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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대형마트가 키운 1시간 내 ‘즉시배송’...유통家 배송전쟁 3라운드

새벽, 당일도 느리다...1시간 즉시배송 경쟁 치열
홈플러스·이마트, GS리테일 서비스 확장
소비자 수요도 급증...비용 부담 지적도 '여전'

모델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오목교점에서 홈플러스와 네이버의 온라인 사업 제휴를 알리고 있다. [사진 홈플러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유통업계 근거리 배송 전쟁이 뜨겁다. 현재 이커머스가 주도하고 있는 익일·새벽배송이 아닌 '즉시배송' 시장에서 ‘배송전쟁 3라운드’를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즉시배송’이란 소비자들이 주문 시 1시간 내외로 배송하는 서비스로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과 달리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대 혹은 주문 즉시 배송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직까지 즉시배송 시장에서 최강자가 가려지지 않은 가운데, 대형마트와 편의점업계가 본격적인 경쟁 양상에 돌입하며 승기 잡기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선 홈플러스, 이마트와 편의점에선 GS리테일이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즉시배송 서비스 범위를 적극적으로 넓혀나가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즉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홈플러스가 유일하다. 

홈플러스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기반으로 한 '1시간 즉시배송' 등을 통해 즉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선보인 ‘1시간 즉시배송’은 소비자가 주문 시 채소, 축산, 유제품, 가공식품 등 다양하고 신선한 상품을 전국 33개 도시의 253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 1시간 내외로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밤 10시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12월에는 네이버에도 공식 입점했다. 소비자들이 가까운 슈퍼마켓에서 신선식품과 간편식을 많이 구매한다는 트렌드를 겨냥한 서비스로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신장률과 신규 이용자수가 전년동기대비 각각 약 90%, 17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 측은 “신선한 상품의 빠른 배송을 원하는 고객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오프라인 슈퍼마켓 매장을 기반으로 온라인 배송의 강점을 결합한 퀵커머스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 역시 지난해부터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자체 물류센터(MFC) 2곳(논현점, 역삼점)을 마련해 즉시배송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GS리테일이 요기요와 손잡고 편의점 GS25를 기반으로 한 즉시 배달 서비스 '요편의점'을 단독 론칭했다. [사진 GS리테일]

편의점업계에서 GS리테일이 투자 활동에 활발하다. GS리테일은 지난 2016년 서울 강남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즉시배달 테스트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전국 단위의 매장으로 확대 도입했다. 2021년 6월 GS수퍼마켓의 상품을 주문 후 한 시간 내 배송하는 '우리동네 딜리버리'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올해 1월에는 GS리테일이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편의점 GS25 매장을 기반으로 한 ‘요편의점’ 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요편의점’은 편의점 대표 상품인 간편식 등 5000여 상품을 운영 중에 있으며 주문 즉시 1시간 내 배달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소비자는 주문한 상품을 원하는 장소로 즉시 배달 받거나, 매장을 방문해 직접 가져가는 ‘포장’ 서비스를 선택해 이용 할 수 있다. 포장 서비스 이용할 시 주류 상품 구매도 가능하다. 주문 가능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업계에서는 2020년 5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즉시 배송 시장은 오는 2025년에는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유통업계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구매처가 이동하는 구조적인 산업환경 변화에 직면했다. 미국발 금리 인상 국면 속 자금조달 한계에 봉착하며 적자 사업부를 축소하는 등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대표적인 예가 새벽배송 철수다. 지난해 4월 롯데온, 5월 BGF리테일 헬로네이처, 7월 프레시지와 GS리테일의 GS프레시몰은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새벽배송 시장은 콜드체인 등 설비 구축에 상당한 금액이 소요되며 선점 업체가 많아 주문량 확보가 어려워 흑자전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즉시배송 서비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고객 맞춤형 수요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비대면 소비 확대와 함께 플랫폼 기업들이 깔아놓은 판에 유통 대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서비스 종류와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자 ‘자신들이 원하는 시간에 배달받는’ 맞춤형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비용 부담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주문 후 15분~3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는 기존 오프라인 점포 활용 시 추가비용은 없지만 구매단가가 낮다는 선천적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특히 배송기사 확보의 어려움과 비용대비 낮은 구매단가와 리오프닝 국면 속 비대면 수요 감소로 새벽배송과 퀵커머스 시장에서 사업 축소 기자고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즉시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는 오프라인 기반이 있는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은 수도권 거점마다 배송 센터 구축 비용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편의점과 마트가 사방팔방에 포진해 배송료를 올리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무조건 빨라 갖다주는 새벽 배송 서비스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고객 맞춤형 배달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며 “올해 유통업체들이 커스터마이징을 키워드로 꼽으며 맞춤형 수요에 집중하고 있는데 관련 서비스 매장 역시 매출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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