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상속 분쟁서 ‘갑툭튀' 블루런벤처스, 투자바스켓 보니
故 구본무 회장 맏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 개입설
신재생에너지부터 AI, 반려동물, 인테리어 등 다양
IPO 대어 포트폴리오도 몇몇…경영난 스타트업 일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지 기자] 장자승계 원칙으로 경영권 분쟁과는 거리가 멀었던 LG그릅에서 상속 분쟁이 터진 가운데 한 투자사가 거론되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LG그룹 맏사위 윤관 대표가 활동하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블루런벤처스다.
뒤늦은 상속 분쟁에 재계 일각에선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구광모 LG그룹 회장 여동생)의 남편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소송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블루런벤처스의 투자 포트폴리오 일부가 유동성 위기에 놓이며 윤 대표 측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발생한 사태라는 것.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블루런벤처스는 일찍이 국내외 투자로 상당한 차익을 남긴데다 현재 보유한 국내 포트폴리오 중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회사를 비롯해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성장성 측면에서 투자한 일부 스타트업의 경우 자금난을 겪고는 있지만,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있어 극에 달한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LG 상속 분쟁서 ‘갑툭튀’한 이 투자사
16일 LG그룹 등에 따르면 구광모 LG 대표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 구연경(LG복지재단 대표)·구연수 씨는 최근 구 대표를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이 없지만 사실상 상속 효과를 보유한 사람에 대해 진정한 상속인이 상속 효과를 회복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쉽게 말해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구 회장 별세 이후 5개월간 상속 비율에 대해 가족 간 합의가 이뤄졌었다’는 LG 측 입장과 ‘상속 절차상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 여사·구 자매 측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갑자기 툭 튀어나온(갑툭튀) 회사가 한 곳 있다. 구연경 대표의 남편인 윤관 씨가 공동 창업 파트너 및 글로벌 공동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투자사 ‘블루런벤처스’다.
핀란드 노키아가 설립한 노키아벤처파트너스를 모태로 하는 블루런벤처스는 미국 간편 결제 플랫폼 ‘페이팔’에 초기 투자했고, 실시간 교통 상황 안내 회사 ‘웨이즈’를 지난 2013년 구글에 매각, 20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이름을 알렸다.
블루런벤처스는 지난 2010년부터 BRV 로터스 펀드를 앞세워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직방과 오늘의집, 번개장터, 에코프로GEM,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쓱(SSG)닷컴, 그린랩스, 넥스트챕터, 슈퍼메이커스, 핏펫, 네오사피엔스 등이 있다.
초대박 포트폴리오 속 고민거리도
일각에선 블루런벤처스의 일부 포트폴리오사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한 탓에 윤 대표가 소송전에 개입했다고 주장하지만, IB 업계에선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미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과 게임 개발사 ‘엔터메이트’ 엑시트(투자금 회수)로 상당한 차익을 남긴 이력이 있고, 현재 보유 중인 포트폴리오사들도 IPO 대어로 꼽히는 등 유망하기 때문이다.
블루런벤처스의 포트폴리오 중 엑시트 기대감이 큰 곳으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쓱닷컴이 꼽힌다. 블루런벤처스는 양극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생산 계열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초기 투자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달 중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연내 공모를 마칠 계획으로 알려졌다. 올해의 코스닥 대어로 꼽히는 만큼, 블루런벤처스가 이를 통해 수 천억 원 이상의 차익을 남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쟁력 확보 및 수익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며 IPO를 준비하는 쓱(SSG)닷컴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블루런벤처스는 지난 2018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함께 쓱닷컴에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쓱닷컴은 지난 2021년 총거래액(GMV) 5조 1600억 원의 목표를 달성하며 주식매수청구권 조항을 충족한 상태다.
