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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미래 사업 투자까지’…석유화학업계, 자본 확충 ‘골몰’

석유화학 사업, 4분기 적자 전망…“실적 개선 속도 더뎌”

석유화학업체가 밀집해 있는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는 모습.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견디면서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선제적인 자본 확충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분위기다. 롯데케미칼은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운영 자금과 글로벌 동박업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을 조달한다. LG화학과 SK지오센트릭 등은 회사채를 발행해 확보한 자금을 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 등에 사용한다. 증권업계 등에선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올해 1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조기에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적절한 전략”이란 평가가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신주인수권증서 보유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서 청약률 101.75%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달 실시하는 유상증자로 운영 자금 6105억원, 타 법인 증권 취득 자금 6050억원 등 총 1조2155억원을 조달한다. 매출액은 늘지만 적자가 이어지는 석유화학 사업 불황을 버티면서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 미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조 단위 자금 확보에 나서는 것이다. 

SK지오센트릭은 이달 19일 표면 이율 4% 이상인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GS에너지는 지난 11일 1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 예측을 진행했는데,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려 회사채 발행 규모를 25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LG화학 역시 지난 17일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 예측을 실시해 10배 수준의 자금을 확보, 8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다. 

‘소득 줄고 지출 늘자’ 선제적 자금 확보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와중에 미래 사업 확대 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그간 미래 사업을 위한 자금을 충당해온 석유화학 사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이른바 ‘소득은 주는데 지출은 느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문제는 석유화학 사업의 불황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211억원으로 집계됐다. 4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적자 규모는 줄겠지만, 흑자 전환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같은 기준으로 LG화학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930억원에 그쳤다. 석유화학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약 3000억원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20일 보고서에서 LG화학의 지난해 4분기 석유화학 사업 영업이익이 -404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석유화학 주요 제품 스프레드(원료와 최종 제품의 가격 차이)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기보수 및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출하량 감소 등으로 외형과 이익 모두 큰 폭의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석유화학업계와 증권업계 등에선 올해 1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예측이 많다. 하나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 춘절 이후 석유화학 시황의 추가 개선이 전망된다”며 “낮아진 석유화학 제품 재고, 중국 수요 회복 기대감, 유럽‧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따른 중국 수출 경기 회복 기대, 위안화 강세에 따른 원료 매입 부담 경감, 전반적인 물류비 부담 완화 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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