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뽀빠이’의 이유 있는 귀환…2년 만에 화려하게 컴백한 ‘이 치킨’ [브랜도피아]
50년 역사 美패스트푸드 체인점, ‘파파이스(POPEYES)’
2년 만에 국내 재진출 소식에 치킨런 현상까지 발생
원양어업 회사 ‘신라교역’이 사업 다각화 위해 운영
국내서 매장 3곳 운영, 올해 수도권 지역 오픈 예정
BRANDOPIA(브랜드+유토피아).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이상세계, ‘유토피아(Utopia)’를 꿈꾼다. 나만의 현실에서 꿈꾸는 삶을 그대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들도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업계의 최고가 되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유토피아, 브랜도피아 세계를 다뤄본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돌아온 뽀빠이’, ‘치킨런 유발자’, ‘케이준의 원조’. 2년 만에 한국 시장에 화려하게 귀환한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점 ‘파파이스’의 이야기다. 지난 2020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2년여 만에 파파이스가 강남 한복판에 들어온다는 소식에 오픈 당일 오전 8시 전부터 ‘치킨런(치킨+오픈런)’ 광경까지 펼쳐졌다. 파파이스의 철수와 귀환에 담긴 속사정을 파헤쳐봤다.
원양어업 회사가 패스트푸드 회사 운영?…사업 다각화 목적
사실 파파이스의 철수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철저히 계산됐던 행보였다. 2020년 한국 시장 철수와 동시에 브랜드를 새롭게 운영해줄 기업을 찾고 있었는데 새 사업을 찾고 있었던 것. 그런 파파이스와 뜻이 맞았던 곳은 다름 아닌 ‘참치 원양어업’ 회사였다. 바로 파파이스를 한국에 다시 데려온 ‘신라교역’이다.
1967년 섬유가공·수출업으로 출발한 신라교역은 1971년 원양어업에 뛰어들어 세계 선두권 참치 선망업체로 성장했다. 50년간 원양어업 외길을 걸어온 신라교역이 파파이스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원양어업 규제 강화 등 성장 한계를 맞닥뜨리게 되며 사업 다각화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한국 파파이스 관계자는 “사업 확장에 대한 니즈가 있었던 신라교역이 어떤 분야로 진출할지 고민하던 중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것을 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란 생각에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를 선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한국 시장 철수와 동시에 브랜드를 새롭게 운영해줄 기업을 찾고 있었던 파파이스와, 새 사업을 찾던 신라교역과 니즈가 딱 맞아 금방 국내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파이스 운영은 신라교역의 외식 브랜드인 ‘신라다랑원’ 등과 함께 넌럭셔리어스컴퍼니(NLC)라는 외식업 자회사를 설립해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햄버거 시장이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점도 신라교역의 선택 이유 중 하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9년 전만 해도 1조9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햄버거 시장은 2015년 2조3098억원에서 2020년 2조9635억원으로 성장, 올해는 5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패스트푸드’ ‘정크푸드’ 이미지가 강했던 과거와 달리 햄버거가 프리미엄화되고, 전통 버거를 대체할 신규 버거들도 꾸준히 등장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결과다.
50년 전통의 패스트푸드 체인점…5조원 규모 햄버거 시장 노린다
파파이스는 1972년 미국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5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왔다. 설립자 앨 코플랜드는 처음에 미국 남부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요리한 치킨을 판매했었는데, 반응이 좋지 않자 매운맛이 가미된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치킨으로 메뉴를 바꾸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 ‘프렌치 커넥션’의 주인공(Popeye)의 이름을 따서 가게 이름(Popeyes)도 새롭게 짓게 됐다.
이후 파파이스는 뉴올리언스 스타일을 고수하며 1976년 첫 번째 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1985년 500번째(메릴랜드주 랜도버), 2011년 2000번째 매장(테네시주 멤피스)을 오픈했다. 현재는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3900곳이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인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점으로 거듭났다. 파파이스는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고 치킨 샌드위치, 시그니처 치킨, 케이준 라이스, 비스킷 메뉴가 대표적이다.
