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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욱號’ 이마트24, 굴욕 벗었다…아픈 손가락서 ‘효자’로 거듭날까

지난해 사상 첫 연간 흑자...편의점 진출 9년 만
신세계 대표 적자 계열사, 매년 점포 수 확대
'빅3' 점포수 1만개 돌파...점포수·경쟁력 강화 '과제'

이마트24 매장 전경. [사진 이마트24]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편의점 이마트24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3년 12월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이후 편의점업계에 진출한 지 9년 만이다.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이후 빠르게 외형을 확장해오며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이뤄내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그룹 내 ‘아픈손가락’이었던 편의점부문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효자’로 부상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상 첫 연간 흑자...외형확대 전략 주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비 6억원 증가한 –2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전년비 103억원 증가한 68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며 사상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2013년 편의점 위드미를 인수하며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다. 조건 없이 영업일수와 영업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가맹 모델로 가맹점 확보에 나서 주목을 받았지만, 손익분기점(BEP) 달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동안 신세계의 대표 적자 계열사로 꼽혀왔다.

그러나 2019년부터 업계 최초로 와인 주류특화매장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년 점포수를 늘려가면서 외형 확대를 본격화했다. 그 결과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2017년 2652개, 2018년 3707개, 2019년 4488개, 2020년 5169개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보다 508개 늘어난 6365개의 점포를 열며, 전국 매장 6000개점을 돌파했다. 해외점포의 경우 현재 말레이시아 35점, 싱가포르 2점을 오픈했으며 이외 다양한 해외 국가로의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각 점포의 매출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0년 10월 취임한 김장욱 대표는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가맹점 상생 전략을 펼쳤다. 실제 이마트24는 다양한 게임, 패션업계 등 다양한 업태와의 이색적인 컬래버레이션 마케팅과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실적 강세가 두드러진 이유는 편의점업황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모든 유통업태 중 객단가가 가장 낮다. 대개 유통 수요가 감소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만 편의점은 객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가격 인상이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김장욱 이마트24 대표이사. [사진 이마트24]

김장욱號 전략 통했다...점포 수·상품 경쟁력 강화는 '과제'

업계에선 취임 3년차를 맞은 김장욱 이마트24 대표의 전략이 이제야 통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장욱 대표는 서울 출신으로 UC버클리대학교에서 경영학 과정을 수료한 후 2012년 SK플래닛에 입사했다. 이후 신세계그룹으로 옮겨 신세계그룹 전략실 부사장과 신세계 I&C 대표를 역임한 이후 2020년부터 이마트24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당분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나갈 계획이다. 올해도 상품·마케팅·점포개발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는 한편, 혁신적인 모바일앱을 통해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디지털 혁신에도 방점을 둔다. 이마트24는 모바일, 3D, 빅데이터 등 ICT기술을 접목해 고객 편의를 높이고, 점포 경영주에게는 효율적인 매장운영을, 본사 임직원에게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보다 스마트한 업무환경을 구축해 성과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해나갈 방침이다. 

다만 편의점업계 빅3 구도가 굳건한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점포 수와 PB상품 등 경쟁력을 더욱 키워나가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편의점 업계 빅3로 꼽히는 CU와 GS25,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는 이마트24를 월등히 앞선다. 지난해 기준 CU 1만6789개, GS25 1만6448개, 세븐일레븐의 경우 미니스톱을 품으면서 점포가 1만3000여개로 늘어났다. 

여기에 2021년 편의점 점포 근접 출자 제한을 골자로 한 편의점 자율규약도 3년 연장됐다. 2018년 12월 처음 제정돼 3년간 시행 중인 자율규약은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 제한’ 기준인 50~100m 내 신규 출점을 제한하고 있다. 편의점 매장 수를 무자비하게 확대할 수 없는데다 기존 가맹점의 이탈을 막고 가맹점 재계약 여부에 따라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경우 매장 수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며 “편의점 본사는 가맹점 이탈을 막으면서 경쟁사의 핵심 매장을 가져와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편의점 업계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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