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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vs 변동금리’ 어떤 게 유리할까[부채도사]

고정금리 선호 높아졌지만…시장에선 금리 인하 기대감 형성 중
연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나올 수도
변동금리 선택해야 금리 인하 시 혜택 볼 수 있어

서울 시내에 시중은행 ATM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대출은 동지도 적도 아니다.” 한 은행원의 말입니다. 가계부채는 1870조원을 넘었고, 가계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할 때입니다. 기사로 풀어내지 못한 부채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부채도사’에서 전합니다. [편집자주]

지금 대출을 받는다면 고정금리가 유리할까, 변동금리가 유리할까. 최근 이자 부담 증가에 고정금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긴 하지만,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것을 보면 변동금리가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자칫 장기간 이자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시장금리를 한 번 보자. 은행의 예금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현재 3.5%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초와 비교해 0.5%포인트 떨어졌다.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은 이달 3일에 3.889%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4.156%로 다시 올랐다. 앞으로도 이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 예상된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21일 5.467%까지 치솟은 바 있다. 그때와 비교하면 시장금리는 빠르게 떨어져 왔다. 

이런 현상은 왜 발생하고 있을까.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지난 1월까지 계속 올랐는데도 시장금리는 반대로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 금리 표지판. 금리 연 6%대 정기예금을 내놨던 저축은행들도 이제는 연 4%대 금리로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은은 올해 1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50%로 올렸다. 7회 연속 금리 인상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융사끼리 급전을 빌릴 때 적용하는 1일물 콜금리 등 단기 시장금리가 바로 상승한다. 이에 대출 금리 및 장기 시장금리 상승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더 이상 한은이 금리를 높이지 못하고, 연내에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채권 금리가 더 내리기 전에 채권 매수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며 금리 인하를 부추길 수 있다. 

이렇게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은행에서는 좀 더 저렴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예적금 금리와 대출 금리가 인하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대출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은행 간 금리 경쟁을 못 하도록 막은 점도 앞으로 대출 금리가 더 오르기 어려운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에서 연 5%대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훨씬 불리하게 된다. 금리 하락의 혜택을 피해 가는 선택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을 장기간 감당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무역적자 해소도 쉽지 않다.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중이다. 여기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같은 결정이 나오면 급격한 경기 침체(하드랜딩)를 만날 수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 속도를 조절한 것에 이어 동결과 인하 시점을 고민할 때가 왔다는 신호다.  

지금은 은행 고객 10명 중 4명이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말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가계대출을 받은 고객 10명 중 6명은 연 4~6%미만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2021년 2월엔 대출자의 10명 중 8명이 연 3%대 미만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자산가격이나 금리 수준은 너무 오르면 제자리를 찾아가기 마련이다. 지금은 경기 침체라는 혼란이 물가만 아니라 금리도 낮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금리가 중장기적으로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면, 대출 금리도 과거 수준을 향해 간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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