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냄새 나는 데일리룩”…2조 패션공룡 ‘무신사 냄새’ 뭐길래 [이코노Y]
SNL ‘MZ오피스’ 편에서 등장한 ‘무신사 냄새’
‘획일적 패션’, ‘무채색 코디’ 풍자하는 신조어
“개성 없어 피한다” VS “개인의 자유” 상반된 의견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이 옷 무신사 냄새나나요?”
최근 SNL ‘MZ오피스’ 편에서 ‘무신사 냄새’라는 말이 등장하며 온라인상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무신사 냄새는 1030세대 남성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에서 많이 팔리는 아이템들로만 코디한 패션을 가리키는 말로, 최근엔 무채색의 기본 아이템을 코디한 ‘획일적 패션’을 비꼬는 표현으로까지 확장돼 사용되고 있다.
MZ오피스는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MZ세대의 밈(문화적 전달단위)을 활용해 여러 가지 재밌는 상황을 연출해 인기를 끌고 있는 코너다. 해당 편에서 가수 지코가 출연해 신입사원을 연기했고, 지코의 옷을 본 방송인 주현영이 속마음으로 “아 무신사 냄새 지리네?”라고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실시간 랭킹’만 참고해 쇼핑, 남성전문 패션앱?
무신사라는 특정 브랜드가 들어간 신조어까지 등장한 이유는 무신사가 10~30대 MZ세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편집숍으로, 국내 디자이너 의류부터 해외 브랜드 의류까지 수많은 종류의 옷들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무신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실시간 랭킹’ 서비스로, 무신사 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잘 팔리는 제품을 순위로 보여줘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패션 랭킹표’로 활용되고 있다.
‘무신사 냄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입는 실시간 랭킹을 보고 옷을 구매한 사람들의 착장을 비꼬는 표현으로도 쓰이고 있다. 무신사 실시간 랭킹을 살펴보면 무채색의 무난한 스타일 아이템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많은 소비자가 이를 구매해 코디하며 생겨난 단어인 것으로 풀이된다.
‘무신사 냄새’에 대해 무신사 측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해당 표현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상반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무신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성별 비중을 보면 남녀가 50%씩으로 무신사가 10·30대 남성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이란 인식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NL 방송이 나간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선 ‘무신사 냄새’를 두고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00만명 넘는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의 패션 커뮤니티 ‘디젤매니아’ 카페의 한 회원은 “‘무신사 냄새’라는 말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은 선을 넘은 것 같다”며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욕처럼 들리는 말을 굳이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회원은 “패션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을 표현하고 가치관을 보여주는 건데 꼭 ‘무신사’라고 피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는 무난하고 깔끔하게 입었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논란의 여지가 있어보이긴 한다”고 적었다.
반면 한 회원은 “방송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면서 스타일을 되돌아보게 됐다”며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10·30대 남자 대부분이 다 비슷한 스타일이라 무신사 랭킹을 참고해 쇼핑하는 것을 지양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인기의 역설…‘뉴진스’ 앞세워 카테고리 확장 노력
패션업계에선 ‘무신사 냄새’라는 신조어의 등장이 무신사라는 거대기업이 겪는 ‘인기의 역설’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SPA 브랜드 ‘유니클로’도 ‘유니바레’라는 단어로 곤욕을 치뤘다. 유니바레란 ‘유니클로’와 ‘들키다’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저렴한 유니클로 제품을 입는 것을 남에게 들켜 부끄럽다’는 의미다.
무신사는 지난 2019년 연 거래액 9000억원을 기록, 2020년엔 버티컬 플랫폼 업계 최초로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고, 2021년에 2조원을 넘어서며 독보적인 ‘패션공룡’으로 성장했다. 2021년 매출은 4667억원으로, 전년(3319억원) 대비 40.6% 증가했다.
최근 패션 커머스 분야에서 카카오 계열의 ‘지그재그’가 지난 2021년 연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지만, 무신사와는 2배 이상 차이가 나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편 무신사는 ‘남성 전문 패션 플랫폼’이란 이미지를 넘어 여성 제품 카테고리도 확대하면서 종합 패션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걸그룹 ‘뉴진스’를 모델로 발탁하며 기존 모델인 배우 유아인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뉴진스의 화보를 통해 여성 10가지 룩을 공개하면서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소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실제로 무신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뉴진스 착용 제품’은 현재 기준으로 208종 중 다수가 품절된 상태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탄탄한 팬덤을 지난 브랜드가 꾸준히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하고 있어 패션 스타일과 트렌드를 폭 넓게 제안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럭셔리, 스포츠, 키즈, 골프 등 다양한 패션 영역에 특화된 전문관도 강화하고 각 카테고리에서 입점 브랜드와 상품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SNL ‘MZ오피스’ 편에서 ‘무신사 냄새’라는 말이 등장하며 온라인상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무신사 냄새는 1030세대 남성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에서 많이 팔리는 아이템들로만 코디한 패션을 가리키는 말로, 최근엔 무채색의 기본 아이템을 코디한 ‘획일적 패션’을 비꼬는 표현으로까지 확장돼 사용되고 있다.
