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직전 주식 48억원 어치 처분한 SVB 회장 ‘논란’
자본 조달 방침 알고 매각 계획했다면 문제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해당 은행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사태 직전에 자신의 보유 지분을 대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간) SVB 공시 자료를 인용해 그레그 베커 회장 겸 CEO가 지난 달 27일 모회사 SVB 파이낸셜 주식 1만2451주를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주식의 가치는 약 360만달러로 한화 약 48억원에 달한다.
베커 회장의 주식 매각 시점은 SVB 파산이 공식 발표되기 11일 전이다. 그는 지난 1월 26일 금융당국에 지분 매각 계획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주식 매각 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할 당시 SVB 자본 조달 방침을 인지했는지 여부를 질의했지만, 베커로부터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SVB 측도 이 같은 질문에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가 이 같은 질의를 한 것은 SVB 파산 사태의 시발점이 된 것이 은행 측 자금 조달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지난주 SVB가 주주들에게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자본 조달 계획이 담긴 서한을 발송한 뒤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고,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도 벌어졌다.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댄 테일러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SVB가 자본 조달 계획을 논의하고 있었을 때 베커가 지분 매각 계획을 보고했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베커 회장이 내부자 거래 방지를 위해 임직원 지분 매각 시 정해진 날짜에 거래하도록 한 규정을 지켰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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