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쇼크…美 3월 FOMC, 기준금리 인상 멈출까
21~22일 연방준비제도 금리 회의
시장에선 연준 빅스텝 가능성 없다고 봐
ECB는 최근 빅스텝 단행…연준도 ‘0.25%p’ 인상 전망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얼마나 인상할지 여부를 두고 시장이 안갯속 행보 중이다. 미국과 유럽의 은행들이 갑작스럽게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높게 점쳐졌던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동결을 예상하는 분석도 있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로 연준이 강도만 조절한 가운데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월가, SVB 파산 후 3월 빅스텝 가능성 78%→0%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오는 21~22일(현지시간) FOMC에서 3월 금리 결정을 내린다. 기존에 시장에는 연준이 빅스텝을 결정해 물가에 대응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본 전망은 지난 8일에만 해도 78.6%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13일에 가서 이 가능성은 0%로 아예 사라졌다.
미국 중위권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급작스럽게 파산했고, 그 충격파로 미국 내 다른 은행들의 신용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유럽 크레딧스위스(CS)에 위기가 발생하며 금융 불안이 고조되자 미 연준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란 전망이 높아졌다.
빅스텝 가능성이 한 때 높아졌던 이유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3월 7일(현지 시각) 상원의회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력하게 나왔다”며 “최종 금리 수준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당시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도 강조해 시장은 ‘3월 빅스텝’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후 SVB 뱅크런에 따른 파산 사태 후 시그니처은행 영업정지 등 지방은행으로 위기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빅스텝이 나올 경우 미국 중소 은행들의 줄도산을 유발할 수 있어 강한 긴축이 어렵다는 시장의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현재 시카고상업거래소 페드워치도 연준이 3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확률을 74.5%로 높게 보고 있다.
美 소비자물가 상승률 6%대…연준 위원 고민↑
미국 중위권 은행 파산이라는 금융 충격파 외에도 미국 물가가 잡히기 시작했다는 점도 연준의 긴축 강도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노동부가 지난 14일(현지 시간)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해 1월의 6.4%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CPI는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3월에는 5%대로 떨어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노무라증권은 3월 미 연준이 금리 인하를, 골드만삭스는 금리 동결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 인상 여파가 최근 나타난 만큼 금융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준의 정책전환(피봇, Pivot)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시장의 목소리는 연준이 금리 동결보다는 지난 1월과 마찬가지로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먼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인 2%보다 높은 수준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5.5%를 기록해 금리를 동결할 때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근원물가는 1월에도 5.6%를 기록한 바 있어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미 고용지표도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2월 미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31만1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22만5000건을 웃돌았다. 실업률은 3.6%로 54년 만에 가장 낮았던 전달의 3.4%와 비슷했다.
특히 스위스계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우려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빅스텝을 단행한 점도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물가 안정과 금융시스템 안정은 상충 관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미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기준금리는 4.75%~5.00%로 높아진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3.50%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월 FOMC에서는 피봇 기대감을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은행 시스템 신뢰와 신속 대응방침을 강조하는 한편 0.25%포인트 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메세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의 금융 취약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라 최종금리 예상치는 낮아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SVB, 시그니처 은행, 실버게이트 은행이 연이어 파산했고 CS의 유동성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위원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며 “미국 최종금리 눈높이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월가, SVB 파산 후 3월 빅스텝 가능성 78%→0%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오는 21~22일(현지시간) FOMC에서 3월 금리 결정을 내린다. 기존에 시장에는 연준이 빅스텝을 결정해 물가에 대응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본 전망은 지난 8일에만 해도 78.6%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13일에 가서 이 가능성은 0%로 아예 사라졌다.
미국 중위권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급작스럽게 파산했고, 그 충격파로 미국 내 다른 은행들의 신용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유럽 크레딧스위스(CS)에 위기가 발생하며 금융 불안이 고조되자 미 연준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란 전망이 높아졌다.
빅스텝 가능성이 한 때 높아졌던 이유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3월 7일(현지 시각) 상원의회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력하게 나왔다”며 “최종 금리 수준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당시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도 강조해 시장은 ‘3월 빅스텝’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후 SVB 뱅크런에 따른 파산 사태 후 시그니처은행 영업정지 등 지방은행으로 위기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빅스텝이 나올 경우 미국 중소 은행들의 줄도산을 유발할 수 있어 강한 긴축이 어렵다는 시장의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현재 시카고상업거래소 페드워치도 연준이 3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확률을 74.5%로 높게 보고 있다.
美 소비자물가 상승률 6%대…연준 위원 고민↑
미국 중위권 은행 파산이라는 금융 충격파 외에도 미국 물가가 잡히기 시작했다는 점도 연준의 긴축 강도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노동부가 지난 14일(현지 시간)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해 1월의 6.4%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CPI는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3월에는 5%대로 떨어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노무라증권은 3월 미 연준이 금리 인하를, 골드만삭스는 금리 동결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 인상 여파가 최근 나타난 만큼 금융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준의 정책전환(피봇, Pivot)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시장의 목소리는 연준이 금리 동결보다는 지난 1월과 마찬가지로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먼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인 2%보다 높은 수준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5.5%를 기록해 금리를 동결할 때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근원물가는 1월에도 5.6%를 기록한 바 있어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미 고용지표도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2월 미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31만1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22만5000건을 웃돌았다. 실업률은 3.6%로 54년 만에 가장 낮았던 전달의 3.4%와 비슷했다.
특히 스위스계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우려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빅스텝을 단행한 점도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물가 안정과 금융시스템 안정은 상충 관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미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기준금리는 4.75%~5.00%로 높아진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3.50%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월 FOMC에서는 피봇 기대감을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은행 시스템 신뢰와 신속 대응방침을 강조하는 한편 0.25%포인트 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메세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의 금융 취약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라 최종금리 예상치는 낮아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SVB, 시그니처 은행, 실버게이트 은행이 연이어 파산했고 CS의 유동성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위원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며 “미국 최종금리 눈높이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우리금융, 윤리경영실 본격 가동…고강도 쇄신 나서
2"러 기업들, 무역 결제에 비트코인 사용 시작했다"
3토스증권, 투자 커뮤니티 성장세…최다 관심 종목 ‘엔비디아’
4여자친구 빌리기, 1박 198만원 "한 달에 7~8명 이용…의사·변호사도"
5두나무, 임직원 ESG 캠페인으로 탄소 저감 기여
6로터스자동차코리아·뱅앤올룹슨 연말 특별 프로모션 진행
7미국 변호사가 창업한 AI링고, 법률 번역 기술로 TIPS 선정
8LG엔솔, 미래 배터리 기술 함께 연구할 파트너 찾는다...‘배터리 이노베이션 콘테스트’ 연다
9알레르망, 9년 연속 패션비즈 어워즈 1위…브랜드 파워 입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