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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건전성 위기, 이탈리아·스페인에서 터질 수도

한은, 유로지역 재정건전성 관련 ‘해외경제포커스’ 발표
이탈리아, 스페인 등 고부채 국가의 정부부채 비율이 큰 폭 상승
“재정취약성 증대할 경우 한국 실물·금융 경제에 부정적 영향”

벨기에 브뤼셀 EU 집행위원회 본부 밖에서 유럽연합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유럽연합(EU) 각국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 충격에 이어 재전건전성 악화에 따른 재정위기에 빠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고부채 국가의 정부부채 비율이 큰 폭 상승하며 위기감이 높아지는 중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EU 각국 정부는 팬데믹 충격에 이어 에너지 위기 대응에 대규모 재정지원을 실행했고, 그 결과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EU 국가들이 지난해에 쓴 재정지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 규모를 기록했다. 국가 별로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고부채 국가의 정부부채 비율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며 긴축기조 강화, 경기부진 등으로 재정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은은 에너지 공급차질 심화로 재정 대응이 확대될 경우 이탈리아와 같이 가스 의존도가 높은 고부채 국가를 중심으로 유럽지역의 재정취약성이 크게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럴 경우 코로나 팬데믹 위기 당시와 달리 EU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직접적 자금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결국 유럽중앙은행(ECB)의 신용공급도 점차 축소되면서 일부 국가의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각국의 가스의존도, 지원금비중 및 정부부채 관련 그래프 [자료 한국은행]
특히 가스 의존도와 제조업 비중이 비교적 높은 이탈리아, 독일 등 국가는 에너지 공급 차질이 심화될 경우 여타국에 비해 추가 재정소요가 크고 성장률 하락 폭도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의 올해 중 성장률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0.3%, 이탈리아는 -0.2%로 역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유럽지역은 코로나19 충격과 에너지 위기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유로지역 재정수지 적자 및 정부부채 비율(GDP대비)은 2020년에 각각 -7.0%, 97.0%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최근 들어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상황이다. 

국가별로 보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고부채 국가의 정부부채 비율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은은 “유럽지역 에너지 공급차질이 심화되고 재정취약성이 증대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금융 시장 등을 통해 우리나라 실물·금융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파급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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