MZ오피스는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MZ세대의 밈(문화적 전달단위)을 활용해 여러 가지 재밌는 상황을 연출해 인기를 끌고 있는 코너다. 해당 편에서 가수 지코가 출연해 신입사원을 연기했고, 지코의 옷을 본 방송인 주현영이 속마음으로 “아 무신사 냄새 지리네?”라고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실시간 랭킹’만 참고해 쇼핑, 남성전문 패션앱?
무신사라는 특정 브랜드가 들어간 신조어까지 등장한 이유는 무신사가 10~30대 MZ세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편집숍으로, 국내 디자이너 의류부터 해외 브랜드 의류까지 수많은 종류의 옷들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무신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실시간 랭킹’ 서비스로, 무신사 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잘 팔리는 제품을 순위로 보여줘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패션 랭킹표’로 활용되고 있다.
‘무신사 냄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입는 실시간 랭킹을 보고 옷을 구매한 사람들의 착장을 비꼬는 표현으로도 쓰이고 있다. 무신사 실시간 랭킹을 살펴보면 무채색의 무난한 스타일 아이템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많은 소비자가 이를 구매해 코디하며 생겨난 단어인 것으로 풀이된다.
‘무신사 냄새’에 대해 무신사 측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해당 표현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상반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무신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성별 비중을 보면 남녀가 50%씩으로 무신사가 10·30대 남성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이란 인식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NL 방송이 나간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선 ‘무신사 냄새’를 두고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00만명 넘는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의 패션 커뮤니티 ‘디젤매니아’ 카페의 한 회원은 “‘무신사 냄새’라는 말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은 선을 넘은 것 같다”며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욕처럼 들리는 말을 굳이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회원은 “패션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을 표현하고 가치관을 보여주는 건데 꼭 ‘무신사’라고 피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는 무난하고 깔끔하게 입었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논란의 여지가 있어보이긴 한다”고 적었다.
반면 한 회원은 “방송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면서 스타일을 되돌아보게 됐다”며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10·30대 남자 대부분이 다 비슷한 스타일이라 무신사 랭킹을 참고해 쇼핑하는 것을 지양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인기의 역설…‘뉴진스’ 앞세워 카테고리 확장 노력
패션업계에선 ‘무신사 냄새’라는 신조어의 등장이 무신사라는 거대기업이 겪는 ‘인기의 역설’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SPA 브랜드 ‘유니클로’도 ‘유니바레’라는 단어로 곤욕을 치뤘다. 유니바레란 ‘유니클로’와 ‘들키다’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저렴한 유니클로 제품을 입는 것을 남에게 들켜 부끄럽다’는 의미다.
무신사는 지난 2019년 연 거래액 9000억원을 기록, 2020년엔 버티컬 플랫폼 업계 최초로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고, 2021년에 2조원을 넘어서며 독보적인 ‘패션공룡’으로 성장했다. 2021년 매출은 4667억원으로, 전년(3319억원) 대비 40.6% 증가했다.
최근 패션 커머스 분야에서 카카오 계열의 ‘지그재그’가 지난 2021년 연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지만, 무신사와는 2배 이상 차이가 나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편 무신사는 ‘남성 전문 패션 플랫폼’이란 이미지를 넘어 여성 제품 카테고리도 확대하면서 종합 패션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걸그룹 ‘뉴진스’를 모델로 발탁하며 기존 모델인 배우 유아인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뉴진스의 화보를 통해 여성 10가지 룩을 공개하면서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소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실제로 무신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뉴진스 착용 제품’은 현재 기준으로 208종 중 다수가 품절된 상태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탄탄한 팬덤을 지난 브랜드가 꾸준히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하고 있어 패션 스타일과 트렌드를 폭 넓게 제안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럭셔리, 스포츠, 키즈, 골프 등 다양한 패션 영역에 특화된 전문관도 강화하고 각 카테고리에서 입점 브랜드와 상품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애플의 中 사랑?…팀 쿡, 올해만 세 번 방중
2 “네타냐후, 헤즈볼라와 휴전 ‘원칙적’ 승인”
3“무죄판결에도 무거운 책임감”…떨리는 목소리로 전한 이재용 최후진술은
4中 “엔비디아 중국에서 뿌리내리길”…美 반도체 규제 속 협력 강조
5충격의 중국 증시…‘5대 빅테크’ 시총 한 주 만에 57조원 증발
6이재용 ‘부당합병’ 2심도 징역 5년 구형…삼성 공식입장 ‘無’
7격화하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갈등…예화랑 계약 두고 형제·모녀 충돌
8“이번엔 진짜다”…24년 만에 예금자보호 1억원 상향 가닥
9로앤굿, 국내 최초 소송금융 세미나 ‘엘피나’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