파파이스가 국내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90년으로, 당시엔 ‘뽀빠이 치킨’이란 이름으로 판매됐으나 매출 부진으로 인해 고작 몇 달 만에 문을 닫았다. 이후 1994년에 대한제당 산하 TS해마로에서 파파이스 브랜드를 들여와 압구정동에 1호점을 내며 국내 시장에 자리 잡았다. 케이준후라이와 비스킷 등으로 인기를 끌며 한때 매장이 200곳이 넘기도 했지만, 치열한 프랜차이즈 경쟁 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점 뺏기기 시작하며 ‘추억의 브랜드’로 잊혀져 갔다.
파파이스의 기반이 된 ‘케이준 문화’는 18세기 루이지애나부터 이어졌다. ‘케이준’은 인디언 말로 아카디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프랑스 이민자의 후손을 뜻하기도 한다. 18세기 후반 영국인들이 캐나다의 아카디아(현 노바스코샤주)를 점령하면서 그곳에 거주하던 프랑스인들이 미국 루이지애나로 강제 이주했고, 아카디안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케이준으로 잘못 전해지며 발생한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쫓겨난 프랑스인들은 야생에서 먹을 것을 찾을 수밖에 없었고, 날 것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를 지우기 위해 허브처럼 강한 향을 발산하는 것들을 곁들어 먹은 것이 특유의 향으로 코를 자극하는 케이준 스타일의 음식이 된 것이다.
국내 재오픈 3일 만에 5000명 방문, ‘치킨 샌드위치’ 새롭게 선보여
파파이스가 재론칭하며 가장 달라진 점은 핵심 메뉴로 2019년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치킨 샌드위치’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치킨 샌드위치는 미국에서 파파이스가 2019년 8월 12일 여름·가을 한정 메뉴로 내놓은 메뉴이다. 당시 현지에서 2주 만에 치킨 물량이 소진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파파이스 치킨 샌드위치는 론칭 이후 한 달 만에 총 5만개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클래식 치킨 샌드위치’, ‘스파이시 치킨 샌드위치’와 함께 한국 한정 메뉴인 ‘디럭스 치킨 샌드위치’, ‘K-치킨 샌드위치’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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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돌아온 뽀빠이’, ‘치킨런 유발자’, ‘케이준의 원조’. 2년 만에 한국 시장에 화려하게 귀환한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점 ‘파파이스’의 이야기다. 지난 2020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2년여 만에 파파이스가 강남 한복판에 들어온다는 소식에 오픈 당일 오전 8시 전부터 ‘치킨런(치킨+오픈런)’ 광경까지 펼쳐졌다. 파파이스의 철수와 귀환에 담긴 속사정을 파헤쳐봤다.
원양어업 회사가 패스트푸드 회사 운영?…사업 다각화 목적
사실 파파이스의 철수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철저히 계산됐던 행보였다. 2020년 한국 시장 철수와 동시에 브랜드를 새롭게 운영해줄 기업을 찾고 있었는데 새 사업을 찾고 있었던 것. 그런 파파이스와 뜻이 맞았던 곳은 다름 아닌 ‘참치 원양어업’ 회사였다. 바로 파파이스를 한국에 다시 데려온 ‘신라교역’이다.
1967년 섬유가공·수출업으로 출발한 신라교역은 1971년 원양어업에 뛰어들어 세계 선두권 참치 선망업체로 성장했다. 50년간 원양어업 외길을 걸어온 신라교역이 파파이스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원양어업 규제 강화 등 성장 한계를 맞닥뜨리게 되며 사업 다각화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한국 파파이스 관계자는 “사업 확장에 대한 니즈가 있었던 신라교역이 어떤 분야로 진출할지 고민하던 중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것을 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란 생각에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를 선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한국 시장 철수와 동시에 브랜드를 새롭게 운영해줄 기업을 찾고 있었던 파파이스와, 새 사업을 찾던 신라교역과 니즈가 딱 맞아 금방 국내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파이스 운영은 신라교역의 외식 브랜드인 ‘신라다랑원’ 등과 함께 넌럭셔리어스컴퍼니(NLC)라는 외식업 자회사를 설립해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햄버거 시장이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점도 신라교역의 선택 이유 중 하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9년 전만 해도 1조9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햄버거 시장은 2015년 2조3098억원에서 2020년 2조9635억원으로 성장, 올해는 5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패스트푸드’ ‘정크푸드’ 이미지가 강했던 과거와 달리 햄버거가 프리미엄화되고, 전통 버거를 대체할 신규 버거들도 꾸준히 등장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결과다.
