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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4개월, 달라진 세상…빅테크부터 스타트업까지 ‘생성 AI’ 봇물 [기승전-플랫폼]

챗GPT 열풍…구글·MS, 검색·업무 SW에 생성 AI 접목
한국형 GPT 개발도 활발…쏟아지는 스타트업 서비스
네이버·카카오 ‘출격 준비’…한컴도 GPT 접목 시도

‘사람 모인 곳에 돈이 돈다.’ 예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시장 원칙’ 중 하나입니다. 숱한 사례와 경험으로 증명된 이 명료한 문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지금에도 유효한 듯합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스마트폰 등장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현실 공간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갔고, 여전히 돈을 돌게하고 있죠. 기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을 의미하는 ‘플랫폼’은 ICT 시대를 마주하며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서비스가 도달하는 ‘종착역’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매력을 높여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플랫폼 기업의 생리를 ‘경제적 관점’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전, 당신이 머무는 종착역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챗GPT 등장 후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넉 달도 안 됐다. 등장과 동시에 일으킨 열풍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월 사용자는 두 달 만에 1억명을 돌파했다. 국내에서도 3명 중 1명이 사용했단 집계가 나온다. 기술 기업을 표방하는 곳곳에서 대응책을 내놨다. 미국 스타트업 오픈AI(Open AI)가 2022년 11월 30일 본격적으로 시작한 ‘답변하는 인공지능(AI)’ 챗GPT(ChatGPT)가 바꿔놓은 풍경이다.

챗GPT 등장 후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옛 페이스북) 등 빅테크는 물론 네이버·카카오를 비롯한 굴지의 국내 정보기술(IT) 기업까지 AI 기술을 통한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답변을 잘 생성한다는 비교적 단순한 기능의 구현이 거대 기업을 움직이게 했다.

변화는 대기업에 국한돼 나타나지 않았다. 다양한 스타트업도 특유의 유연함을 무기로 ‘챗GPT 시대’에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우리말로 ‘사전 훈련된 생성 변환기’를 뜻하는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기술을 핵심으로 꼽았다. GPT를 자사 플랫폼 서비스에 접목해 서비스 고도화를 이루겠단 취지다.

IT업계 관계자는 챗GPT 등장 후 이뤄지고 있는 기술 변화에 대해 “AI는 서비스·제품의 편의 기능 등을 고도화할 기술로 2010년대 초반이 IT업계 트렌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숱한 기업이 AI 기술을 전면에 내걸어 서비스·제품을 홍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면서도 “AI에 대한 시장의 주목이 시작된 지 10년 정도가 지나자, AI를 전면에 내거는 기조가 바뀌기 시작했다. AI 접목은 이제 서비스·제품 구현의 기본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자체보다 이를 통해 개발된 ‘무엇’을 대외에 알리는 데 집중하던 분위기가 챗GPT 등장 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GPT 접목을 전면에 내거는 식으로 서비스·제품의 고도화를 설명하는 변화가 나타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AI를 전면에 내걸어 자사 서비스의 혁신성을 강조하던 기조가 수그러들다, 챗GPT 등장 후 다시 ‘기술’을 강조하는 접근이 자주 관찰되고 있단 설명이다.

구글·MS·메타, 변화 좇아 ‘잰걸음’

실제로 구글·MS 등은 자사 비전을 설명하거나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 때 ‘챗GPT’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구글은 생성형 AI 기술을 다양한 자사 업무 도구에 적용한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GPT로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콘텐츠·문서 제작을 혁신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구글 클라우드는 업무 도구 모음인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생성형 AI 기능을 접목했다. 챗GPT의 핵심인 문장 생성 기능을 업무 도구에 접목, 사용성을 끌어올리겠단 취지다. 구글은 우선 검증된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G메일·구글독스 등에 접목한 신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독스는 온라인 문서 도구로 출시된 플랫폼으로, 이번 개편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주제를 입력하면 AI가 초안을 작성하는 식의 기능이 추가된다. G메일에선 이메일을 보내기 전 어조 등을 검토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이뤄진다. 이와 함께 그간 주고받은 메일 내용을 AI가 요약하거나, 이를 기반으로 보고용 자료를 생성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발표 자료도 쉽게 제작이 가능하다. 주제에 맞는 이미지를 AI가 생성하는 식으로 발표 자료 제작 업무를 지원한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도 강화했다. 자동완성 기능이 고도화되고, 수식 생성과 상황별 분류 등의 생성형 서비스를 도입해 표 작업에 드는 공을 줄일 수 있다.

버텍스 AI(Vertex AI) 플랫폼에 생성형 AI를 입혀 텍스트와 이미지 제작을 지원하는 기능도 공개했다. 프로그램 개발자는 ▲델 검색 ▲프롬프트 생성 및 수정 ▲자체 데이터 기반 미세 조정 등을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앱)을 배포할 수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생성형 AI 기술을 자사 업무 도구에 적용한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제공 구글 클라우드]

MS도 구글 발표 하루 뒤인 16일 365 코파일럿(Microsoft 365 Copilot)을 내놨다. MS는 오픈AI에 일찍이 투자한 뒤 기술 교류를 밀접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선 챗GPT를 자사 업무 도구에 접목, 생산성을 대폭 높인 지점을 공개했다.

