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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에 활짝 열린 하늘길까지…日 골프장 인수 열기 후끈

개인투자자·중견기업, 인수 위한 현지 실사 활발 
후쿠오카 등 비행거리 짧은 지역 중심으로 인기


골프장. [출처=게티이미지 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국내 일부 중견기업과 개인투자자들의 시선이 일본 골프장에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길이 다시금 열리면서 후쿠오카 등 한국에서 거리가 멀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엔저 영향으로 일본 골프장의 가격 경쟁력이 여전한 점도 투자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개인 투자자와 중견기업들은 일본 골프장 인수를 위해 브로커를 통한 매물 조사와 현장 실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도쿄와 오사카 등 주요 도시보다는 비교적 시세가 낮은 후쿠오카와 훗카이도 등이 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후쿠오카는 비행시간이 1시간 반 내외로 짧아 더 주목받고 있다. 

한 중견기업 대표는 “올해 초 브로커와 일본 골프장 관리 회사 등을 통해 후쿠오카 지역을 중심으로 골프장 매물을 알아봤다”며 “일부 목록을 추려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도 “일본 골프장 인수를 위해 한 달 간 홋카이도를 방문해 매물들을 직접 살펴보고 왔다”며 “지난해보다 시세가 오른 것은 맞지만 일본 골프장에 대한 국내 이용자들의 수요가 충분하고 투자 가치 역시 여전히 높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엔화 지폐. [AP=연합뉴스]

지난해 엔저 이후 관심집중

일본 골프장은 엔저 현상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국 대비 저렴한 시세가 엔저 현상으로 더욱 두드러지면서 투자처로 각광 받은 것이다. 

골프장 M&A 딜을 주로 담당해온 심재훈 삼정KPMG 상무는 “일본 골프장들의 경우 워낙 가치가 절하돼 있다 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일본 골프장은 국내 골프장 매매가에 비해 20% 수준으로 인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핵심 지역에 있는 18홀짜리 골프장을 사면 한국 보다 퀄리티가 좋은 것도 320억에도 구매할 수 있다”며 “일본의 경우 한국 대비 인구가 두 배 이상 많지만 골프장은 7~8배 많아 국내보다 저렴한 수준에서 골프장 시세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골프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비싼 그린피를 지불하고 국내에서 골프를 즐겼던 팬데믹때와 달리 하늘길이 열리면서 선택지가 다양해진 것이다. 한국 그린피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주중 61%, 주말 54% 상승해 일본 대비 2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예약플랫폼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1~2월 골프 패키지 상품 송출객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240% 급증했다. 가장 많이 찾은 해외 골프 여행지는 일본으로 35%로 나타났다. 즉 3명 중 1명이 일본행 골프 관광을 택한 셈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조사에서도 올해 1월 1일부터 3월 16일까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일본으로 출발한 여객수가 각각 115만5199명, 19만6472명 등 총 135만167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객들이 인천공항 2터미널 출국장을 오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투자자금 마련도 수월

늘어난 일본 골프 수요는 투자자들이 투자자금을 마련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골프 수요가 높은 만큼 회원권 판매를 통한 자금 마련 역시 수월하기 때문이다. 회원권의 경우 부킹 우선권 성격이 강하지만 1000만~1200만원의 저렴한 가격 덕분에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일본 골프장 회원권 수요가 상당히 높아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며 “국내 골프장 부킹에 어려움을 느낀 이용객들을 중심으로 일본 골프장을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수 움직임이 활발해짐에 따라 지난해 홀당 50억원대였던 후쿠오카 골프장 시세가 현재는 70억~80억원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후문. 도쿄 등 핵심 지역의 경우 100억원을 훌쩍 넘기면서 지난해보다는 인수 메리트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 상무도 “최근 높은 관심이 시세에 반영돼 저점 대비 2~3배 정도 상승했다”며 “시세가 지속해서 올라간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당분간은 현재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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