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 하던 韓 TV, 현실은 암울”...LG는 적자 나고, 삼성은 점유율 매해 줄었다
- ['치지직' 위기의 韓 TV] ①
세계 1위 사업에서 매출 하락세 사업으로
‘적자 충격’ LG전자, TV 부문 구조조정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세계 시장을 재패하던 한국 TV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기술력을 앞세운 값비싼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중국의 저가형 TV에 밀려, 일반 가정 TV 시장에서 계속해서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수치적 성적표만 봐도 알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글로벌 TV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크게 뒤바뀌었다.
삼성전자가 3년 전인 2022년 1분기에도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올해 1분기에도 1위를 지켰지만, 수치는 22.5%에서 19.2%대로 뚝 떨어졌다. LG전자 역시 12.6%에서 10.7%로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 LG전자는 TV 관련 사업을 맡은 MS사업본부의 적자까지 맞았다.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MS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 전 사업부 중 유일하게 186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매출액 4조393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13.5% 감소했고, 영업손실 1917억원을 기록했다. 급기야 LG전자는 MS사업본부 내 만 50세 이상 직원과 저성과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했다.
이미 포화상태인 TV 시장의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중국의 저가 TV 브랜드와의 경쟁이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경쟁을 대응하기 위해 판가를 인하했기 때문이다. TV 평균 판매가를 2023년 대비 지난해 3.8% 떨어뜨린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2.5%를 더 낮췄다.

시한부 1위 자리, 삼성전자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불안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성적표도 1위였지만, 중국의 추격으로 곧 2위로 떨어질 일명 ‘시한부 1위 기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2020년에만 해도 글로벌 출하량 점유율 30%를 넘는 굳건한 1등이었다. 하지만 매해 점유율이 떨어지더니, 올해 1분기에는 10%대에 진입했다. TCL의 추격 속도는 빠르다. 2020년 7.4%의 점유율을 기록하던 TCL은 5년 만에 두배 가까운 점유율 확대에 나서더니 LG전자를 꺽고 2순위로 삼성을 바짝 쫓고 있다.
또 대형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OLED)TV 패널 생산 능력이 없는 것도 삼성의 어려움이다. 삼성은 중국의 저가형 제품 경쟁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올레드 TV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중소형 패널을 자체 생산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55인치 이상의 대형 올레드 TV 패널은 LG디스플레이 쪽에서 납품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순위도 밀리고 적자를 기록했지만 차후 삼성이 더 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비교적 고급형부터 보급형까지 폭넓게 제품군을 판매한 삼성은 지금까지 할인을 진행해 마진을 많이 남기지 않더라도 대량을 판매하는 전략을 많이 사용해왔는데 이는 중국의 저가형 제품 경쟁과 계속해서 맞닥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TV의 주요 사업지로 통하는 북미시장에서는 중국 기업 외에도 미국 자체브랜드(PB) 제품이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북미 TV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21.6%로 1위를 차지했는데 미국 기업이 2,3위를 기록하며 위협하고 있다.
이중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건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월마트의 자체 브랜드인 온(onn)TV다. 월마트 온TV는 중국과 대만 등의 제조업체가 생산하면서 삼성TV 제품보다 약 40%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또 월마트는 TV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자, TV사업을 키우우는 전략으로, 북미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TV 브랜드 비지오(Vizio)까지 인수했다. 온TV의 점유율 13%와 비지오 점유율 11.9%가 합쳐지면 25%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게 되는데, 그땐 삼성의 북미 1인자 자리는 바뀌게 된다.
하드웨어 벗어난 OS 사업으로 승부수

업계는 운영체제(OS) 플랫폼과 초프리미엄 TV 시장을 통해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드웨어 경쟁에서는 중국의 저가형 제품에서 밀릴지라도 TV 화면 안에서 실행되는 OS 플랫폼 기술은 삼성과 LG전자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OS 사업은 일회성 판매에 그치는 제품 판매와 달리, OTT와 플랫폼 사업자 등으로부터 광고 비용을 매달 받는 등 연속성있는 수익원이 되기 때문에 삼성과 LG전자가 OS 사업으로 하드웨어에서 밀리는 매출을 채우면 된다는 설명이다.
성적표는 좋다. 삼성전자는 타이젠(Tizen) OS를 운영하고 있고 LG전자는 웹OS를 서비스하고 있는데 삼성은 지난 2021년, LG전자는 지난해에 각각 OS 플랫폼 매출로만 1조원을 돌파했다.
또 아직까지 중소형 저가 제품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중국 제품들과 달리 한국 제품은 고급 기술을 더한 초프리미엄 고가 제품을 강화하며 수익 올리기에 유리하다.
실제 삼성전자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2025 중남미 VD 세미나’를 열어 리얼 퀀텀닷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빛 반사를 줄인 글레어프리 2.0 OLED를 선보이며 고가 제품을 소개했다. LG전자도 최대 4K·144Hz 영상을 손실·지연 없이 전송하는 무선 AV 전송 솔루션 등을 갖춘 올레드TV로 시장을 공략하겠단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프리미엄 시장을 보면 아직까지 삼성과 LG는 굳건하다”며 “삼성은 지난해 기준으로 2500달러(약 360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선 매출액 기준 점유율 49.6%를 차지하며 1위를 지키고 있고 LG전자는 고급형 TV인 올레드 TV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점유율 49.3%를 기록했다. 두 기업 모두 프리미엄 각 시장에서 점유율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만큼 세계 강자 면모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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