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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고’ 중고차 싸게 팔아요”...그대로 믿으면 뒤통수 맞는다[백카(CAR)사전]

수리 이력 있어도 점검기록부서 누락
국토부도 경찰청과 손잡고 특별단속

자동차 산업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신차가 쏟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 수준이 발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관련 정보는 정말 방대합니다. 그래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식을 모아서 정리한 책인 백과사전처럼 ‘백카(CAR)사전’ 코너를 통해 자동차와 연관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중고차 매매단지에 주차된 차량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직장인 김모씨(30)는 최근 유명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서 차량을 구매하려다 사기를 당할뻔 했다. 김씨는 “처음에 무사고 차량이라고 해서 계약을 했다. 가격도 저렴해 좋은 매물이라고 생각했다”며 “나중에 확인해보니 일부 부품을 비공식적으로 교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해당 부위의 부품을 교체하면 사고 차량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김씨가 부품 교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구매동행 서비스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정비 전문가가 차량에 이상이 없는지 직접 점검해주는 서비스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구매동행 서비스에 9만원을 투자해 차량 구매 가격의 50만원을 할인받았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김씨와 같은 사례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 3월까지 접수된 중고차 관련 소비자피해 사례는 총 455건이며, 이 중 207건(45.5%)이 차량 성능·상태 불량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정보 및 침수차량 고지 미흡은 52건(11.3%), 정보가 상이한 주행거리·연식·모델은 11건(2.4%)이었다.

중고차매매상들은 신뢰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하지만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총 등록 대수 380만2454대 가운데 123만9031대(32.6%)가 개인간 거래였다. 10명 중 3명 이상은 매매업자보다 개인간 거래를 신뢰한다는 얘기다.

정부도 국내 중고차 시장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경찰청과 함께 지난 달 2일부터 중고차 미끼용 가짜매물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서민과 청년에게 집중된 가짜매물을 척결해 신뢰받는 경제질서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특별단속은 다음 달 31일까지 계속된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각종 사기 행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영세사업자가 주도하는 시장 구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원하는 분위기다. 대기업이 허위매물을 판매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66%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봤다. 34%는 성능 신뢰성을, 33%는 미끼 매물 감소를 대기업 진출이 긍정적인 이유로 꼽았다.

소비자들의 바램은 조만간 현실이 된다. 올해부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하는 등 인증중고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G모빌리티도 올해 하반기부터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중고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히스토리, 자동차365 등의 사이트를 이용하면 실매물 여부, 평균 시세, 사고 및 정비 이력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며 “구매동행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것도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시장에 들어오면 아무래도 신뢰성 측면에서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이라며 “정부도 특별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시장이 앞으로 계속 정화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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