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간소화 강제 입법’ 최후통첩...강경한 의료계 “끝까지 반대”
당정 “의료계 반대 관계없이 실손 간소화 무조건 입법”
의료계 ‘간소화 반대 입장’ 고수...양측 입법 두고 갈등 예고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정부와 여당이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문제를 이번에야말로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당정은 중계기관 선정 문제와 관련 새로운 타협안을 내놓고 이마저도 의료계가 반대하면 입법을 사실상 강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당정의 타협안과 별개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 자체를 여전히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법안 추진을 두고 양측 간 강한 충돌이 예상된다.
의료계 “중계기관 상관없이 실손 간소화 반대”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의료계가 이를 거부한다면 입법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제는 의료계 반대를 이유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의 추진을 더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다.
당정은 최근 협의를 통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에서 중계기관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아닌 다른 기관으로 두는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중계기관을 선정, 의료계에 새로운 타협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그 동안 의료계는 개인정보 집적 등의 이유로 심평원을 중계기관으로 두는 것에 반대해왔다. 보험업계에서는 의료계가 실손 청구 간소화 과정에서 도수치료 등 비급여 가격의 불공정성이 드러나고 심평원이 이에 관여할 수 있어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당정은 중계기관에 심평원이 아닌 다른 기관을 두는 새 협의안을 의료계에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의료계가 반대하면 강제 입법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성 의장은 현 정권 이전부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문제를 두고 의료계와 만남을 가져왔다”며 “실손 청구 간소화와 관련해 의료계의 불만을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중계기관 문제가 입법 반대의 주 이유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심평원을 중계기관에서 제외하면 의료계가 조건부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찬성하겠다는 일부 언론 보도들도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이코노미스트〉와의 통화에서 “의료계가 심평원을 중계기관에서 제외하는 조건으로 실손 간소화에 찬성한다는 내용은 완전히 잘못된 얘기”라며 “지난해 열린 공청회서 나온 발언이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실손 간소화를 추진하는 이유와 관점들은 이해하지만 의료계가 가장 최우선으로 중시하는 지표는 안전성”이라면서 “실손 간소화 진행 시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이나 추후 실손보험료 상승처럼 우려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정이 새로운 타협안을 제시한다 해도 의료계 입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 관계자는 “중계기관이 심평원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와 별개로 의료계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 자체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의료계 TF, ‘실손 간소화 입법’ 강한 반발 예상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란 병원과 환자가 병원 등 의료기관 이용 후 별도의 서류 제출없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3800만명에 달하는 실손보험 가입자 대부분이 번거로움을 이유로 병원 이용 후 서류를 발급받지 않아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실정이다.
이에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공론화했지만, 의료계는 보험사가 실손 간소화를 통해 환자 데이터를 집적, 실손보험금 지급 거절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며 13년 간 반대해 온 상황이다.
당정이 13년 간 묵은 보험업계의 숙원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적극 나서고 이유는 국민들이 당장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진행되면 의료기관 이용 후 서류 제출 없이도 보험금을 자동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번거로움을 이유로 포기했던 보험금을 내 통장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지급받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편의성과 금전적 이득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윤석열 정부 출범 전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서 선정한 생활밀착형 과제 중 국민 정책참여 조사에서도 우선순위 1위를 차지했다.
성 의장은 전날 원내대책회의서 “기술과 국민 인식이 모두 바뀌었는데 진화하는 과학 문명의 혜택을 국민이 받지 못한다면 이는 불행한 일”이라며 “국민의힘은 끈질긴 설득과 협조를 (의료계에) 요청했고, 이제는 국민의 편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20~30%대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이런 상황을 조금이나마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정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입법에 칼을 빼든 가운데 의료계가 ‘어떤 조건도 필요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 간 충돌이 예상된다.
현재 의료계는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 저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활동 중이다. 당정이 의료계 반대와 별개로 이 법안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황이라 TF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료계 “중계기관 상관없이 실손 간소화 반대”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의료계가 이를 거부한다면 입법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제는 의료계 반대를 이유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의 추진을 더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다.
