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재수생’ 제이오, 공모가 52% 할인 승부수 통할까 [공모꾼]
2차전지용 탄소나노튜브 제조사, 작년 철회 후 재도전
공모가·규모 모두 축소…시장친화적 ‘반값 할인’ 제시
탄소튜브 신사업 매출 기여 낮아…실적은 뒷걸음 중
‘-꾼’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입니다. ‘공모꾼’은 공모주에 진심인 투자자분들께 예비 상장사 정보와 한 주간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을 전합니다. 기업공개(IPO) 일정부터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한 실적·밸류에이션 분석까지. 매주 토요일, 공모주 투자에 꼭 필요한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2차전지용 탄소나노튜브 제조업체 제이오가 공모가를 대폭 할인해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작년 11월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잠정 중단한 제이오는 당초 목표했던 공모가와 공모 규모의 절반 수준까지 낮춰 IPO(기업공개)에 나선다. 공모가가 저렴해진데다 상장 직후 유통 물량도 낮아지면서 일반 청약에서 개인들의 투자 매력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오는 지난 1~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확정 공모가는 오는 6일 공시될 예정이다. 작년 11월 최초 도전 당시 수요예측 흥행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제이오는 같은해 12월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재도전에 나섰다. 제이오의 공모 구조는 어떻게 변했을까.
당초 제이오는 총 819만7100주(신주 600만주, 구주 219만7100주)를 모집할 예정이었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5000원~1만8000원을 제시했다. 목표 공모 금액은 1230억~1475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998억~5998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결국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는 판단에 상장을 잠정 중단했다.
최초 도전 당시 제이오에 대한 기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2차전지 소재기업이라는 성장 잠재력은 인정받았지만 본업인 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욱이 매출 비중이 낮은 탄소나노튜브 신사업을 중심으로 밸류에이션을 제시해 ‘고평가’ 논란도 제기됐다. 제이오로서는 절치부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재도전에 임하면서 제이오는 눈높이를 대폭 낮췄다. 희망 공모가는 1만~1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기존 대비 상단은 27.78%, 하단은 33.33% 낮아진 가격이다. 공모 주식 수도 400만주로 절반 이상 낮췄다. 공모가와 공모 주식 수가 모두 줄어들며 공모 금액도 400억~52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상장 직후 유통물량도 35.52%에서 24.56%로 낮췄다.
신사업의 낮은 매출 기여도에 대한 지적을 고려해 할인율은 기존 대비 높였다. 제이오는 탄소나노튜브 사업의 2025년 현금흐름 예상치를 기반으로 한 ‘EV/EBITDA’ 방법을 사용해 기업가치와 공모가 밴드를 도출했는데, 추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에 적용하는 연 할인율은 20%에서 30%로 높였다.
특히 주당 평가가액에 반영하는 할인율은 기존 24.26~36.88%에서 38.57~52.75%로 상향했다. 지난해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 중 할인율 하단이 50%를 넘은 곳은 티쓰리엔터(57.84%), 유일로보틱스(54.06%), 대명에너지(51.44%) 등 세 곳 뿐이었다. 제이오 측은 “2차전지 산업의 특성, 시장상황을 고려해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낮은 신사업 비중·적자 행진은 아쉬워
제이오는 1994년 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을 기반으로 설립된 회사다. 탄소나노튜브 시장엔 2003년 뛰어들어 최근 2차전지 소재(도전재) 부문에서 매출을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적 기여도는 미미하다. 2022년 3분기말 기준 매출 기여도는 플랜트 엔지니어링이 85.3%, 탄소나노튜브 부문이 14.7% 수준이다.
2021년부터 적자 행진도 지속되고 있다. 제이오는 2021년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5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2021년 순손실은 1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매출은 481억원을 냈지만 영업손실 34억원, 당기순손실 74억원을 기록 중이다. 플랜트 부문에서 프로젝트 수주 증가로 외주공사비가 늘어난 탓이다.
한유건 KB증권 연구원은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플랜트엔지니어링 부문은 다양한 분야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과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어 기술력은 검증됐다. 탄소나노튜브 영역도 2차전지 도전재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면서도 “원자재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변동성 심화, 플랜트 부문의 실적 악화가 지속된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짚었다.
