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인 ‘SJ-600’ 시리즈의 전임상 연구 결과가 담긴 논문을 미국면역항암학회(SITC)의 학술지인 ‘암 면역요법 저널’(JITC)에 게재했다고 31일 밝혔다. 회사는 이번 논문을 활용해 SJ-600를 본격적으로 기술 수출할 계획이다.

이번 논문에는 신라젠과 서울대 의과대학의 이동섭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SJ-600 시리즈의 전임상 연구 결과가 담겼다. 논문에 따르면 SJ-600은 정맥 투여를 통해 고형암뿐 아니라 전이암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종양에 직접 투여하는 기존 항암 바이러스보다 적은 양을 투여해도 동일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SJ-600은 보체 조절 단백질인 CD55를 항암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발현시킨다. 이를 통해 항암 바이러스가 혈액 내에서 안정적으로 살아남게 된다. 많은 양의 항암 바이러스가 종양에 도달, 종양 내에서 복제돼 항암 효능을 갖게 된다.

신라젠에 따르면 SJ-600 시리즈인 ‘SJ-607’은 이번 임상에서 대조 항암 바이러스보다 5분의 1 이하의 적은 양으로도 동일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회사는 CD55 단백질이 SJ-607의 외피막에 선택적으로 발현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사람 유래 대장암 이종이식 모델에서 SJ-607를 투여한 후 22일에 대부분의 마우스에서 종양이 완전히 사라졌다고도 했다. 최대 94%의 종양 성장 억제 효과도 보였다.

회사는 SJ-607을 투여했을 때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형성됐지만 바이러스가 암세포를 없애는 것을 방해하는 중화항체에는 내성을 보였다고도 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중화항체로 인해 항암 바이러스의 효능이 감소하지 않아 반복 투여가 가능하다는 뜻”이라며 “주기적인 투여로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고 투여 농도를 줄여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라젠은 전임상 연구 결과를 다룬 이번 논문을 통해 기술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최근 이뤄진 항암 바이러스 기술 수출 12건 중 8건이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며 “항암 바이러스인 SJ-600 시리즈도 기술 수출이 기대된다”고 했다.

또한 “종양에 항암 바이러스를 직접 투여하면 깊은 곳에 있는 암에 도달하거나 전이암을 치료하기 어렵다”며 “SJ-600은 이런 한계를 뛰어넘었다”고도 했다. 이어 “최대주주인 엠투엔과 서홍민 회장의 인적·물적 투자에 힘입어 SJ-600의 임상 진행과 기술 수출 논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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