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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더 글로리' 약쟁이 빌런, 이사라 그림 가격은?

더글로리 ‘이사라’ 작품 원작자는 추상화 작가, 권현진
이보영 주연 ‘마인’에선 작가 윤진석의 ‘드림캐쳐’ 등장
‘달리와 감자탕’ 속 미술관에는 도예 명장의 ‘조각품’도
적게는 100만원대 부터 많게는 1억5000만원대까지

(위) 김히어라가 직접 그린 그림과 (아래)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된 권현진 작가 작품. [사진 김서현 기자, 김히어라 인스타그램 캡처]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못말리는 약쟁이 화가, 이사라(배우 김히어라)가 그린 그림은 정말 환상 속 작업물일까. 정말로 환영을 그림에 그려낸 듯 몽롱한 형태를 띠지만, 작품을 그려낸 ‘원작자’가 분명히 존재한다. 드라마에 감초 역할로 등장하는 미술작품들의 진짜 정체가 무엇일지 살펴보자.
인기 드라마 속에 등장한 각양각색의 예술작품들. 사진은 왼쪽부터 차례대로 윤진석 작가의 ‘드림캐쳐시계’, 신상호 작가의‘Minhwa Horse’, ‘아프리카’. 아래 사진은 넷플릭스 드라마‘더글로리’에서 출연진들이 작품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사진 윤진석 작가 인스타그램 캡쳐, 608 갤러리, 신상호 studio, 넷플릭스]

케이옥션 3월 경매에 출품된 작품‘Visual Poetry’.‘눈으로 느끼는 시’라는 의미를 지니며 추정가액은 600만원~2500만원이다. [사진 케이옥션]

극 중 이사라의 작품을 그린 원작자는 세계 3대 미술경매인 크리스티 옥션에 작품을 출품할 정도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추상화 작가, 권현진이다. 

권 작가의 그림은 시각의 경계를 소재로 한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표현했다. 작가는 눈에 보이는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눈을 감은 채 빛을 마주했을 때 안구에 맺힌 가상의 환영들에서 영감을 얻는다. 

그의 작품은 오는 29일 진행되는 케이옥션 3월 메이저 경매에도 출품작으로 올라와 있다. 제목은 ‘Visual Poetry’로, ‘눈으로 느끼는 시’라는 의미를 지닌다. 추정가는 600만원~2500만원으로 책정돼 있으며 각각 2017, 2018년 작이다.

이보영, 김서형 주연 드라마 ‘마인’에 등장한 ‘시계작가’ 윤진석의 작품, ‘드림캐쳐시계’. [사진 윤진석 작가 인스타그램, tvN]

 

이보영, 김서형 주연의 드라마 ‘마인’에도 특별한 작품이 등장한다. 마인 15회차에 등장하는 작품은 ‘시계작가’로 불리는 윤진석 작가의 ‘드림캐쳐시계’와 ‘시계뒤가 궁금해!’다. 이보영(서희수역)이 시계 뒷면을 그리는 장애인 예술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쓰였다.

‘시계작가’ 윤진석은 4살 때부터 발달장애를 앓았다. 사회의 시선으로는 그저 집착으로만 여겨지던 시계에 대한 사랑을 그림에 아낌없이 표현하면서, 그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냈다.

드림캐쳐시계 작품을 살펴보면 다채롭고 쨍한 배색을 활용해, 천진난만한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이미지를 풍긴다. 커다란 동그라미 틀 안에 구성된 시계 앞뒷면을 복잡한 구조의 톱니바퀴, 나사들이 빼곡히 채우고 있다. 아래로는 조그만 크기의 시계들이 각기 다른 무늬의 나뭇잎을 매단 채 드림캐쳐 모양을 완성했다.

윤 작가는 해당 작품과 관련해 “좋은 꿈이 깃털을 타고 내려와 잠을 잘 자게 하고, 나쁜 꿈은 틀 안에 걸려주어서 좋은 꿈만 꾸게 해준다는 드림캐쳐 안을 진석이의 시계들로 꾸며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깃털부분은 어릴적 다녀온 장소의 시계(도성상회 빅세일마트)로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윤 작가의 작품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미술인들의 작품 판매를 지원하는 갤러리, ‘딥아트 갤러리’에서 일부 판매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따르면 윤 작가의 ‘소풍 나온 시계들#4’는 180만원, ‘추억속 시계들#4’는 120만원에 가격이 책정돼 있다.

드라마 ‘달리와 감자탕’에 등장하는 도예 명장 신상호 작가의 작품, ‘아프리카’. [사진 신상호 studio, KBS]

드라마 서사가 진행되는 배경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을 선택해, ‘청송미술관’이라는 별도의 공간으로 분할 정도로 미술에 진심이었던 드라마도 있다. 김민재, 박규영 주연의 ‘달리와 감자탕’에는 조각품이 등장한다. 달리의 집무실인 관장실로 가는 복도에 놓여 상당히 여러 차례 노출된 작품으로, 관람객을 똑바로 응시한 채 빤히 노려보는 듯한 얼굴표정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도예계의 이단아’라 불리는 도예 거장 신상호의 작품으로, 제목은 ‘아프리카’다. 신상호 작가는 아프리카, 유럽 등을 돌며 물건을 수집하고, 이로부터 영감을 받아 변화무쌍한 작업을 이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흙을 찬처럼 만들어 잘라 형상을 만들고, 민화의 색과 문양을 옷처럼 입힌 ‘도자 말’은 그를 상징하는 수많은 작품 중 하나다. 재미있는 사실은 말에 ‘칠해진’ 듯한 알록달록한 색감이 ‘구워진’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신 작가는 흙 안료로 작품에 색을 입힌 뒤, 1250도 이상 온도에서 이를 구워냈다. 이와 관련해 “빛에서 태어난 색과 불에서 태어난 색은 다르다”며 “물감이 표현하지 못하는 색도 불에 구우면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영국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과 대영박물관, 프랑스 세브르 국립도자박물관 등 전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서 영구 소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엔틱 판매 및 대여 스토어 ‘608갤러리’에서 신 작가의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적게는 1000만원대, 많게는 1억5000만원대에 가격선이 설정돼 있다. ‘묵시록’은 1억5000만원,샛노란 컬러가 돋보이는 ‘Minhwa Horse’는 15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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