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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대신 내 드릴게요”…집주인의 눈물 흐른다

역전세 이어 역월세까지…계약서 양식 공유도
올해 아파트 입주 늘어…전세시장 하락세 지속 우려


사진은 서울의 한 부동산.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다운 기자] #. 전세로 살고 있는 A씨는 최근 전세 계약 만기 3개월을 앞두고 집주인에게 역(逆)월세 제안을 받았다. 단지 내 전세 거래 가격이 1억5000만원 이상 하락한 상황인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더 내줄 돈은 없으니 대신 그 차익만큼 대출 이자를 내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12일 아파트 실거래가 조회 서비스 호갱노노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전국에서 발생한 아파트 역전세 사례는 2만7928건으로 나타났다. 3개월 내 역전세 최다 발생 지역은 경기도(1만 526건)였다. 뒤를 이어 서울(5139건), 인천(2345건), 부산(1628건), 대구(1337건) 순이었다.

역전세란 주택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진 것을 뜻한다.

이러다보니 임대 시장에서는 내려간 만큼의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집주인들이 오히려 세입자한테 이자분 만큼의 돈을 매달 주는 '역월세'까지도 나타나는 형편이다.

세입자들은 더 싼 전세집을 찾아 이사를 할지, 역월세를 하더라도 기존 집에 머무를지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역월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깡통전세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집값이 전세값보다 떨어지면 위험할 것” “이자 외에 보증보험료 등도 집주인에게 요구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 누리꾼은 “보증금 차액을 돌려주지 못하는 임대인은 대부분 자금 사정이 나쁜 한계 임대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임대인은 시간을 미룬다고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역전세, 역월세 계약에 필요한 계약서 양식도 공유되고 있다.

이 같은 전세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와 내년 아파트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입주할 공동주택 입주물량은 44만3000가구로 전년도(33만7천44가구)보다 31.4% 증가할 예정이다. 2024년에는 35만3000가구가 입주해 올해보다 20.3% 줄어들 전망이다.

2년간 입주할 공동주택 물량은 총 79만6000가구로 직전 2년치(63만3천가구) 입주물량에 비해 26% 늘어나는 셈이다.

2년치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25만8000가구가 예정돼 있다. 이어 인천(8만676가구), 대구(6만4천가구), 서울(6만2000가구), 충남(5만659가구), 부산(4만596가구) 등이다.

서울에서는 올해 3만3천가구, 내년 2만9천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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