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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 유의성’ 놓친 오스코텍…“美 희귀의약품 신청 예정대로” [임상이몽]

올해 상반기 중 CSR 수령
“임상 디자인 변경 안해”

임상으로 울고 웃은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번 주 임상이몽의 주인공은 ‘오스코텍’입니다. [편집자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오스코텍 본사 [사진 선모은 기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혈액 1마이크로리터(μL)에는 15만개에서 40만개의 혈소판이 있습니다. 혈소판은 우리 몸을 돌며 혈액을 응고시킵니다. 그러나 면역 기능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혈소판을 공격하는 항체가 만들어지면 혈소판은 파괴됩니다.

혈소판의 수가 줄어들면 혈액이 잘 응고되지 않습니다. 상처에서 피가 난 이후 멈추지 않는 질환으로는 ‘혈우병’이 유명하지요. 혈액이 잘 응고하지 않는 질환이 또 있습니다. 혈소판의 수가 줄어들어 나타나는 질환인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ITP·Immune thrombocytopenia)입니다.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환자들은 피부나 조직에 비정상적 출혈이 발생합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멍이 자주, 쉽게 들기도 합니다. 상처에 피가 맺히면 멎지 않고, 한번 발생한 출혈은 오래 지속됩니다. 여성은 월경 기간이 길어지거나 양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드물게 뇌출혈, 두통,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오스코텍은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SYK 선택적 저해제인 ‘세비도플레닙’으로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세비도플레닙의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론부터 보자면, 오스코텍은 이번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스코텍은 61명의 임상 참여자를 모아 미국과 유럽 등 5개 국가의 32개 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했습니다. 혈소판의 수가 매우 적은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환자가 대상이었습니다. 임상 참여자를 여러 그룹으로 나눠, 12주 동안 세비도플레닙 200㎎과 400㎎, 가짜약(위약)을 각각 투여했습니다. 이후 4주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했고, 혈소판의 수가 증가하는지 살폈습니다.

임상의 우선적 목표(1차 평가지표)는 세비도플레닙을 투여한 환자들의 혈소판 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반응률)이었습니다. 임상 결과, 세비도플레닙을 200㎎ 투여한 환자들의 반응률은 46.2%, 400㎎을 투여한 환자들의 반응률은 63.6%로 나타냈습니다.

문제는 가짜약을 투여한 환자들의 반응률도 33.3%를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세비도플레닙을 투여한 환자들의 반응률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입니다. 실제 세비도플레닙을 200㎎ 투여한 환자들의 p값(p-value)은 가짜약을 먹은 환자들 대비 0.504를 기록했습니다. 400㎎을 투여한 환자들의 p값도 0.151를 나타냈습니다.

p값은 임상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약물이 효과가 있다고 ‘우연히’ 발견될 확률을 말합니다. p값이 0.05보다 높으면 약물이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스코텍은 이번 임상에서 약물의 효과와 통계적 유의성을 모두 입증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것입니다.

오스코텍은 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을까요. 회사에 따르면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은 환자마다 혈소판 수의 등락이 심합니다. 실제 가짜약을 투여한 한 환자의 증상이 크게 개선됐고, 이는 임상 결과를 도출하는 데 변수가 됐습니다.

오스코텍은 임상의 크기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 측은 “가짜약을 투여한 환자들의 수가 세비도플레닙을 투여한 환자군보다 작아, (가짜약 투여군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할 만한 크기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오스코텍은 이번 임상 결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세비도플레닙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약물을 투여한 환자들의 증상이 개선됐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임상 디자인을 변경하지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세비도플레닙 임상 2상의 구체적인 결과를 오는 6월 열리는 유럽혈액학회에서 공개합니다. 결과보고서(CSR)는 올해 상반기 수령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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