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0원 혁명’ 미샤가 돌아왔다…화장품·핸드백 들고 ‘중저가 시장’ 정조준
[족쇄 풀린 ‘왕년★’]③ 서영필 앱솔루트밸류 대표
2021년 ‘시니피에’, 지난해 ‘바이옴 액티베이트’ 론칭
제품력, 가성비 앞세운 브랜드…복귀에 엇갈리는 시선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미샤’의 성공 신화를 이끈 서영필 전 에이블씨엔씨 회장이 화장품과 가방 사업 등으로 유통업계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 전 회장이 로드숍 화장품 경쟁 심화로 지난 2017년 자신이 보유한 에이블씨엔씨의 지분을 사모펀드에 모두 매각한 후 업계를 떠난 지 약 5년 만이다. 화장품 업계에서 한차례 ‘대박’을 터트렸던 서 전 회장이 또 한 번 대박 신화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가 화장품으로 대박…화장품·핸드백으로 두 번째 도전
브랜드 ‘바이옴 액티베이트’는 생태계를 뜻하는 ‘바이옴’과 활성화시킨다는 의미의 ‘액티베이트’를 합친 것으로 피부 생태계에 유효한 도움을 줘,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 강화시킨다는 의미를 담았다. 브랜드 슬로건은 ‘피부 생태를 연구하는 바이옴 액티베이트’다.
바이옴 액티베이트는 제품력과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바이옴 액티베이트 온라인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의 가격대는 3200~7800원으로 형성돼 있다. 정가는 7000~3만8000원이지만 온라인몰에서 대폭 할인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에센스, 앰플 등 기초화장품뿐 아니라 립스틱, 섀도 등 색조화장품과 메이크업 아이템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는 과거 미샤가 선보였던 ‘3300원 중저가 화장품’을 떠올리게 한다. 섬유유연제 제조업체 피죤의 생활용품 연구원 출신인 서 대표는 높은 제품력의 합리적인 가격대 화장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으로 지난 2002년 이화여자대 앞에 미샤 첫 오프라인 직영점을 열었다. 이후 오픈 2년 만에 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시켰고, 2012년에는 단일 브랜드로 매출 4500억원을 돌파하며 화장품 브랜드숍 1위를 기록,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에 이어 업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미샤의 성장을 견인한 제품으로는 수입 화장품과 비교품평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와 ‘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이 꼽힌다. 이들 제품은 출시 1년여 만에 각각 100만병 이상 팔리며 밀리언셀러 제품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2014년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국내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은 업계 경쟁 과열과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에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며 타격을 입은 뒤 힘을 잃어갔다. 이러한 배경 속에 서 대표는 2017년 4월 자신이 보유한 에이블씨엔씨 지분 전량(25.53%)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1882억원에 매각하고 화장품 업계를 떠났다.
이후 서 대표는 4년여 만에 핸드백 브랜드 ‘시니피에’ 론칭 소식과 함께 다시 업계로 돌아왔다. 업계에 따르면 서 대표는 2018년 서울 종로구 구기동 부지(447.06㎡·135평)를 본인 명의로 사들여 2020년 지상 5층 규모의 사옥을 짓고 신사업을 준비했다. 2020년 5월엔 ‘앱솔루트밸류’의 대표이사로 취임해 회사를 운영해 오고 있다.
서 대표는 지난 2006년에도 한차례 가방 사업을 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006년 주총에서 정관에 가방 사업을 추가하고 ‘엘트리’라는 브랜드로 핸드백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시니피에는 서 대표의 핸드백 사업 재도전인 셈이다.
시니피에 역시 제품력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브랜드다. 100% 천연가죽과 고급원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가격은 온라인몰에서 정가 48만~57만원의 가방이 18만~22만원대의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 12조…‘온라인화’에 방점
서 대표는 미샤 때의 경험을 살려 신규 사업들의 방점을 ‘온라인화’에 두고 업계에서의 존재감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달라진 시장 상황에 맞춰 온라인 판매 채널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키우겠단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에이블씨엔씨를 창업하고 미샤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던 2000년도와 지금을 비교하면 화장품 시장은 훨씬 더 자본주의화 됐고, 특정 판매 채널이나 브랜드 등에 집중화되는 등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미샤의 모태였던 화장품 온라인 쇼핑몰 ‘뷰티넷’ 때의 추억을 되살려 새로운 사업을 재미있게 전개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은 12조2070억원으로 2018년 9조8521억원에 비해 23% 성장했다. 지난 2019년엔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서며 시장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에 로드숍에서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고 구매했던 때와 달리 최근엔 유튜브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올라오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를 참고해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자신의 SNS에 “미샤를 온라인 판매했을 때에는 어느 정도 브랜드 충성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아도 제품이 좋으면 입소문을 타 대박이 나기도 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소비 성향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적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오프라인 화장품 시장 규모는 엔데믹 시대가 오면서 점점 더 축소될 것으로, 온라인몰을 통한 화장품 사업이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성장과 한계를 모두 경험한 서 대표가 온라인 쪽으로 신사업을 시작한 만큼 괄목할만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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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화장품으로 대박…화장품·핸드백으로 두 번째 도전
업계에 따르면 서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화장품 브랜드 ‘바이옴 액티베이트’(BIOME ACTIVATE)를, 2021년 9월에는 핸드백 브랜드 ‘시니피에’를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두 브랜드의 운영사는 ‘앱솔루트밸류’로 서 전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의 복귀는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다. 서 대표가 화장품 업계를 떠나고 몇 년 뒤 업계에서는 그가 미샤 창업 멤버들과 조그만 사무실에 모여 제2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려왔다. 그는 경업금지 기간인 5년이 지난 시점에 거짓말처럼 같은 업종, 저렴한 화장품이라는 비슷한 콘셉트를 들고 시장에 복귀했다.브랜드 ‘바이옴 액티베이트’는 생태계를 뜻하는 ‘바이옴’과 활성화시킨다는 의미의 ‘액티베이트’를 합친 것으로 피부 생태계에 유효한 도움을 줘,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 강화시킨다는 의미를 담았다. 브랜드 슬로건은 ‘피부 생태를 연구하는 바이옴 액티베이트’다.
