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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오케이 받은 곳이 없다"..높아진 증권신고서 문턱

올해 신규상장사 14개사 모두 정정 거쳐
한주라이트메탈·미래반도체는 ‘3차례 정정’
수요예측 앞둔 틸론·블루포인트도 못 피해
깐깐해진 금감원 심사…“투자자 보호차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3월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던 틸론과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 신고서 정정 기간을 고려하면 3월 상장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연초부터 이어진 공모주 훈풍에 증권신고서 제출 기업이 늘자, 금감원의 심사도 보다 깐깐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14개 기업 모두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최초 제출한 증권신고서로 상장 레이스를 완주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오브젠(417860), 삼기이브이(419050), 스튜디오미르(408900), 꿈비(407400), 샌즈랩(411080), 이노진(344860), 나노팀(417010), #자람테크놀로지, 금양(001570)그린파워 등 9곳은 1차 정정으로 끝났으나 티이엠씨(425040), 제이오(418550), 바이오인프라(199730)는 2차 정정을 거쳐야 했다. 

증권신고서를 3번이나 고친 곳도 한주라이트메탈(198940), 미래반도체(254490) 등 2곳에 달했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지난해 11월 증권신고서를 최초 제출했으나 12월에만 세 번에 걸쳐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미래반도체 역시 지난해 12월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올해 1월까지 증권신고서를 3차례 정정했다.

증권신고서는 예비 상장사의 사업내용과 실적, 공모 방식 등을 모두 담은 보고서로, 사실상 증시 입성을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통한다.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통과해야 효력이 발생하는데, 이를 거쳐야만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납입을 완료하고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예정일을 받게 되면 최종 상장이 가능해지는 구조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거나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않았거나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이때 정정요구를 받으면 기존의 증권신고서는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정정신고서 제출 전까지 증권의 공모절차를 밟을 수 없게 된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주식시장 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경우 15영업일이 지나야 효력이 생긴다. 이 기간만큼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일정도 함께 밀리는 경우가 많다. 

“투자자 오해 우려” 금감원 정정 요구

이달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던 틸론과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증권신고서 정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들 기업에 금감원이 신고서 정정 요청을 하면서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경우 지난해 12월 최초 제출 이후 이미 2차례에 걸쳐 자진 정정을 하며 신중을 기했으나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피하지 못 했다. 

금감원은 틸론 측에 매출 부문의 세부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증권신고서에서 틸론은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으로 각각 99억5800만원, 185억8700만원을 제시했는데, 일각에서 틸론이 최근 3년간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도한 추정치라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틸론 측은 “신기술 분야 기술특례 상장이다보니 향후 매출추정치 등에서 보다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받았다”고 설명했다. 

틸론은 2000년 설립된 가상 데스크톱(PC) 기반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지난 2015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가상PC 솔루션 ‘디스테이션(Dstation)’과 이의 클라우드 버전 ‘엘클라우드(Elcloud)’를 주요 제품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엔 메타버스 오피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역시 AC(액셀러레이터) 업계에 대한 부연 설명을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블루포인트는 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일반 투자자의 가독성 및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자진 정정했으나, 기존 업종과 달리 재무 및 경영 건전성 평가방식에 대해서도 의문점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측은 “금감원의 정정신고 요구로 상장일정을 연기하게 됐다”며 “빠른 시일 내에 시장의 이해를 돕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세부적인 내용을 추가해 기재 정정한 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당 평가가액 산정 근거가 부실하거나, 기존사업과 무관한 사업 진출 등 투자자의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정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기업의 가치평가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거나 신규사업 진출, 투자결정의 배경 등을 보완하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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