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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스마트폰’ 삼성전자, 실적 부진에도 점유율 1위 지켰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11% 감소
삼성전자 점유율 22%로 1위,
인텔에 반도체 앞섰지만, 파운드리 TSMC에 밀려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에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반도체 분야에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수요 위축에 따른 실적 부진의 충격을 피하지는 못했지만, 경쟁업체들과의 싸움에서 상대적으로 피해 규모를 줄이면서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조사됐다.

19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1억2000만대 이하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1년과 비교하면 11% 감소한 수준이다. 카날리스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유통망에서 새로운 스마트폰 재고를 인수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22%로 1위를 지켰다. 애플이 19%로 2위를 차지했고, 중국 제조사들인 샤오미(13%), 오포(9%), 비보(9%)가 뒤를 따랐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애플의 실적이 가장 좋았지만, 1~3분기 누적 실적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오지 못했다.

4분기 업체별 시장 점유율을 보면 아이폰14 시리즈의 흥행 성공으로 애플이 25%(1위)를 차지했다. 역대 분기 시장 점유율 최고치다. 삼성전자는 20%로 2위에 올랐고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업체가 3~5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점유율이 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레 쑤언 츄 카날리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인플레이션 압박은 줄어들겠지만,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점점 어려워지는 노동시장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방해할 것”이라며 “제조사들은 비용 절감하면서 수익성을 키우고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상황은 반도체 분야에서도 전개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액은 6016억9400만 달러(744조원)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미국의 인텔을 제치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결산 실적 발표 전 추정치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655억8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10.9%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로 삼성전자의 매출이 2021년보다 10.4% 감소했는데도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인텔의 실적 부진 충격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인텔의 지난해 매출액은 인텔이 583억7300만 달러(점유율 기준 9.7%)로 전년보다 19.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3위는 SK하이닉스로 매출액은 362억2900만 달러, 점유율은 6.0% 수준이었다. 퀄컴 347억4800만 달러(5.8%)과 마이크론 275억6600만 달러(4.6%)이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앤드루 노우드(Andrew Norwood)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세계 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에너지 비용 상승, 중국의 도시 봉쇄로 인해 둔화하기 시작했다”며 “소비자, 기업이 지출을 줄이기 시작하며 모든 것이 전반적인 반도체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다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의 경우 지난해 758억8000만달 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매출 중복 등을 이유로 TSMC가 조사 대상에 제외됐지만, 매출만 따지면 지난해 반도체 시장 순위는 TSMC가 차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TSMC는 지난해 반도체 불황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6.7%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에서만 한 우물을 파는 TSMC가 매출은 물론 점유율 면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며 “초격차 전략으로 파운드리 1위를 따라잡으려는 삼성전자가 목표를 이루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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