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데이터로 개인 서비스부터 공공정책까지 다 만들죠”[이코노 인터뷰]
장재영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 소장
“오프라인 데이터는 카드사가 빅테크보다 우위…공공부문 기여도 가능”
“중소 사업자 초기 진입 도와”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국내 결제시장에서 카드사와 빅테크 기업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외국산 메기’ 애플페이는 국내 시장을 헤집고 있다. 제아무리 ‘신용카드 공화국’이라 불리는 한국일지언정 카드사들은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다.
이 복잡한 결제 생태계에서 카드사가 살아남을 길은 무엇일까. 장재영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 소장(상무)은 바로 소비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라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가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 17층에서 그와 만나 대화를 나눈 결과, 빅데이터는 신한카드가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게끔 하는 공신임을 알 수 있었다.
신한카드는 3000만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수요와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 장 소장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신한카드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고객뿐만이 아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익적인 부문에도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카드사에서만 26년을 몸담아온 ‘카드맨’인 그에게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의 비밀과 도전에 대해 들어봤다.
“상품 개발부터 신용관리까지 우리가 다 합니다”
빅데이터 연구소는 신한카드가 따로 파트를 꾸렸을 정도로 하는 일이 정말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금융 거래 데이터와 소셜 데이터를 결합·분석해 고객에게 맞는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한다. 최근에는 실시간으로 위치 데이터까지 결합해 더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가맹점에도 그들의 거래 정보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 소장은 “가맹점이 고객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플랫폼을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소장은 최근 화제인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도 언급했다. 그는 “비정형 데이터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역할도 연구소에서 하고 있다”며 “신한플레이(신한카드 모바일 앱) 챗봇도 챗GPT처럼 거래 관련 질문부터 일상적인 대화까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소는 각종 거래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업무도 한다. 예를 들어 본인이 평소 사용하던 소비 패턴이 아닌 업종이거나 결제액이 과한 경우, 카드 사용 정지 조치를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신용정보를 분석해 금융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 신용관리를 하는 것도 연구소의 업무 중 하나다.
장 소장은 이처럼 연구소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건 약 3억건씩 매일 쌓이는 신한카드의 데이터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카드뿐 아니라 은행·증권·보험 등 신한금융그룹의 모든 데이터를 통합 수집해서 분석하는 ‘원(one) 데이터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현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용에 관한 보고까지 완료된 상황”이라며 더욱 많은 데이터를 받아들일 의지를 내비쳤다.
빅테크와 경쟁?…“데이터의 ‘질’이 차이 난다”
1등 신한카드도 사실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대가 있다. 데이터로는 카드사에 뒤지지 않는 ‘빅테크’ 기업들이다.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 카카오는 소셜 관련 데이터를 방대하게 갖고 있다. 하지만 장 소장은 신한카드가 이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바로 데이터의 ‘질’(quality) 자체를 보면 금융사가 빅테크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장 소장은 “빅테크는 금융 및 신용에 대한 데이터 분석·활용 능력이 부족하다”며 “예컨대 한 사람이 무엇을 구매하는지는 알 수 있어도 얼마만큼 구매할 여력이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빅테크는 온라인 기반의 소비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위치 관련 파악이 어렵지만, 우리는 오프라인 가맹점을 통해 고객들의 생활 영역까지 같이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영역에 대한 기여도 빅테크와 차별되는 지점이다. 장 소장은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의 상권 변화와 취약한 점을 분석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빅데이터 연구소의 데이터 컨설팅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정책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컨설팅이 빛을 발한 건 코로나 정부지원금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였다. 장 소장은 “당시 금융연구원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 지원금 대상자 선정에 도움을 줬다”며 “이후에도 지원금이 어디에 많이 사용되는지 결과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한카드는 시장 점유율이 약 23%기 때문에 통계학적으로 자사 데이터만 분석하더라도 유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핵심 먹거리는 ‘마케팅 자동화’
빅데이터 연구소의 비전에 관해 묻자 장 소장은 ‘마케팅 자동화’를 강조했다. 예전에는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사람이 분석해서 제공했다. 하지만 이제는 인간의 분석 과정 없이 A라는 사건이 발생하면 B라는 행위로 바로 이어짐을 예측하는 자동화된 마케팅 시스템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장 소장은 “마케팅 자동화로 인해 데이터 부서 영역은 신한카드 내부서도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이는 카드 본업의 효율성과도 연결되는데, 마케팅 비용을 줄여 고객 혜택을 많이 늘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활용해 연구소는 마케팅 대행 영역까지 뻗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장 소장은 “현재 초기 진입하는 중소 유통 사업자들에게 상품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업무까지 계속 확장하고 있다”며 “카드 본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현실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마케팅 대행부터 광고 사업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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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복잡한 결제 생태계에서 카드사가 살아남을 길은 무엇일까. 장재영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 소장(상무)은 바로 소비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라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가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 17층에서 그와 만나 대화를 나눈 결과, 빅데이터는 신한카드가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게끔 하는 공신임을 알 수 있었다.
