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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전 노리는 틸론…상장 직후 '절반'은 유통가능 [공모꾼]

2000년 설립, 가상PC·클라우드 전문기업
희망밴드 2만5000~3만원…예심 보다 낮춰
상장일 유통가능 물량 57%…보호예수 낮아
공모자금 20%는 차입금 상환에 활용

‘-꾼’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입니다. ‘공모꾼’은 공모주에 진심인 투자자분들께 예비 상장사 정보와 한 주간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을 전합니다. 기업공개(IPO) 일정부터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한 실적·밸류에이션 분석까지. 매주 토요일, 공모주 투자에 꼭 필요한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편집자주]


틸론의 가상데스크톱 솔루션 '디스테이션(Dstation)' 내 링커(Linker) [사진 틸론]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코넥스 상장사 틸론이 코스닥 이전 상장에 도전한다. 상장예비심사 청구 당시보다 희망 공모가 밴드를 낮춰 시장 친화적인 가격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상장 직후 전체 주식 수의 57% 가량이 즉시 유통이 가능해 ‘따상’은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온다. 아직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 했다는 점, 공모자금의 20%가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틸론은 이번 IPO(기업공개)에서 총 60만주를 신주모집 100%로 공모한다. 오는 3월 7~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3월 13~14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대표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틸론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5000~3만원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공모금액은 150억~180억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545억~1854억원이다. 구주매출 없이 신주모집 100%로 자금을 조달해 공모금 전체가 틸론으로 유입된다. 

틸론은 2000년 설립된 가상 데스크톱(PC) 기반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지난 2015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가상PC 솔루션 ‘디스테이션(Dstation)’과 이의 클라우드 버전 ‘엘클라우드(Elcloud)’를 주요 제품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엔 메타버스 오피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유사기업으로는 엠로(058970), 아이퀘스트(262840), 위세아이텍(065370), 플래티어(367000), 비즈니스온(138580) 등 5개사를 선정했다.

예심 대비 공모가 하향, 코넥스서 38% 급등

당초 틸론은 예비심사에서 주당 공모가격을 3만~3만6000원으로 적었지만, 증권신고서에선 밴드 상단과 하단을 모두 20%씩 낮췄다. 코스닥 이전 상장 계획을 밝힌 지난해 10월 이후 코넥스 시장에서 틸론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공모가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틸론 주가는 상장예심 통과일인 지난 9일 이후 1만4400원에서 2만원으로 38.89% 급등했다. 지난 21일엔 2만1650원까지 오르며 희망밴드 하단의 15%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IPO 시장에선 공모가를 낮춰 상장한 기업들이 상장 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을 달성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해 들어 꿈비(407400), 스튜디오미르(408900), 오브젠(417860), 미래반도체(254490), 이노진(344860) 등 5개 종목이 따상에 성공했다. 특히 이노진은 틸론과 마찬가지로 코넼스에서 이전 상장했다는 점에서 틸론의 흥행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노진은 지난 20일 코스닥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30%(1800원) 오른 7800원에 마감했다. 4거래일만에 주가가 30.17% 다시 내리면서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지만, 공모가(3000원) 대비로는 여전히 87.67%의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틸론 역시 눈높이를 낮춰 이전 상장에 도전하는 만큼 수요예측 흥행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자본잠식은 벗어났지만…실적 악화 우려

다만 회사의 실적은 아직까지 안정화되지 못 했다. 지난 2020년 47억원 수준이던 영업손실은 2021년 13억원, 작년 3분기 누적 10억원으로 감소하며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2021년까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으나 지난해 3분기 우선주 일부를 보통주로 전환해 자본잠식은 해소된 상태다. 

부진한 실적 탓에 틸론은 기술성장특례 트랙을 이용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틸론의 가상화 데스크톱 기술은 이크레더블과 나이스디앤비로부터 각각 A와 BBB 등급을 받아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국내 시장에 매출이 한정적이라는 점도 우려 요소다. 틸론의 최근 3년간 매출 중 국내 시장 매출 비중은 99.9%로 사실상 해외 매출이 전무하다. 회사 관계자는 “데스크톱 가상화 솔루션 사업의 경우 국가별로 시행되고 있는 법률 및 규제의 차이로 해외 진출에 불리한 산업적 특성이 있다”며 “미국, 일본 등 해외 진출 계획을 마련하고 있으나 가시적인 매출은 없다”고 설명했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 비중이 절반 이상에 달한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있다. 틸론은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 598만1645주 중 56.99%인 340만9196주에는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아 상장 직후 매도가 가능하다. 앞서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한 이노진의 유통가능 비율이 42%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틸론의 따상은 힘들 거란 분석도 있다. 

공모자금의 일부가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틸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 139억원, 장기차입금 43억원 등 총 182억원 규모 차입금을 보유 중이다. 틸론은 공모가 하단 기준 공모자금 146억원의 약 20%인 29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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