블루런벤처스는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도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회사는 지난해 2월 인공지능(AI) 음성 합성 기술 개발사 네오사피엔스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주도했다. 네오사피엔스는 AI 가상인간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서비스 ‘타입캐스트’를 출시한 곳으로, 100만 명 이상의 누적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유동성 위기로 윤 대표의 고민을 키우는 포트폴리오사도 있다. 우선 국내 농업기술(애그테크) 스타트업 그린랩스는 자금난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약 170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지 1년 만이다. 채권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농산물 도매 유통 시장에서 수백억 원대의 미수 채권이 발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블루런벤처스는 창업자 지분을 차등 감자하는 조건으로 스카이레이크와 함께 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나, 기존 주주사들과 세부조건을 두고 치열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늦은 상속 분쟁에 재계 일각에선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구광모 LG그룹 회장 여동생)의 남편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소송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블루런벤처스의 투자 포트폴리오 일부가 유동성 위기에 놓이며 윤 대표 측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발생한 사태라는 것.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블루런벤처스는 일찍이 국내외 투자로 상당한 차익을 남긴데다 현재 보유한 국내 포트폴리오 중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회사를 비롯해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성장성 측면에서 투자한 일부 스타트업의 경우 자금난을 겪고는 있지만,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있어 극에 달한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LG 상속 분쟁서 ‘갑툭튀’한 이 투자사
16일 LG그룹 등에 따르면 구광모 LG 대표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 구연경(LG복지재단 대표)·구연수 씨는 최근 구 대표를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이 없지만 사실상 상속 효과를 보유한 사람에 대해 진정한 상속인이 상속 효과를 회복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쉽게 말해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구 회장 별세 이후 5개월간 상속 비율에 대해 가족 간 합의가 이뤄졌었다’는 LG 측 입장과 ‘상속 절차상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 여사·구 자매 측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갑자기 툭 튀어나온(갑툭튀) 회사가 한 곳 있다. 구연경 대표의 남편인 윤관 씨가 공동 창업 파트너 및 글로벌 공동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투자사 ‘블루런벤처스’다.
핀란드 노키아가 설립한 노키아벤처파트너스를 모태로 하는 블루런벤처스는 미국 간편 결제 플랫폼 ‘페이팔’에 초기 투자했고, 실시간 교통 상황 안내 회사 ‘웨이즈’를 지난 2013년 구글에 매각, 20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이름을 알렸다.
블루런벤처스는 지난 2010년부터 BRV 로터스 펀드를 앞세워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직방과 오늘의집, 번개장터, 에코프로GEM,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쓱(SSG)닷컴, 그린랩스, 넥스트챕터, 슈퍼메이커스, 핏펫, 네오사피엔스 등이 있다.
초대박 포트폴리오 속 고민거리도
일각에선 블루런벤처스의 일부 포트폴리오사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한 탓에 윤 대표가 소송전에 개입했다고 주장하지만, IB 업계에선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미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과 게임 개발사 ‘엔터메이트’ 엑시트(투자금 회수)로 상당한 차익을 남긴 이력이 있고, 현재 보유 중인 포트폴리오사들도 IPO 대어로 꼽히는 등 유망하기 때문이다.
블루런벤처스의 포트폴리오 중 엑시트 기대감이 큰 곳으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쓱닷컴이 꼽힌다. 블루런벤처스는 양극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생산 계열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초기 투자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달 중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연내 공모를 마칠 계획으로 알려졌다. 올해의 코스닥 대어로 꼽히는 만큼, 블루런벤처스가 이를 통해 수 천억 원 이상의 차익을 남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쟁력 확보 및 수익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며 IPO를 준비하는 쓱(SSG)닷컴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블루런벤처스는 지난 2018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함께 쓱닷컴에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쓱닷컴은 지난 2021년 총거래액(GMV) 5조 1600억 원의 목표를 달성하며 주식매수청구권 조항을 충족한 상태다.
블루런벤처스는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도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회사는 지난해 2월 인공지능(AI) 음성 합성 기술 개발사 네오사피엔스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주도했다. 네오사피엔스는 AI 가상인간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서비스 ‘타입캐스트’를 출시한 곳으로, 100만 명 이상의 누적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유동성 위기로 윤 대표의 고민을 키우는 포트폴리오사도 있다. 우선 국내 농업기술(애그테크) 스타트업 그린랩스는 자금난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약 170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지 1년 만이다. 채권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농산물 도매 유통 시장에서 수백억 원대의 미수 채권이 발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블루런벤처스는 창업자 지분을 차등 감자하는 조건으로 스카이레이크와 함께 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나, 기존 주주사들과 세부조건을 두고 치열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김천 묘광 연화지, 침수 해결하고 야경 명소로 새단장
2"겨울왕국이 현실로?" 영양 자작나무숲이 보내는 순백의 초대
3현대차 월드랠리팀, ‘2024 WRC’ 드라이버 부문 첫 우승
4'1억 4천만원' 비트코인이 무려 33만개...하루 7000억 수익 '잭팟'
5이스타항공 누적 탑승객 600만명↑...LCC 중 최단 기록
6북한군 500명 사망...우크라 매체 '러시아 쿠르스크, 스톰섀도 미사일 공격'
7“쿠팡의 폭주 멈춰야”...서울 도심서 택배노동자 집회
8다시 만난 ‘정의선·도요타 아키오’...日 WRC 현장서 대면
9 신원식 “트럼프, 尹대통령에 취임 전 만나자고 3~4차례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