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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개국공신’의 컴백홈...티몬, 인터파크 품고 ‘G마켓 신화’ 잇는다

[족쇄 풀린 ‘왕년★’]④ 구영배 큐텐 대표
'겸업 금지조항' 풀리자마자...'네이버,쿠팡에 도전장' 
국내 넘어 전세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지향

구영배 큐텐 대표가 이커머스기업 티몬을 품은 데 이어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까지 안고 제2 도약을 준비 중이다. [사진 큐텐,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온라인쇼핑 중개플랫폼(오픈마켓) 개국공신이자 한때 세계 최대 기업 이베이까지 두 손 들게 했던 구영배 큐텐 대표이사가 돌아왔다. 지난해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까지 국내 굵직한 이커머스 기업들을 인수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구 대표는 1세대 이커머스로 꼽히는 티몬과 인터파크의 커머스 부문을 품고 ‘제2의 도약’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G마켓 신화로도 유명한 그의 움직임에 이커머스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구영배, 그는 누구? 'G마켓 성공 신화' 이룬 인물

2010년 설립한 큐텐을 키우는 데 주력했던 구 대표가 지난해부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배경에는 미국 이베이와 맺었던 계약상 겸업 금지 족쇄가 풀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2000년대 G마켓의 성공 신화를 쓴 입지적인 인물로 유명하다. 2000년 당시 G마켓의 전신인 인터파크구스닥에서 상무 직급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이후 2001년 인터파크구스닥의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발을 디뎠다.

그는 이후 2003년 인터파크구스닥의 이름을 G마켓으로 바꾸고 ‘오픈마켓’ 형식의 사업방식을 도입, 경쟁력을 강화했다. 쇼핑몰 방식이 아니라 판매자가 자유롭게 물건을 팔 수 있는 이전에 없던 상거래 개념이다. 그 결과 G마켓은 2004년 매월 매출 성장률 200%를 기록할 정도의 굵직한 성과를 냈다. G마켓은 2005년 거래액 1조원 돌파, 국내 최대 온라인 오픈마켓 강자로 거듭나는 한편 2006년에는 나스닥에도 상장했다. 

구 대표는 이후 2008년 이베이에 인터파크 자회사인 G마켓을 매각했다. 매각 당시 최대 10년 동안 국내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겸업 금지’ 조항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기간에 국내 시장 재진출 기회를 엿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티몬과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 인수에 앞서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 매각 당시 신세계와 함께 큐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처럼 구 대표가 국내 이커머스 기업을 호시탐탐 노리는 이유는 바로 ‘아시아 시장 유통 통합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이베이와 함께 설립한 글로벌 이커머스 업체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일본 등에서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에선 1위 사업자이다. 하지만 나머지 진출 국가에선 ‘빅3’ 안에 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 싱가포르 물류센터. [사진 큐텐]

자회사에는 물류회사 큐익스프레스도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물류 대행을 표방하며 17개국에 지사를 갖추고 있는 큐익스프레스는 국내 이커머스 판매자들이 주요 고객이다. 국내 판매자들을 확보해야만 아시아 시장 선두주자로 거듭날 수 있다. 실제 전세계에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에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0년 22조원 규모였던 국내 이커머스 시장 매출액은 2020년 100조원을 돌파, 올해에는 15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굵직한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 SSG닷컴, 네이버 등은 전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있는 플랫폼 사업자로 손꼽힌다. 쿠팡 역시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미국,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까지 커버하는 ‘아시아 통합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시너지 효과 창출에 집중...'아시아 통합 플랫폼' 지향 

이들을 제치고 성장하면 전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날거란 게 구 대표의 생각이다. 구 대표는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며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지금 당장은 티몬과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티몬은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인프라를 활용, 물류·플랫폼 등 기존 티몬 사업에 힘을 줄 예정이다. 국내를 포함해 11개국 19곳에 물류센터를 보유한 큐텐의 물류시스템과 티몬이 10년 이상 쌓아온 커머스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 판매자 제품을 동남아·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해 온라인 유통 채널망을 전세계적으로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인터파크 역시 국내 셀러 제품을 큐텐의 유통망을 활용해 동남아 등의 해외 시장 등 판매처를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과거 굵직한 성과를 보여온 구 대표가 등판하면 그간 시장에서 장기적인 비전과 가능성을 인정 받지 못한 이들 기업이 새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기업은 수익성 개선과 외형 확대가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실제 티몬은 매년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 확대 폭을 키우고 있다. 매출은 2019년 1721억원, 2020년 1512억원, 2021년 1290억원으로 해마다 줄었다. 수익성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2020년 631억원, 2021년 7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에 티몬의 경우 큐텐에 인수되기 전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기도 했다.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의 실적 역시 부진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93억2856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7%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엔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 성장세가 둔화된 데다 금리 인상과 국제 경제 악화 등으로 유통업계를 둘러싼 업황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진두지휘하던 10년 전과는 시장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신세계가 지마켓을 인수하면서 현재 네이버-쿠팡-신세계 3각 체제로 재편됐다. 

하지만 티몬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거래액 기준 4%대, 인터파크는 1%대로 두 기업을 합쳐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각 기업들은 신규 고객 유입과 충성 고객층을 단단히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생존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티몬 인수를 시작으로 인터파크 쇼핑부문까지 인수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과연 10년 전과 같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상황을 이커머스 상황을 뒤집을만한 혁신이 나올지, 또다시 G마켓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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