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 가격 10개월째 하락…곡물은 나홀로 상승
FAO, 1월 세계식량가격지수 발표
131.2 기록…전월 대비 0.8% 하락
[이코노미스트 이건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았던 세계 식량 가격이 10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1.2로 전월(132.2)보다 0.8% 하락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0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1월(102.5p)과 비교하면 28%나 높은 수치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 가격 동향을 조사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5개 품목 중 곡물 가격지수만 상승했다. 곡물 가격지수는 전월(147.3)보다 0.1% 상승한 147.4를 기록했다. 호주와 러시아의 생산량 확대로 밀 가격이 떨어졌지만 옥수수와 쌀 가격이 수요 증가에 따라 오르며 상쇄했다.
FAO는 2022~2023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이 27억6370만t으로 2021~2022년도 대비 1.7%(4750만t)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2~2023년도 세계 곡물 소비량은 27억7910만t으로 2021~2022년도 대비 0.7%(190만t)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유지류와 육류, 유제품, 설탕 4개 품목의 가격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월(144.6)보다 2.9% 하락한 140.4다. 팜유는 주요 수입자들이 재고를 다량 확보하며 수요가 둔화해 가격이 하락했다. 유채씨유와 해바라기씨유도 물량이 충분히 공급돼 가격이 낮아졌다.
육류 가격지수는 전월(113.7)보다 0.1% 하락한 113.6이다. 소고기는 호주, 뉴질랜드에서 공급량이 늘어 가격이 내려갔고 돼지고기는 공급이 충분한데다 중국의 수입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해 가격이 하락했다. 가금육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도 수출 가능 물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했다.
유제품은 전월(138.2) 대비 1.4% 하락한 136.2다. 버터는 호주, 뉴질랜드에서 공급이 늘어 가격이 하락했다. 전지분유와 탈지분유도 수요 약화에 따라 가격이 내려갔다. 다만 치즈는 신년 연휴 서유럽에서 외식·소매용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설탕 가격지수는 전월(117.2)보다 1.1% 하락한 115.8이었다. 태국에서 수확이 원활했고 브라질에서 생산 여건이 개선된 것이 주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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