MS는 대형언어모델(LLM)과 비즈니스 데이터·MS 365 애플리케이션(앱)을 결합해 사용자의 창의성·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드·엑셀·파워포인트·아웃룩·팀즈 등 그간 운영한 다양한 업무 플랫폼에 생성형 AI를 접목,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문서 생성·요약 ▲이미지 생성 ▲데이터 정리 등의 기능이 고도화됐다.

MS는 앞서 자사 검색 사이트 빙(Bing)에 챗GPT를 접목한 바 있다. 정보분석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2월 7일 신규 검색 엔진을 공개한 뒤 방문자 수가 15.8% 증가하기는 성과가 나오기도 했다. 세계 검색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구글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인 ‘바드’(Bard)를 지난 21일 출시했다. 미국과 영국에서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MS와 서비스 영역이 다른 메타도 생성형 AI 물결에 올라탔다. 메타는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24일 LLM 모델 ‘라마’ 공개를 예고했다. AI 성능을 가늠하는 지표인 매개변수(파라미터·Parameter)는 70억개부터 650억개까지 다양하다. 챗GPT의 초기 모델의 기반이 된 GPT-3.5의 매개변수는 1750억개로, 람다는 다른 모델 대비 그 수가 적다. 메타는 그런데도 라마가 다른 기업의 모델과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람다의 매개변수가 적지만 용량이 10분의 1 수준이라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용 기기에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365 코파일럿을 공개하고 자사 업무 생산성 도구 전반에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제공 마이크로소프트]

벌써 서비스 내놓은 K-스타트업…속도 내는 네이버·카카오

국내서도 생성형 AI 서비스 출시가 다양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오픈AI가 공개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한국 특화 서비스’를 구축하는 접근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업스테이지가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카카오톡에 챗GPT를 접목한 AI 챗봇 ‘아숙업’(Askup)을 서비스하고 있다. 오픈AI의 GPT-3.5와 최근 공개한 GPT-4에 자사 광학문자판독(OCR) 기술을 결합해 서비스를 구현했다. 최근에는 아숙업에 ‘? 검색’이란 명령어로 정보 접근성을 높인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챗GPT는 한국에서 나온 최신 정보의 반영이 부족하단 지적을 받고 있다. 아숙업은 이 같은 지점을 한국 맞춤형으로 제공,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이다. 지난 5일 서비스 출시 후 Askup 카카오톡 채널 친구 수는 38만명을 돌파했다.

뤼튼테크놀로지스도 한국 특화 생성 AI 서비스를 구축한 스타트업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챗GPT 열풍이 불기 전부터 ‘글쓰기 기능’을 중심으로 수익화 모델을 도입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비즈니스 분야 다양한 글의 초안을 작성해주는 플랫폼 ‘뤼튼’ ▲AI 글쓰기 튜터인 '뤼튼 트레이닝‘ ▲사업계획서나 보고서 등 전문적인 글쓰기를 도와주는 ’뤼튼 도큐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운영 중인 모든 서비스엔 GPT-4가 적용됐다. 여기에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와 자체 모델을 결합, 서비스를 지속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 22일엔 신규 서비스 ‘챗 뤼튼’(Chat Wrtn)을 출시했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콘텐츠 생성과 수정을 돕는 서비스다.
[제공 뤼튼테크놀로지스]

이 밖에도 ▲체인파트너스 ‘네이티브’(챗GPT 기반 자동번역 서비스) ▲굿닥 ‘건강 AI챗봇’(챗GPT 기반 건강·시술 정보 제공 서비스) ▲팀스파르타 ‘이지GPT’(챗GPT 기반 카테고리별 정보 제공 서비스) ▲올거나이즈코리아 ‘알리 GPT’ (챗GPT 기반 업무용 AI 솔루션) ▲스켈터랩스 ‘AIQ.TALK’(챗GPT 기반 대화형 AI 솔루션) 등 다양한 서비스가 나왔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한국 특화 생성형 AI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자사 거대 AI 모델 ‘코(Ko)GPT’를 연내 고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챗봇 ▲이미지 생성 ▲헬스케어 등의 영역에서 특화 모델을 선보일 방침이다.

카카오그룹 내 인공지능(AI) 전문 연구 계열사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19일 카카오톡 기반의 생성형 AI 챗봇 서비스 ‘다다음’(ddmm)을 오픈베타(시범 서비스)로 내놓기도 했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 24시간 만에 약 1만5000명의 사용자가 몰렸고, 카카오브레인은 폭발적인 사용자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네이버는 2021년 5월 내놓은 하이퍼클로바를 고도화한 모델인 ‘하이퍼클로바 X’를 오는 7월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치GPT’(SearchGPT·차세대 검색 기술 개발 프로젝트명) 구현, 자사 포털 검색 기능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한글과컴퓨터(한컴)도 최근 챗GPT 열풍에 올라탄 기업으로 꼽힌다. 한컴은 ‘한국형 업무 솔루션’ 한컴오피스로 사업 기반을 다졌다. 이 같은 솔루션에 챗GPT를 적용, 편의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회사는 우선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 ‘한컴독스’에 챗GPT를 장착한 제품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브레인이 GPT 기반 챗봇  ‘다다음’(ddmm)을 베타 서비스 하루 만인 20일 일시 중단했다. [사진 다다음 카카오톡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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