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기대감에 올랐던 LG전자 주가…“AI 성과가 좌우”
- [엔비디아가 그리는 로봇 제국, LG가 만든다]⑤
엔비디아 협력 기대는 이미 주가에 반영
AI 성과 확인 땐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LG그룹이 엔비디아와 손잡고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 미래 모빌리티 등 ‘피지컬 AI’ 분야 전방위 협력에 나서면서 AI 시대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은 양사의 협력이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LG의 중장기 성장축을 바꿀 수 있을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다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런 엔비디아 협력 ‘기대감’을 넘어 실제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협력 발표만으로 높아진 기업가치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고, 향후 수주 확대와 매출 성장, 수익성 개선이 확인돼야 주가도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분기 최대 영업이익에도 주가는 급락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와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는 엔비디아와의 AI 협력 확대 기대감에 주목받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냉각 솔루션과 로봇, 자율주행, AI 데이터센터 등 피지컬 AI 핵심 분야에서 엔비디아와의 AI 동맹이 부각되며 대표 수혜주로 꼽혔다.
다만 주가는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하고 최근 한 달 동안 크게 하락한 모습이다. LG전자 주가는 지난 6월 2일 장중 39만25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차익실현과 국내 증시 변동성이 겹치면서 최근에는 19만원대로 내려앉았다. AI 투자 심리에 힘입어 빠르게 높아졌던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하락한 모습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AI 사업으로 연결되는 기업 실적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최근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에서 매출 23조8297억원, 영업이익 1조57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성과로 AI 인프라 확대와 생활가전 경쟁력이 동시에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일회성으로 보지 않는다. 하반기에도 예상보다 견조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근거는 유럽 폭염에 따른 에어컨 판매 호조다. 여기에 상반기 확보한 대규모 칠러(냉각시스템) 수주가 본격적으로 매출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수혜가 실적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냉각 기술이 필수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안정적인 냉각 시스템 수요 또한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LG전자는 가정용 에어컨을 넘어 기업간거래(B2B)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존에 2027년 하반기로 예상했던 HVAC 사업 매출 1조원 돌파 시점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주가 상승 속도 역시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AI 신사업 구체화로 주가 상승 동력”
시장 관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엔비디아가 추진하는 피지컬 AI 생태계는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까지 확장되고 있다. LG 역시 로봇과 모빌리티, 전장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양사의 협력 범위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로봇 사업은 아직 실적 기여도가 크지 않지만 향후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로 평가받는다. 실제 사업 성과가 확인될 경우 시장은 단순 가전업체가 아닌 AI 플랫폼 기업으로 LG전자의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보증권은 최근 LG전자 목표주가를 35만원으로 제시하며 엔비디아와의 피지컬 AI, AI 인프라, 미래 모빌리티 전반에 걸친 협력이 중장기 기업가치 상승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변동성에도 국내 IT 대형주 가운데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로봇 사업 확대가 확인되면 2027년 실적 성장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도 LG전자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제시하면서 실적으로 주가 하방을 방어하고 있고 특히 “로보틱스, AI 데이터센터향 칠러 등 고성장 신사업을 육성하고 있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증권가에서는 현재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AI 데이터센터향 쿨링 시스템과 로보틱스 등 신사업이 구체화되면서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LG전자는 홈·제조 영역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하는 등 로봇 학습 데이터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향후 빅테크 기업과 협력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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