당정은 최근 협의를 통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에서 중계기관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아닌 다른 기관으로 두는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중계기관을 선정, 의료계에 새로운 타협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그 동안 의료계는 개인정보 집적 등의 이유로 심평원을 중계기관으로 두는 것에 반대해왔다. 보험업계에서는 의료계가 실손 청구 간소화 과정에서 도수치료 등 비급여 가격의 불공정성이 드러나고 심평원이 이에 관여할 수 있어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당정은 중계기관에 심평원이 아닌 다른 기관을 두는 새 협의안을 의료계에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의료계가 반대하면 강제 입법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성 의장은 현 정권 이전부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문제를 두고 의료계와 만남을 가져왔다”며 “실손 청구 간소화와 관련해 의료계의 불만을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중계기관 문제가 입법 반대의 주 이유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심평원을 중계기관에서 제외하면 의료계가 조건부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찬성하겠다는 일부 언론 보도들도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이코노미스트〉와의 통화에서 “의료계가 심평원을 중계기관에서 제외하는 조건으로 실손 간소화에 찬성한다는 내용은 완전히 잘못된 얘기”라며 “지난해 열린 공청회서 나온 발언이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실손 간소화를 추진하는 이유와 관점들은 이해하지만 의료계가 가장 최우선으로 중시하는 지표는 안전성”이라면서 “실손 간소화 진행 시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이나 추후 실손보험료 상승처럼 우려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정이 새로운 타협안을 제시한다 해도 의료계 입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 관계자는 “중계기관이 심평원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와 별개로 의료계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 자체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의료계 TF, ‘실손 간소화 입법’ 강한 반발 예상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란 병원과 환자가 병원 등 의료기관 이용 후 별도의 서류 제출없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3800만명에 달하는 실손보험 가입자 대부분이 번거로움을 이유로 병원 이용 후 서류를 발급받지 않아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실정이다.
이에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공론화했지만, 의료계는 보험사가 실손 간소화를 통해 환자 데이터를 집적, 실손보험금 지급 거절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며 13년 간 반대해 온 상황이다.
당정이 13년 간 묵은 보험업계의 숙원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적극 나서고 이유는 국민들이 당장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진행되면 의료기관 이용 후 서류 제출 없이도 보험금을 자동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번거로움을 이유로 포기했던 보험금을 내 통장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지급받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편의성과 금전적 이득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윤석열 정부 출범 전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서 선정한 생활밀착형 과제 중 국민 정책참여 조사에서도 우선순위 1위를 차지했다.
성 의장은 전날 원내대책회의서 “기술과 국민 인식이 모두 바뀌었는데 진화하는 과학 문명의 혜택을 국민이 받지 못한다면 이는 불행한 일”이라며 “국민의힘은 끈질긴 설득과 협조를 (의료계에) 요청했고, 이제는 국민의 편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20~30%대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이런 상황을 조금이나마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정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입법에 칼을 빼든 가운데 의료계가 ‘어떤 조건도 필요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 간 충돌이 예상된다.
현재 의료계는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 저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활동 중이다. 당정이 의료계 반대와 별개로 이 법안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황이라 TF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하루 한 팩으로 끝”...농심, 여성 맞춤형 멀티비타민 출시
2미래에셋, ‘TIGER 글로벌BBIG액티브 ETF’→’TIGER 글로벌이노베이션액티브 ETF’ 명칭 변경
3한투운용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 주주가치 섹터 중 연초 이후 수익률 1위
4한국투자證, 홍콩서 IR행사, 'KIS 나잇' 개최
5‘비상경영’ 신세계면세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6삼성화재, ‘도로 위의 포청천’ 퀴즈 이벤트 오픈…내달 1일까지
7BGF리테일, ‘전략혁신부문’ 신설...정기 인사 단행
8티머니, 리보와 시각장애인 이동성 향상 위한 업무협약 체결
9더작심, 경주에 신규 진출..연이은 건물주 직접 운영 사례로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