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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시스터즈’ 사태로 살펴 본 게임업계 ‘고용불안정’[서대문 오락실]

데브시스터즈, 당일 해고 논란에 ‘곤혹’
게임업계 ‘고용불안정’ 오래전부터 계속 돼

쿠키런:킹덤 이미지 [사진 데브시스터즈]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모바일게임 ‘쿠키런’ IP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194480)가 최근 당일 해고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회사 측은 “해고는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담당 직원들에게 일괄 유급휴가 조처를 내리는 등 ‘권고사직을 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게임업계에서는 데브시스터즈가 주력 게임인 ‘쿠키런:킹덤’ 매출 하락 등으로 인해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선제적으로 조직 개편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22억원, 3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013년 출시한 모바일게임 ‘쿠키런’이 흥행 대박을 기록, 2014년 코스닥 시장 입성에 성공한 국내 1세대 모바일 게임사입니다. 쿠키런은 출시 당시 국내에서 ‘러닝 액션’ 장르 열풍을 일으킨바 있습니다. 

하지만 데브시스터즈는 2014년 영업이익 330억원을 기록한 이후, 연결 기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6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쿠키런 이후 이렇다할 흥행 게임을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힘든 시간을 보냈던 데브시스터즈는 2021년 1월 출시한 ‘쿠키런:킹덤’이 다시 한번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사회생에 성공했습니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킹덤 흥행에 힘입어 2021년 연결기준 매출 3693억원, 영업이익 563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사업 종료로 인한 당일 해고 논란이 나온 팬 플랫폼 ‘마이쿠키런’을 시작한 것도 지난해 4월부터입니다. 당시만 해도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 한 쿠키런:킹덤이 잘 되던 시절입니다. 하지만 이후 경쟁작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쿠키런:킹덤의 입지도 점차 줄어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실 게임업계의 ‘고용불안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보통 프로젝트 따라 움직이는 게임업계 특성상, 해당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프로젝트 끝나기 전에 이직할 곳을 구하면 되니까요.

문제는 프로젝트가 갑자기 엎어지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보통 게임사들은 프로젝트가 엎어지면 해당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대형 게임사들은 임시 TF 등에 직원들을 보내고 다른 프로젝트 일자리를 알아봐주기도 하지만, 다른 팀으로 재배치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한 개발자는 “다른 팀으로 재배치되기 위해서는 일종의 면접 등을 거쳐 능력을 증명해야하는데, 사실상 새롭게 일자리를 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대기발령 상태로 버티는 직원들도 일부 존재하지만, 대다수는 얼마버티지 못하고 퇴사하게 됩니다. 커리어가 꼬이는 것이 더 두렵기 때문이죠.

실제로 게임사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상당히 짧은 편에 속합니다. 상장된 국내 주요 게임사 20여곳의 최근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평균 근속연수는 약 3.5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데브시스터즈의 평균 근속연수는 1년8개월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지난 2020년 CEO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500대 기업 가운데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12개 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11.1년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게임업계 근속연수는 일반적인 기업들의 3분의1 정도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일부 게임사들이 몇 년 전 노조를 만든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넥슨, 스마일게이트, 웹젠 등이 노조를 만들어 사측과 여러 분야에 있어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노조가 없는 게임사도 많은 만큼, 게임사들의 고용불안정은 해결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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