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빚내서 집 두채”…초저금리 베팅한 청년들, 빚의 늪으로[부채도사]
- 대출 가진 19~39세 청년 평균 부채, 1억1511만원
코로나 유동성 확대 후 적극적 빚투 시작

#직장인 A(36)씨는 2년 전 결혼을 하면서 경기도 성남의 20평대 아파트 한 채를 아내 명의로 구매했다. A씨는 본인 명의로도 노원구에 아파트 한 채가 있다. 그 아파트는 최근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했다. 금리 상승으로 원리금이 한 달에만 300만원 넘게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A씨는 ‘부동산이 투자의 성공 지름길’이라고 믿고 적극적으로 부채를 늘려 부동산을 매입한 청년 중 한 명이다. 2~3년 전만 해도 주택담보대출을 연 2%초반 금리로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본인의 연봉으로 원리금 상환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A씨처럼 많은 2030세대들이 코로나 펜데믹 이후 부채 확대에 적극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9년 이후 미국으로부터 시작한 초저금리 시대가 한국에서도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낮은 금리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코로네 펜데믹에서 유동성 확대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한국은행이 ‘제로금리 시대’의 마침표를 찍고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제 대출 금리는 보통 연 5%에 달한다. 금리 변화로 인해 2~3년 사이 빚투(빚내서 투자)를 한 청년들의 빚 부담은 갑자기 커졌다.

특히 A씨처럼 청년 가구 중 결혼한 부부가구의 부채 잔액은 2021년에 평균 1억4220만원으로, 2016년의 4464만원보다 3.2배 증가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부채 잔액 증가율은 2017년부터 가팔라졌다. 청년가구 중 부채를 보유한 비율은 2021년 전체의 73.45%까지 올라왔다. 2016년에는 65.87%였다. 코로나 펜데믹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주식이 오르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부채 증가를 만들었다.
저금리 지속할 것이란 희망에 베팅한 2030세대
이런 현상은 ‘금리’에 대한 오판에서 비롯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낮은 금리가 단기간에 오를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 이는 한국은행의 고위 관계자도 “처음 보는 현상”이라고 할 정도로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금리가 빠르게 오를 것을 예상했다면 빚을 늘리지도, 변동금리로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빚투를 한 청년들은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금리보다 더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 과감하게 대출을 늘렸다. ‘저금리’에 베팅한 셈이다.

“투자는 필수 아닌 선택” 금리 이해도 높여야
해결 방법은 우선적으로는 ‘버티기’에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식의 전환’이다. 신용대출이나 전세대출은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줄이는 게 답이 될 수 있다. 주담대는 연체를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특례보금자리론 등 고정금리 상품이나 청년들을 위한 이자 감면과 같은 금융지원정책을 이용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빚투로 인한 고통의 기간은 부동산 시장 회복기까지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 시장 사이클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기준금리 인하와 총부채원리금상환율(DSR) 완화가 나오면 부동산 경기 회복의 신호탄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집값 하락을 놔두기 힘든 정부가 DSR 규제를 풀면 시중에 자금이 많아지면서 집값 상승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물가를 생각한다면 올해 정부가 DSR을 풀기가 쉽지 않을 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청년들이 금융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빚이 부의 확대와 계층이동의 사다리라는 생각이 꼭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투자는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도 조언했다. 금리에 대한 이해 또한 자산을 지키는 필수 항목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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