정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비교 기업에 천보, 일진머티리얼즈, 코스모신소재가 거론됐지만 일진머티리얼즈는 동박 사업을, 코스모신소재는 양극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영업환경과 성장성에 일부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적정 시가총액 산정에 추정 EBITDA가 할인 적용됐다는 점, TWCNT 및 MWCNT 양산 업체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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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2차전지용 탄소나노튜브 제조업체 제이오가 공모가를 대폭 할인해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작년 11월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잠정 중단한 제이오는 당초 목표했던 공모가와 공모 규모의 절반 수준까지 낮춰 IPO(기업공개)에 나선다. 공모가가 저렴해진데다 상장 직후 유통 물량도 낮아지면서 일반 청약에서 개인들의 투자 매력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오는 지난 1~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확정 공모가는 오는 6일 공시될 예정이다. 작년 11월 최초 도전 당시 수요예측 흥행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제이오는 같은해 12월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재도전에 나섰다. 제이오의 공모 구조는 어떻게 변했을까.
당초 제이오는 총 819만7100주(신주 600만주, 구주 219만7100주)를 모집할 예정이었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5000원~1만8000원을 제시했다. 목표 공모 금액은 1230억~1475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998억~5998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결국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는 판단에 상장을 잠정 중단했다.
최초 도전 당시 제이오에 대한 기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2차전지 소재기업이라는 성장 잠재력은 인정받았지만 본업인 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욱이 매출 비중이 낮은 탄소나노튜브 신사업을 중심으로 밸류에이션을 제시해 ‘고평가’ 논란도 제기됐다. 제이오로서는 절치부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재도전에 임하면서 제이오는 눈높이를 대폭 낮췄다. 희망 공모가는 1만~1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기존 대비 상단은 27.78%, 하단은 33.33% 낮아진 가격이다. 공모 주식 수도 400만주로 절반 이상 낮췄다. 공모가와 공모 주식 수가 모두 줄어들며 공모 금액도 400억~52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상장 직후 유통물량도 35.52%에서 24.56%로 낮췄다.
신사업의 낮은 매출 기여도에 대한 지적을 고려해 할인율은 기존 대비 높였다. 제이오는 탄소나노튜브 사업의 2025년 현금흐름 예상치를 기반으로 한 ‘EV/EBITDA’ 방법을 사용해 기업가치와 공모가 밴드를 도출했는데, 추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에 적용하는 연 할인율은 20%에서 30%로 높였다.
특히 주당 평가가액에 반영하는 할인율은 기존 24.26~36.88%에서 38.57~52.75%로 상향했다. 지난해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 중 할인율 하단이 50%를 넘은 곳은 티쓰리엔터(57.84%), 유일로보틱스(54.06%), 대명에너지(51.44%) 등 세 곳 뿐이었다. 제이오 측은 “2차전지 산업의 특성, 시장상황을 고려해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낮은 신사업 비중·적자 행진은 아쉬워
제이오는 1994년 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을 기반으로 설립된 회사다. 탄소나노튜브 시장엔 2003년 뛰어들어 최근 2차전지 소재(도전재) 부문에서 매출을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적 기여도는 미미하다. 2022년 3분기말 기준 매출 기여도는 플랜트 엔지니어링이 85.3%, 탄소나노튜브 부문이 14.7% 수준이다.
2021년부터 적자 행진도 지속되고 있다. 제이오는 2021년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5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2021년 순손실은 1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매출은 481억원을 냈지만 영업손실 34억원, 당기순손실 74억원을 기록 중이다. 플랜트 부문에서 프로젝트 수주 증가로 외주공사비가 늘어난 탓이다.
한유건 KB증권 연구원은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플랜트엔지니어링 부문은 다양한 분야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과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어 기술력은 검증됐다. 탄소나노튜브 영역도 2차전지 도전재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면서도 “원자재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변동성 심화, 플랜트 부문의 실적 악화가 지속된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짚었다.
정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비교 기업에 천보, 일진머티리얼즈, 코스모신소재가 거론됐지만 일진머티리얼즈는 동박 사업을, 코스모신소재는 양극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영업환경과 성장성에 일부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적정 시가총액 산정에 추정 EBITDA가 할인 적용됐다는 점, TWCNT 및 MWCNT 양산 업체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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