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을 운영하는 메타가 챗GPT 시대에 맞춰 새로운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프로그램 공개를 예고했다. 회사는 이미 숱하게 나온 거대 AI 모델과의 차별점으로 ‘적은 용량’과 ‘개방성’을 꼽았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대규모 AI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LLM)을 개발자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LM은 챗GPT와 같은 ‘대답하는 인공지능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GPT를 자사 검색 사이트 빙(Bing)에 탑재한 바 있다. 구글 역시 LLM을 기반으로 AI 언어 프로그램인 ‘람다’와 새 검색 엔진 ‘바드’를 선보였다. 메타가 신규 생성형 AI 서비스의 출시를 예고한 배경으론 빅테크의 이 같은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기술 활용 추세가 꼽힌다.

메타는 신규 언어프로그램에 ‘라마’(LLaMA·Large Language Model Meta AI)란 이름을 붙여 공개할 계획이다. 과학자·엔지니어가 AI 응용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라마를 비영리적 라이선스로 제공할 방침이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해당 프로그램의 라이선스를 MS에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있고, 구글 역시 람다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메타의 라마 공개 방침이 이례적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저커버그 CEO는 “LLM은 텍스트 생성·대화·문서 요약에서부터 수학 정리·단백질 구조 예측과 같은 더 복잡한 작업에 이르기까지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메타는 개방적인 연구 모델에 전념하고 있고, 새로운 모델을 AI 연구 커뮤니티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가 공개를 예고한 언어 프로그램은 매개변수(파라미터·Parameter)가 70억개부터 650억개까지 다양하다. 인간의 사고 과정을 구현하는 AI 개발 영역에선 매개변수는 ‘시냅스’(Synapse)에 해당한다. 시냅스는 사람의 뇌에서 뉴런과 뉴런을 연결한다. 시냅스가 인간의 정보 전달망이라면, AI에겐 매개변수가 그 역할을 하는 구조다.

메타의 라마가 650개 매개변수를 갖춰도 이는 챗GPT에 적용된 GPT-3.5보다 적다. 오픈AI는 1750억개 매개변수를 갖춘 GPT-3에 초거대 언어모델(LLP)을 더한 GPT-3.5를 기반으로 챗GPT 서비스를 제작했다.

메타가 공개할 람다가 이미 나온 챗GPT보다 매개변수가 적은 셈이다. 메타는 다만 람다가 다른 모델과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매개변수가 적은 대신 용량이 다른 모델 대비 10분의 1 수준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 때문에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용 기기에도 자사 모델을 활용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저커버그 CEO는 “더 큰 모델들이 능력을 확장해왔지만, 운영 비용이 많았다”며 “람다는 다른 모델보다 훨씬 적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며, 라틴어와 키릴 문자에 기반한 20개 언어로 구동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수석 소프트웨어 분석가는 “메타의 오늘 발표는 미래 제품에 구현할 수 있도록 생성 AI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단계로 보인다”며 “메타가 아직 생성 AI에 대한 경험이 적지만, 이는 향후 미래 사업에 분명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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