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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다시 불거진 오너리스크[재벌가 사람들]

한국타이어 법인‧임원,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 불구속 기소
조 회장 개인 비리의혹에 자택 압수수색도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대표가 지난 2019년 1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의 오너리스크에 국내 최대 타이어 회사인 한국타이어가 흔들리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26일 검찰은 계열사 부당 지원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한국타이어 법인과 임원 A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공범으로 수사를 받아 온 조현범 회장에 대한 공소시효도 정지됐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타이어몰드(타이어 패턴을 새기는데 사용하는 틀)를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으로 사들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MKT는 총수 일가가 49.9%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타이어몰드의 가격을 산정할 때 제조원가를 실제보다 높게 반영해 MKT가 40% 이상의 매출이익률을 올리도록 설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사익을 편취한 것이 아닌지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MKT가 성장하면서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은 2016~2017년 배당금으로 108억원을 받았다. 검찰은 이렇게 마련한 배당금으로 2020년 당시 한국타이어 사장이던 조 회장이 부친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에게 한국타이어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매입하는 데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타이어가 MKT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매출과 이익을 몰아준 것에 대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MKT에 많은 지분을 보유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10일 조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2020년까지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당시 부회장과 차남인 조현범 당시 사장의 경영권 갈등으로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같은 해 6월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매각하면서 조 사장이 최대주주(42.9%)올랐다. 당시 대표이사였던 조현식 부회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지분 0.83%)이 반발하기도 했지만, 조현범 체제가 굳어졌고 이듬해 2021년 12월, 한국타이어그룹은 조현범 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조현범 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르기 위해 주식을 사들인 자금 형성 과정에 한국타이어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연관됐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조현범 회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마케팅본부장·영기획본부장·한국타이어 CEO 등을 역임했다.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성장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 따라 조 회장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경우 한국타이어그룹 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검찰은 지난 19일 조현범 회장의 개인 비리 의혹과 관련해 조 회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의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와 별개로 조 회장이 회삿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과 관련해 한국타이어를 고발한 사건과는 별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본사를 비롯해 계열사 등 10여 곳이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검찰은 조 회장이 회사자금을 개인 집수리, 외제 차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횡령·배임 규모를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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