바이옴 액티베이트는 제품력과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바이옴 액티베이트 온라인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의 가격대는 3200~7800원으로 형성돼 있다. 정가는 7000~3만8000원이지만 온라인몰에서 대폭 할인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에센스, 앰플 등 기초화장품뿐 아니라 립스틱, 섀도 등 색조화장품과 메이크업 아이템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는 과거 미샤가 선보였던 ‘3300원 중저가 화장품’을 떠올리게 한다. 섬유유연제 제조업체 피죤의 생활용품 연구원 출신인 서 대표는 높은 제품력의 합리적인 가격대 화장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으로 지난 2002년 이화여자대 앞에 미샤 첫 오프라인 직영점을 열었다. 이후 오픈 2년 만에 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시켰고, 2012년에는 단일 브랜드로 매출 4500억원을 돌파하며 화장품 브랜드숍 1위를 기록,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에 이어 업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미샤의 성장을 견인한 제품으로는 수입 화장품과 비교품평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와 ‘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이 꼽힌다. 이들 제품은 출시 1년여 만에 각각 100만병 이상 팔리며 밀리언셀러 제품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2014년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국내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은 업계 경쟁 과열과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에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며 타격을 입은 뒤 힘을 잃어갔다. 이러한 배경 속에 서 대표는 2017년 4월 자신이 보유한 에이블씨엔씨 지분 전량(25.53%)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1882억원에 매각하고 화장품 업계를 떠났다.
이후 서 대표는 4년여 만에 핸드백 브랜드 ‘시니피에’ 론칭 소식과 함께 다시 업계로 돌아왔다. 업계에 따르면 서 대표는 2018년 서울 종로구 구기동 부지(447.06㎡·135평)를 본인 명의로 사들여 2020년 지상 5층 규모의 사옥을 짓고 신사업을 준비했다. 2020년 5월엔 ‘앱솔루트밸류’의 대표이사로 취임해 회사를 운영해 오고 있다.
서 대표는 지난 2006년에도 한차례 가방 사업을 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006년 주총에서 정관에 가방 사업을 추가하고 ‘엘트리’라는 브랜드로 핸드백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시니피에는 서 대표의 핸드백 사업 재도전인 셈이다.
시니피에 역시 제품력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브랜드다. 100% 천연가죽과 고급원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가격은 온라인몰에서 정가 48만~57만원의 가방이 18만~22만원대의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 12조…‘온라인화’에 방점
서 대표는 미샤 때의 경험을 살려 신규 사업들의 방점을 ‘온라인화’에 두고 업계에서의 존재감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달라진 시장 상황에 맞춰 온라인 판매 채널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키우겠단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에이블씨엔씨를 창업하고 미샤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던 2000년도와 지금을 비교하면 화장품 시장은 훨씬 더 자본주의화 됐고, 특정 판매 채널이나 브랜드 등에 집중화되는 등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미샤의 모태였던 화장품 온라인 쇼핑몰 ‘뷰티넷’ 때의 추억을 되살려 새로운 사업을 재미있게 전개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은 12조2070억원으로 2018년 9조8521억원에 비해 23% 성장했다. 지난 2019년엔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서며 시장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에 로드숍에서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고 구매했던 때와 달리 최근엔 유튜브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올라오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를 참고해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자신의 SNS에 “미샤를 온라인 판매했을 때에는 어느 정도 브랜드 충성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아도 제품이 좋으면 입소문을 타 대박이 나기도 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소비 성향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적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오프라인 화장품 시장 규모는 엔데믹 시대가 오면서 점점 더 축소될 것으로, 온라인몰을 통한 화장품 사업이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성장과 한계를 모두 경험한 서 대표가 온라인 쪽으로 신사업을 시작한 만큼 괄목할만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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