 수집 요소를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습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캐릭터를 출시할 때마다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 셈이죠.

MMORPG 장르 게임들이 아이템 강화 등을 통해 돈을 번다면 서브컬처 게임들은 캐릭터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이죠. 특히 MMORPG와 비교해 게임 볼륨이 작다는 점에서 소위 ‘가성비’가 좋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간 MMORPG 장르 홍수 속에서, 유저들도 새로운 장르에 대한 갈망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라며 “문화 산업의 발달로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문화적 다양성이 존중받는 시점이 도래하면서, 이제 서브컬처도 이름에만 ‘서브’를 표기할 뿐 대중적인 문화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갖춰진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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