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벤틀리모터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등 ‘억’ 소리나는 럭셔리 자동차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국의 구매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도 손 꼽힐 정도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제품의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한국 고객을 위한 전용 공간 신설에 나서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마이바흐 센터 착공을 시작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지역이나 완공 시점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마이바흐 센터 착공을 시작할 계획이다. 완공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은 마이바흐에게 큰 시장이다. 럭셔리 가치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신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마이바흐의 주요 국가 중 하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바흐 S클래스와 마이바흐 GLS 판매가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마이바흐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은 올해들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달 20일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온라인으로 판매한 24대 한정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580 4MATIC 블루 스타 더스트 나이트’는 판매 개시 1시간 30분 만에 완판됐다.

이에 대해 요하네스 슌(Johannes Schoen)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품·마케팅 및 디지털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은 “우리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이바흐에 앞서 벤틀리모터스도 한국에 특별한 서비스 공간을 마련한 바 있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는 지난해 6월 서울 동대문구에 벤틀리 타워를 오픈했다. 이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차부터 인증 중고차, 애프터 서비스(AS)까지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니코 쿨만(Nico Kuhlmann) 벤틀리모터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대표는 “벤틀리 타워의 오픈은 한국 사업과 시장에 대한 확신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틀리모터스 역시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 2021년 플라잉스터, 컨티넨탈, 벤테이가 등의 인기에 힙임어 506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당시 이 기록은 한국 진출 이래 최고 실적이었다. 지난해에는 775대를 판매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를 발판으로 한국은 벤틀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1위 시장으로 등극했다.

고가 수입차 불티나게 팔린다

최근 한국 시장은 ‘럭셔리카의 천국’이라고 불린다. 판매 가격이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급 수입차를 원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탓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 가격 1억원 이상 수입차의 신규 등록대수는 7만1899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6만5148대와 비교해 10.4% 증가했다.

벤틀리, 마이바흐뿐 아니라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등도 한국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롤스로이스는 234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람보르기니는 전년 대비 14.2% 늘어난 403대를 판매했다.

업계에서는 차별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망과 구매력 증가가 럭셔리카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대한민국 국민은 2019년 35만4000명에서 2021년 42만4000명으로 늘었다. 연봉이 1억원 이상인 국민은 2021년 100만명을 넘어섰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명품 가방 등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과 유사하다. 고객들은 남들과 차별화된 제품을 구매하길 원한다”면서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럭셔리 자동차 시장으로 돈이 더욱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올해도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의 판매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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