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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열렸는데… 제주항공·진에어, ‘돈맥경화’는 심화 [이코노 리포트]

제주항공·진에어, 매출채권 대폭 증가…회전율·일수↑
국제선 수요 증가 등 호재…현금흐름 개선 가능성 높아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 제주항공]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투톱인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받아야 될 외상인 ‘매출채권’의 증가폭이 이를 상회해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부터는 국제선 재개 등 반등 요소가 많은 만큼 현금흐름이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항공의 매출채권회전율은 15.1회로 전년 52.1회 대비 37회 줄었다. 진에어도 같은기간 88.3회에서 17.7회로 대폭 둔화됐다. 

이 영향으로 매출채권회전일수도 제주항공이 7일에서 24.2일로, 진에어가 4.1일에서 20.7일로 느려졌다. 매출채권이 외상매출과 받을 어음 등 ‘외상 판매대금’을 뜻하는 만큼 받아야 할 돈을 제때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매출채권회전율은 매출채권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인 매출로 몇 번이나 전환됐는지는 보여주는 수치다. 매출채권회수기간은 외상 판매대금 등이 매출로 잡히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보여준다. 이들 수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그에 따른 대손발생의 위험이 증가하고 현금흐름 악화 원인이 될 수 있다. 

진에어 B737-800. [사진 진에어]


이처럼 양사의 매출채권회전율과 회전일수가 둔화된 것은 매출채권이 대폭 늘어난 것과 관련이 깊다. 매출채권은 매출과 비례해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양사의 경우 매출 증가폭보다 매출채권 증가분이 월등히 높았다. 매출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재무건전성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친 셈이다.

실제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지난해 69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156.9% 늘어난 수치다. 진에어도 2472억원에서 5934억원으로 140% 증가했다. 이 기간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매출채권은 각각 771%, 1100% 급증했다.

이와 관련 진에어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국제선 수요 회복에 따라 선수금이 2021년 말 대비 약 900% 증가한 약 1360억(2022년말 기준)으로 현금 흐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된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해외 여행 수요 증가로 단가가 높은 국제선 비중이 다시금 늘면서 현금흐름도 상당부분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국제선 여객 수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실시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00만명선이었던 국제선 여객수는 10월 308만명까지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선 1월 462만명, 2월 456만명 등 400만명대를 유지하며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현재 항공사들의 적극적인 증편 계획을 감안하면 올해 여름 국제선 운항은 코로나19 이과 비교해 80%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올해 동남아 등 주력 노선을 중심으로 각각 4대, 2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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