50년 전통의 패스트푸드 체인점…5조원 규모 햄버거 시장 노린다
파파이스는 1972년 미국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5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왔다. 설립자 앨 코플랜드는 처음에 미국 남부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요리한 치킨을 판매했었는데, 반응이 좋지 않자 매운맛이 가미된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치킨으로 메뉴를 바꾸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 ‘프렌치 커넥션’의 주인공(Popeye)의 이름을 따서 가게 이름(Popeyes)도 새롭게 짓게 됐다.
이후 파파이스는 뉴올리언스 스타일을 고수하며 1976년 첫 번째 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1985년 500번째(메릴랜드주 랜도버), 2011년 2000번째 매장(테네시주 멤피스)을 오픈했다. 현재는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3900곳이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인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점으로 거듭났다. 파파이스는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고 치킨 샌드위치, 시그니처 치킨, 케이준 라이스, 비스킷 메뉴가 대표적이다.
파파이스가 국내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90년으로, 당시엔 ‘뽀빠이 치킨’이란 이름으로 판매됐으나 매출 부진으로 인해 고작 몇 달 만에 문을 닫았다. 이후 1994년에 대한제당 산하 TS해마로에서 파파이스 브랜드를 들여와 압구정동에 1호점을 내며 국내 시장에 자리 잡았다. 케이준후라이와 비스킷 등으로 인기를 끌며 한때 매장이 200곳이 넘기도 했지만, 치열한 프랜차이즈 경쟁 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점 뺏기기 시작하며 ‘추억의 브랜드’로 잊혀져 갔다.
파파이스의 기반이 된 ‘케이준 문화’는 18세기 루이지애나부터 이어졌다. ‘케이준’은 인디언 말로 아카디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프랑스 이민자의 후손을 뜻하기도 한다. 18세기 후반 영국인들이 캐나다의 아카디아(현 노바스코샤주)를 점령하면서 그곳에 거주하던 프랑스인들이 미국 루이지애나로 강제 이주했고, 아카디안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케이준으로 잘못 전해지며 발생한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쫓겨난 프랑스인들은 야생에서 먹을 것을 찾을 수밖에 없었고, 날 것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를 지우기 위해 허브처럼 강한 향을 발산하는 것들을 곁들어 먹은 것이 특유의 향으로 코를 자극하는 케이준 스타일의 음식이 된 것이다.
국내 재오픈 3일 만에 5000명 방문, ‘치킨 샌드위치’ 새롭게 선보여
파파이스가 재론칭하며 가장 달라진 점은 핵심 메뉴로 2019년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치킨 샌드위치’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치킨 샌드위치는 미국에서 파파이스가 2019년 8월 12일 여름·가을 한정 메뉴로 내놓은 메뉴이다. 당시 현지에서 2주 만에 치킨 물량이 소진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파파이스 치킨 샌드위치는 론칭 이후 한 달 만에 총 5만개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클래식 치킨 샌드위치’, ‘스파이시 치킨 샌드위치’와 함께 한국 한정 메뉴인 ‘디럭스 치킨 샌드위치’, ‘K-치킨 샌드위치’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한편 파파이스는 현재 국내에서 매장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구로디지털단지점과 강남점을 오픈했고, 올해 1월 화곡점 문을 열었다. 올해 중으로는 경기도 성남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 매장을 오픈할 것으로 보이고 지방의 경우 추후 5대 광역시(대전, 대구, 부산, 광주, 울산) 위주로 오픈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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