신한카드는 3000만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수요와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 장 소장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신한카드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고객뿐만이 아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익적인 부문에도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카드사에서만 26년을 몸담아온 ‘카드맨’인 그에게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의 비밀과 도전에 대해 들어봤다.
“상품 개발부터 신용관리까지 우리가 다 합니다”
빅데이터 연구소는 신한카드가 따로 파트를 꾸렸을 정도로 하는 일이 정말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금융 거래 데이터와 소셜 데이터를 결합·분석해 고객에게 맞는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한다. 최근에는 실시간으로 위치 데이터까지 결합해 더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가맹점에도 그들의 거래 정보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 소장은 “가맹점이 고객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플랫폼을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소장은 최근 화제인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도 언급했다. 그는 “비정형 데이터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역할도 연구소에서 하고 있다”며 “신한플레이(신한카드 모바일 앱) 챗봇도 챗GPT처럼 거래 관련 질문부터 일상적인 대화까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소는 각종 거래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업무도 한다. 예를 들어 본인이 평소 사용하던 소비 패턴이 아닌 업종이거나 결제액이 과한 경우, 카드 사용 정지 조치를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신용정보를 분석해 금융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 신용관리를 하는 것도 연구소의 업무 중 하나다.
장 소장은 이처럼 연구소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건 약 3억건씩 매일 쌓이는 신한카드의 데이터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카드뿐 아니라 은행·증권·보험 등 신한금융그룹의 모든 데이터를 통합 수집해서 분석하는 ‘원(one) 데이터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현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용에 관한 보고까지 완료된 상황”이라며 더욱 많은 데이터를 받아들일 의지를 내비쳤다.
빅테크와 경쟁?…“데이터의 ‘질’이 차이 난다”
1등 신한카드도 사실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대가 있다. 데이터로는 카드사에 뒤지지 않는 ‘빅테크’ 기업들이다.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 카카오는 소셜 관련 데이터를 방대하게 갖고 있다. 하지만 장 소장은 신한카드가 이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바로 데이터의 ‘질’(quality) 자체를 보면 금융사가 빅테크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장 소장은 “빅테크는 금융 및 신용에 대한 데이터 분석·활용 능력이 부족하다”며 “예컨대 한 사람이 무엇을 구매하는지는 알 수 있어도 얼마만큼 구매할 여력이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빅테크는 온라인 기반의 소비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위치 관련 파악이 어렵지만, 우리는 오프라인 가맹점을 통해 고객들의 생활 영역까지 같이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영역에 대한 기여도 빅테크와 차별되는 지점이다. 장 소장은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의 상권 변화와 취약한 점을 분석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빅데이터 연구소의 데이터 컨설팅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정책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컨설팅이 빛을 발한 건 코로나 정부지원금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였다. 장 소장은 “당시 금융연구원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 지원금 대상자 선정에 도움을 줬다”며 “이후에도 지원금이 어디에 많이 사용되는지 결과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한카드는 시장 점유율이 약 23%기 때문에 통계학적으로 자사 데이터만 분석하더라도 유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핵심 먹거리는 ‘마케팅 자동화’
빅데이터 연구소의 비전에 관해 묻자 장 소장은 ‘마케팅 자동화’를 강조했다. 예전에는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사람이 분석해서 제공했다. 하지만 이제는 인간의 분석 과정 없이 A라는 사건이 발생하면 B라는 행위로 바로 이어짐을 예측하는 자동화된 마케팅 시스템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장 소장은 “마케팅 자동화로 인해 데이터 부서 영역은 신한카드 내부서도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이는 카드 본업의 효율성과도 연결되는데, 마케팅 비용을 줄여 고객 혜택을 많이 늘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활용해 연구소는 마케팅 대행 영역까지 뻗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장 소장은 “현재 초기 진입하는 중소 유통 사업자들에게 상품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업무까지 계속 확장하고 있다”며 “카드 본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현실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마케팅 대행부터 광고 사업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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