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신용등급 낮은 건설사, 미분양 직격타 맞는다”
30일 서울 여의도서 2023 KR 크레딧 세미나 개최
착공 오래 걸리는 정비사업 많을수록 위기에 취약
메모리, 당분간 반등 어려워…내년 상반기 회복 예상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미분양 속출로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들이 직격타를 맞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단가가 급락하며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당분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3 KR 크레딧 세미나’에서 “미분양 발생에 따른 공사미수금 증가는 건설사 운전자본(운영자금)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긴축과 침체의 시기, 주요 산업의 크레딧 이슈(Credit Issue) 점검’를 주제로 진행됐다.
한기평은 자신들이 신용등급을 부여한 21개 건설사들의 경우 내년부터 재무 건전성에 미분양 사태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용등급이 ‘BBB’ 수준인 건설사는 착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정비 사업이 많아질 경우 재무 부담이 확대되는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기평이 ‘부정적’ 전망을 부여하고 있는 건설사는 롯데건설(A+), 태영건설(A0), 한신공영(BBB+), 쌍용건설(BBB)이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이러한 요소들을 반영해 올해 선제적으로 등급 전망을 변경하는 등 신용도를 조정할 예정”이라며 “동일한 등급 내에서도 계열사 지원 가능성과 자구 계획, 자본 조달 등의 요소가 등급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약 7만5000호 규모다. 이는 역대 최고치인 2009년 3월 16만6000호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최근 10년 내 최대 수준이다. 미분양 세대 수, 주택 공급 증가율 등을 고려했을 때 미분양 위험지역으로는 경북과 대구, 대전, 울산, 인천, 충북, 충남 등이 꼽혔다.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경우 올해 연간 영업실적은 전년 대비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제조사들의 감산 효과가 점차 가시화해 하반기 이후에는 업황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D램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올해 대규모 영업 적자가 예상된다. 한기평은 SK하이닉스가 하반기부터 적자 폭을 줄이고 내년 상반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송종휴 한기평 평가3실장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 등이 중단기 실적 전망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재무 완충력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기평은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경제성장률 저하, 탈탄소 정책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주욱 한기평 평가1실장은 "NCC 업체들의 수익성은 지난해 저점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돼 2025년 고점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2025년의 이익 창출력은 2016∼2017년의 업황 고점에 미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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